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호 보기

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 가을 자전거 길



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 가을 자전거 길






자전거는 홀로 페달을 밟으며 묵묵히 달려가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전거 위에서 자신과 만나는 사색의 시간을 즐긴다.

특히 가을의 라이딩은 낭만적 풍경까지 보태주니 감성 충전의 기회!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자전거길을 소개한다.

- 글 편집부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해도, 살아

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은 복되다.”자전거를 사랑하는 소설가 김훈의 말이다. 치열하게 뜨겁던

여름도 지나고 이제 가을이 다가오려 하는 9월, 비싼 기름값 걱정 없이, 환경오염 염려 없이 마음 닿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달릴 수 있는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이미 우리가 모르는 사이 산과 들에 가을이

펼쳐져 있다.



_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따라

가을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역시 코스모스가 아닐까? 요즘은 철도 모르고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들도 있

지만 초가을, 떼를 지어 피어난 코스모스 길을 따라 걸으면 평소 무뚝뚝하던 사람의 마음에까지 말랑말

랑한 감성의 향기가 퍼진다.

팔당에서 양평까지‘남한강 자전거길’은 완벽한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11년 10월 개통된

양평구간은 옛 중앙선 폐철도 구간을 활용해 조성되었는데 양평군 양서면 북한강철교를 시작으로 남한강

변을 따라 경기 여주군 이포보까지 연결된다. 자전거 대여는 중앙선 전철 양수역 1번 출구에서 상시 가능

하다. 코스모스 꽃밭을 옆에 두고 6.2㎞의 산책길과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는 곳도 있다. 구리한강시민공원

은 매년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올해는 10월 3일~10월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영산강 자전거길’은 코스모스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란 가을하늘과 형형색색 코스모스들이 어

우러져 전남 최고의 명품 자전거길로 각광받고 있는 영산강 자전거길은 전남 담양의 담양댐 하류 지점

인 대나무숲 습지공원을 출발점으로 승촌보와 죽산보, 함평 사포나루, 몽탄대교에서 무안 소댕이나루를

거쳐 목포의 영산강하굿둑까지 이어진다. 영산강 자전거길의 백미는 승촌보에서 죽산보를 거쳐 나주 영

상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됐던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지날 땐 한옥촌을

배경으로 황포돗배가 오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 속에 들어와 있는 착

각을 불러일으킨다.



_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의 물결을 따라

‘금강 종주 자전거길’에도 가을풍경이 가득하다. 금강자전거길 주변은 본래 습지였으나 논으로 이용되다

4대강 사업으로 다시 습지로 복원된 용안생태습지공원이다. 드넓은 생태공원에는 갈대를 비롯한 습지식

물이 자라고 탐방로와 함께 캠핑장도 조성돼 있다. 금강 하류에는 군산과 서천 양쪽에 자전거길이 있는

데 신성리 갈대밭을 보려면 서천 쪽으로 가야 한다. 이 부근은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아

메리카노 한 잔을 준비해 간다면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사색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짧지만 그림같이 아름다운 자전거 코스도 있다. 안산호수공원에서 시화호 갈대습지 공원까지는 멋진 수

변 자전거길로 연결되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짧아서 아쉽지만 멋

진 풍경이 주는 감동은 여느 절경 못지 않게 크다.

낙동강 하구둑에서 안동댐에 이르는 389㎞ 낙동강 자전거길에도 12개의 명소가 있다. 철새의 군무가 인

상적인 을숙도 생태공원, 억새군락으로 유명한 낙동강 딴섬 생태누리, 우포의 그린생태공원, 해평들의 흑

두루미, 낙동강의 마지막 나루터인 낙정나루, 안동의 부용대 등이 대표적인데 갈대가 보고 싶다면 화명

역에서 천태사로 향하는 59㎞길의‘갈대의 노래길’로 향한다. 길 이름처럼 바람에 이는 갈대의 노래 소

리를 들으며 가만히 이른 가을을 음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