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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승강기 미래

상생과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간다

현장 25시

상생과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간다

에이치골든엘리베이터 & 몬트코리아

 

에이치골든엘리베이터는 설립 5년차에 접어든 승강기 시스템 교체 공사 전문기업으로 몬트코리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성장해왔다.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갑을 관계의 외주나 하도급 방식보다 나은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신뢰와 기술, 제품만 뒷받침된다면 오히려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입지를 다진 후 승객용 승강기까지 도전장을 내민 에이치골든엘리베이터는 제어반의 핵심 부품인 인버터를 몬트코리아에서 공급받으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다.

글. 편집부 사진. 아프리카스튜디오

승강기의 매력에 빠지다

승강기 업계가 워낙 좁지만 뒤늦게 서로 선후배인 걸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몬트코리아 구자훈 대표와 에이치골든엘리베이터(이하 에이치골든) 김운현 대표도 그렇다. 하지만 근무할 때부터 알던 사이가 아니기에 지금은 그저 업력이 쌓인 동종업계 파트너 관계에 가깝다. 김 대표는 설치현장 업무부터 시작해 크고 작은 여러 기업에서 이력을 쌓았고, 대기업 OEM 업체에서 근무하다 2013년 창업의 길로 나섰다. 역시 엘지산전 출신인 구 대표는 부품업에 종사하다 믿을 만한 핵심부품을 수소문하던 후배 김 대표와 연이 닿았고 중국계 다국적기업의 한국지 사를 설립, 지원하고 있다.
“스무 살에 엘지산전 설치팀에 입사해서 승강기 계통에 종사해 왔습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이론적으로는 잘 몰랐는데, 전기 설계 파트에서 일하면서 체계적으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2014년 법 개정으로 승인된 컨트롤러만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창업 준비에 1년 6개월 정도 걸렸고, 애초 자신 있던 화 물&유압용으로 시작해 2017년에 승객용 승강기 제어반도 런칭했습니다.”
에이치골든은 승강기 하네스를 제작하는 생산라인을 갖고 있고 공인 인증을 받은 T-Cable과 각종 전선 하네스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시스템 교체부터 제어반과 컨트롤러, 지진관제시스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넓은 영역을 갖고 있으며 기술력도 탄탄하다.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꾸준히 성장하는 단계에 접어들기까지 김 대표는 물론 모든 직원이 합심해 일하면서 회사를 키웠다. 창업 후 연구개발에 매진하면서 처음으로 OEM이 아닌, 유압식 제어반을 개발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는 믿을 수 있는 인버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몬트코리아와의 제휴가 힘이 됐다. 설립한 지 오래지 않아 에이치골든의 기술력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김 대표의 승강기에 대한 애정이 주효했다. 본격적으로 승강기 시스템과 설계에 대해 공부하면서 승강기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엔지니어로서는 쉽지않은 자세지만 몇 날 며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달려야 하는 입장에서 애정 없이는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
“전기설계는 서른 초반에 시작했는데 당시는 고장이 나면 대처하는데 급급했어요. 당시에는 대부분 PLC 회로였거든요. 승강기 수명이 15~17년쯤 되니까 처음 제어반을 만든 현장에 가서 다시 교체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게 되고,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서 다시 살리는 기분이었어요(웃음). 일주일간 날밤을 새면서 공부하니 애착과 성취감이 생기더라고 요. 시장 자체도 매력이 있습니다. 사양되는 일이 없고 꾸준한 시장이랄까요. 대형마트 화물용 승강기를 많이 했는데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동반성장이라는 모델을 갖게 되기까지

고장나거나 수명이 다한 엘리베이터를 다시 살리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씨름한 경험이 결국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다만 엔지니어로 오랜 시간 근무하다 보니 경영 쪽 수완의 부족함을 느끼고, 일이 많아질수록 분업이 효율적이라는 생 각에 콘트롤러 영업 전문가(오승근 이사)를 비롯, 영업 인력을 대거 보충해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에 한국에서 제작하는 인버터는 단가가 높았어요. 새로운 한국형 인버터를 만들기 위해 제어반 업체를 많이 알아봤습니다. 중국 업체와 하려면 기술력이 있고 탄탄한 회사여야 하는데, 중국 심천에 있는 몬트 본사가 평균연령이 29.4세로 젊고 성장성이 있더라고요. 서로 이해가 완벽하게 맞는 건 아니지만 협의해서 같이 갈 수 있기 때문에 파트너로 선택했습니다.”(김 대표)
저가공세를 바탕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지속하던 중국 시장은 이제 내수로 눈을 돌리면서 엄격하기로 소문난 한국의 엘리베이터 설치 기준을 벤치마킹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에 상해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박람회를 하는데 저희도 출품할 겁니다. 한국 인증서는 세계 최상위라고 보면 됩니다. 한국에서 인증을 받으면 세계 어디든 적용할 수 있어요. 에이치골든 홍보 슬로건도 정했어요. ‘저스트 파서블’, 말 그대로 다 된다는 뜻이죠.” (구 대표)

 

안전에 대한 굳은 의지를 실행하는 주체

인증이 강화되면 업체 입장에서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업체에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안전이 모든 기준에 앞선다고 보면 이를 계기로 회사의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처음에는 저도 완성검사만 통과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 불만이었어요. 그런데 시간과 비용만 감수한다면, 서류 작성 자체가 교육이더라고요. 기술 서류를 양식대로 작성해서 제출하면, 토씨 하나가 틀려도 이건 이래서 안맞다고 일일이 알려주더라고요. 실무부서에서 법을 지키도록 하는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안전하게 제작하기 위한 기준을 자세하게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정책적인 부분이나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선 좀 아쉽지만 한국의 검사기준법이 이렇다고 하면 외국 기술자들도 놀랄 정도예요. 적어도 2년은 공부를 해야 제대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
규정이 강화되면서 가능한 싸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업체들은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게 됐다.
신규 부문의 사고율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 공단에서 승강기 안전과 국민 생활안전을 위해 캠페인에 힘을 쏟는 것처럼, 업체에서는 가능한 한국형 자체 기술로 승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속 승강기 추락 장면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아파트 감리 부분에서 이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소통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설치 후 15년이 지난 엘리베이터는 기능이 저하되고 사고 가능성이 높아서 정밀검사 후에 교체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홍보하는데 힘써야지요. 얼마간 불편이 따르더라도 리모델링하면 안전이 강화된 시스템으로 바뀌는 거니까요. 내년부터는 리모델링 시장이 설치보다 더 커져요. 향후 목표는 고유 기종으로 30% 이상 성장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제품을 몬트코리아, 에이치골든 투 트랙으로 내보낼 계획인데 상생의 모델 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