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많이 발생하는 승강기 사고 및 예방대책

겨울철 많이 발생하는 승강기 사고 및 예방대책

글. 공형기(한국승강기안전공단 사고조사단 차장)

2018년도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12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철이 찾아오면서 승강기도 안전한 겨울 준비가 필요하다.
겨울철 많이 발생하는 승강기 사고와 고장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대책에 대해 살펴보자.

기온이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승강기 사고나 고장은 첫째, 제어반 에러로 인한 정지. 둘째, 배관 동파로 인한 침수. 셋째, 연돌효과에 의한 승강장문 작동불량. 넷째, 눈으로 인한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이용자 전도사고 등이 있다.

제어반 에러로 인한 정지

여름철과 마찬가지로 겨울철에도 제어반 에러가 많이 발생한다.
제어반은 여러 전자회로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몇 가지는 온도에 민감하다고 한다. 제어반은 주로 옥상 기계실에 설치되어 있는데, 겨울철에 옥상 기계실이 실외 공기에 노출되는 경우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부품 중 일부가 작동하지 않아 에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제품이 출시된 어느 회사 제품이 경기북부지역과 강원지역에서만 잦은 에러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제어반 부품이 영하의 기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계실 창문을 닫는 등 온도관리가 필요하다.

배관 동파로 인한 침수

건물 배관 동파와 승강기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의외로 겨울철 많이 발생해서 고장을 일으키고 사고까지 발생한 사례가 있다. 건물 어느 곳에서 배관이 터지게 되면 그 물이 승강로로 스며들게 되고, 승강로 내부 전기 배선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당연히 그 물이 다 마를 때까지 승강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사고도 발생했다. 동파된 물이 승강로로 흐르게 되자 건물관리자가 급하게 승강기에 탑승하기 위해 문이 열려 있는 지하 1층으로 다가갔으나, 카가 그 층에 없는 상태로 승강장 문만 열려있어 관리자가 피트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트에는 물이 가슴 부위까지 차 있었고 불은 모두 꺼진 상태의 새벽 시간이라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아주 급박한 순간이었다. 관리자는 사고로 인해 심각한 동상을 입었다. 승강기 유지관리업체에서 건물 배관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이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들에게 겨울철 배관 동파로 승강기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할 필요는 있다.

연돌효과로 인한 승강장문 작동불량

겨울철 공기의 밀도차에 의해 고층빌딩에서 흔히 발생하는 연돌효과로 인해 승강장문이 닫히지 않거나 에러를 일으키는 사례가 있다. 연돌효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유지관리업체에서는 건물 시공 측에 문제가 있다고 하고, 건물 측에서는 승강기제조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돌효과의 개선책으로는 출입구에 방풍실 설치 또는 회전문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겠고, 승강로간 통풍구 설치, 온도차를 낮추기 위한 공조시스템 강화 등이 있을 것이다.

눈으로 인한 전도사고

지하철 출구에 설치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캐노피가 설치되어 있어도 눈이 흩날리게 되면 스텝 위에 눈이 자연스럽게 쌓이고 이용자들이 밟고 지나가 스텝에 물기가 묻게 된다. 필자도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면서 목격한 사고가 있는데, 젊은 여성이 바쁘게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하여 뛰어 내려가던 중 스텝 위로 미끄러져 넘어진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 여성은 급히 일어나 자리를 피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눈오는 날의 에스컬레이터 스텝은 얼음 위의 스케이트 날 만큼 미끄러운데 그 위를 뛰어가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동일 것이다.
또 겨울철이면 무빙워크에서 전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겨울철 눈이 온 후 그 눈을 밟고 온 승객들의 신발에 묻은 물기가 무빙워크 팔레트 위에 묻게 된다. 겨울철 무빙워크는 눈 쌓인 경사로 만큼 미끄럽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무빙워크 물기로 인한 사고의 대대적인 홍보로 사고 접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무빙워크의 설치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겨울철과 장마철에 많이 발생하는 사고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이렇듯 겨울과 승강기 사고는 깊은 관련이 있지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많았다. 겨울철에도 주변 안전관리에 신경을 써 안전한 승강기 이용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