대기의 따스한 온기로 마음마저 들떠오는 계절, 봄의 생기를 만끽하러 진주로 간다. 진주수목원이라 불리는 경상남도수목원의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일명 ‘인싸’들의 촬영 명소다. 탁 트인 남강과 촉석루는 봄바람을 맞기에 적소다. 역사와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탐방길은 아이들과 나선 봄나들이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정리 편집부 사진 및 자료 제공 김초록(여행작가 )
역사가 말하는 진주, 진주가 말하는 역사
조선시대 최고의 지리학자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진주를 이렇게 평했다. “지리산 동쪽에 있는 큰 고을이며 장수와 정승이 될 만한 인재가 많이 나왔다. 땅이 기름지고 또 강과 산의 경치가 좋아 사대부는 넉넉한 살림을 자랑한다.” 또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부유하고 화려함을 숭상한다”라는 구절이 있고 고려 후 기의 문신이었던 이인로는 “경치가 영남에서 제일이다”라고 했다. 이렇듯 옛 위인들은 진주의 위상과 멋을 글에 담아내고 있다.
진주가 품은 역사를 몇 페이지 안에 모두 열거하기엔 너무 벅차다. 민족문화정신의 진원지라 할 만큼 천년고도의 역사를 간직하고 충절과 교육·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이름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진주는 예로부터 ‘조정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인재의 반은 주에 있다.’라고 할 정도로 인재와 충신이 많았다. 고려조 현종원년 거란군이 고려를 침략하자 남쪽으로 몽진하는 왕을 호위하던 중 자신이 볼모가 되어 거란군을 물러나게 하고 그들의 병영에 억류되어 있으면서 온갖 회유에도 불구하고 불사이군을 외치며 죽어간 충절신 시랑공 하공진, 홍화진에서 거란 소배압의 10만 대군을 섬멸하여 나라에 충성을 다한 은열공 강민첨 장군, 단종조 충절신 충장공 정분, 임진왜란 때 진주성대첩을 이룩한 김시민 목사와 진주민의 충성, 2차 진주성 싸움에서 나라를 지키다가 순절한7만 민·관·군과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충절, 구한말 서부경남의 의병활동을 주도했던 노응규 의병장과 의병들, 3.1운동 당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진주민들의 충절정신에 이르기까지 ‘충절의 고장’으로 굳게 자리 잡았다.
남강 유등축제와 진주성, 그리고 촉석루
진주를 말하며 유등축제와 촉석루, 진주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진주의 젖줄 남강의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촉석루 맞은편의 남강둔치와 남강에 가로놓인 두 다리(진주교, 천수교) 위에 오르자. 망진산 봉수대와 선학산에 오르면 남강을 비롯해 진주시내 전체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남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또 한 곳, 진주성이다. 진주성은 진주성 전투의 현장으로 입구가 세 곳인데 성의 중앙에 있는 정문(공북문)과 서쪽 끝에 있는 서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촉석문이 있다. 촉석문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촉석루가 단정하게 앉아있고 왼쪽으론 성곽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남강의 물줄기가 시원스럽다. 촉석루 옆 사당(義妓祠)에는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셔놓았다.
진주에서는 고민 없이 육회비빔밥
‘진주에나길’이라 불리는 탐방길은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에나’는 ‘참, 진짜’라는 뜻의 진주 방언이다. 진주성과 진양교 2군데에서 출발할 수 있으며 진주중앙시장(로데오거리)-비봉산-선학산 전망대-진양교-남가람문화거리-천수교-진주성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15㎞)와 진양교-새벼리-석류공원-연암공대 뒤편-가좌산-망진산봉수대-천수교로 이어지는 2코스(약 12㎞) 구간이 있다. 곳곳에는 ‘에나길’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탐방길에 만나게 되는 중앙시장은 조선시대 때부터 이어져 오랜 역사의, 경남에서도 가장 큰 시장이다. 시장에서 파는 먹거리는 구경하기에도, 출출한 시장기를 달래기에도 좋다.
그 중 육회비빔밥이 유명하다. 밥과 나물, 선홍빛 육회가 어우러져 꽃처럼 아름다운 비주얼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진주비빔밥을 꽃밥 또는 칠보화반(七 寶花飯)으로 불러왔다. 육회비빔밥과 함께 석쇠불고기도 먹어볼만하다. 냉면, 헛제사밥, 전통한정식도 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시내 곳곳에 이들 음식을 내놓는 맛집이 제법 많다.
진양호 드라이브와 봄의 정원 ‘경상남도수목원’ 산책
남강은 진양호 물길이 만든 강이다. 진양호는 저 멀리 덕유산에서 발원한 경호강과 지리산에서 시작된 덕천강이 만나 만든 거대한 호수다. 호수 중간 중간에 떠 있는 자그마한 섬들은 다도해의 그것처럼 아름답다. 진양호를 굽이도는 호반도로는 대평교에서 진수대교를 거쳐 대평면 내촌마을-청동기문화박물관까지 연결되는 약 7㎞ 구간의 호숫길(1049번 지방도)로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진주 도심에서 마산 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경상남도수목원(055-254-3811). 17만 평의 수목원엔 수천 종에 이르는 자생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열대식물원·수생식물원·무궁화공원·야생동물원 등이 주제별로 꾸며져 있다.
산림박물관 뒤편의 메타세쿼이아 길도 운치를 더한다. 수목원 입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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