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5시
기술 협약으로 자동차용 엘리베이터
추락방지장치 통제 시스템 개발
그린엘리베이터
자동차가 승강기 도어에 부딪혀 추락하는 경우 재산 손실은 물론이고 운전자의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공단은 지난해 그린엘리베이터 강환흥 대표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 지원을 통해 자동차용 엘리베이터 추락방지장치를 개발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린엘리베이터는 승객용과 화물용은 물론, 자동차용 엘리베이터와 특수 승강기를 주력으로 하는 승강기 중소기업으로 제조와 설치는 물론 유지보수까지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글. 편집부 사진. 아프리카스튜디오
기술특화형 강소기업으로 우뚝
국내 승강기시장은 규모로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그리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특히 다국적 자본의 각축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노력은 눈물겹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이다. 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이나 인증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상승했고, 자체 기술개발에 투여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지원을 받아 안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한 것은 의미가 있다.
강환흥 대표는 승강기 업력만 40년, 연차로 보나 기술력으로 보나 장인이라 할 수 있지만 현재의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요즘도 밤잠을 설칠 만큼 안전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2000년 그린엘리베이터를 설립하기 전까지는 그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쉰들러엘리베이터를 두루 거친 기술자였다.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의 와중에 창업을 택했고 4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2005년 법인으로 전환, 현재 58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7년 매출 150억 원을 달성했으며, 해외시장(베트남, 인도)에도 진출했다.
“지난 15년간 좋은 품질의 엘리베이터로 사회에 편안함과 안전을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자체 인증을 취득한 제어반을 생산, 공급하는 등 어떤 엘리베이터 회사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현업에 있을 때 오히려 기술개발에 많은 힘을 쏟았어요. 지금은 기존의 틀 안에서 생산이 이뤄지는 것에 가깝지만 이번에 공단과 협력해 자동차용 엘리베이터 추락방지 시스템을 개발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승강기가 건설업종의 부속품으로 여겨지다 보니 대우가 좋지않았고 초창기 가족기업의 형태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식솔 같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이익금을 우수인력에 투자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교육환경도 구축해가고 있다. 기술역량을 갖춘 연구개발과 설계 인력이 10명 정도, 유지보수 인력 15명을 갖추고 자체 개발하고 설치한 승강기에 대한 사후기술보증까지 완벽히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이는 당장의 수익보다 고객의 만족을 위한 차원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보고 추락이나 인명사고는 없었는지 걱정하는 것이 일과가 됐습니다. 승강기 사고가 매출에 직결되고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단에서도 고민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추락방지장치를 개발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기술적인 개발은 완료됐고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검사기준에 부합된다면 향후 매출 증가도 내다볼 수 있겠지만 그런 욕심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개발에 임했습니다.”
그린엘리베이터는 이번에 개발한 ‘자동차용 엘리베이터 추락방지 차량통제 시스템’뿐만 아니라 휠체어 이용자나 노약자의 탈출을 돕는 ‘엘리베이터 비상탈출장치’, 차량 탑승 시 처짐을 방지하는 ‘엘리베이터 수평밸런스 유지장치’ 등 여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승객용보다 화물용, 특수 엘리베이터가 주력인 만큼 1군 건설사와 대기업 물류센터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용 엘리베이터 추락방지 차량통제 시스템은 자동차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닫혀 있는 엘리베이터 문으로 차량이 진입해 승강로로 추락하는 사고를 방지합니다. 차량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막아 차량 및 운전자 사고를 미연에 막음으로써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죠.”
고객만족을 위해 유지관리까지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그린엘리베이터 경영진과 기술진의 공통된 생각이다. 승강기가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시설이기도 하고, 이용하는 사람의 안전을 우선 생각해야 하기에 현장에 쓰일 수 있는 기술, 편의와 안전을 높이는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제작과 설치는 물론, 유지보수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도 이와 상통한다. 설립 초기부터 회사와 명운을 함께 하고 있는 강 대표의 아들, 강정규 실장의 자부심은 컸다.
“업무 사이클이 영업-설계-생산-설치-유지관리로 이뤄집니다. 저희는 후속 공정이 곧 고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고객만족도 따라오게 된다는 경영철학 덕분이지요. 완제품 업체 중에 유지보수를 직접 관리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유지보수업체에 맡기거나 검사가 끝나면 나몰라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직접 설치와 사후관리를 해드리는 것은 고객의 안전과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서이고, 제작은 물론 유지보수도 잘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용연한이 15~20년이고 제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제조자이기 때문에 철거 전까지는 저희 제품이라는 마인드가 필요해요. 당장 큰 수익은 안 나지만 고객 불편을 줄이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 측면입니다.”
특수 엘리베이터 분야에 특화된 그린엘리베이터는 화물용 엘리베이터 매출이 70%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개발한 제어반을 주로 사용하는데, 제어반은 자체적으로 인증한 제어반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더 높다.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공정을 단축하고 납기일을 준수하는 데도 장점이 있다.
국민의 안전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해온 공단에 대해서 바라는 바를 묻자 검사기관 통합과 검사기준 개정 이후 초기의 혼란이 많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모든 법적 기준이 그러하듯 해석에는 개인·견해 차이가 있을겁니다. 판정이나 기준에 백 퍼센트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EN코드 도입으로 인한 혼선도 많이 줄었고, 안전을 위한 수고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지속가능한 경영과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힘써서 사회에 기여하고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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