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 소개할 영화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2014)이다. 마치 그림동화를 보는 듯 파스텔 톤의 화려한 색채감을 맛볼 수 있는 이색영화다. 장르상에는 미스터리·모험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그 이면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영화적 재미가 숨어있다. 2014년 3월에 개봉되어 7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2018년에 재개봉했다. 제 72회(2015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품상(뮤지컬/코미디부문)을 수상했으며 2014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고 은곰상(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87회(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음악상,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 등을 수상했으니 기대해볼만한 작품이다. 영화의 스토리자체가 장대하지만 단막극처럼 분할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가 전혀 지루하지 않고 러닝 타임도 딱 적당한 100분이다.
엘리베이터와 리프트 사이
저번 호에 다루었던 물괴에서는 마지막 엔딩장면에 도르래 원리가 등장하지만 이번 영 화에서는 다양한 승강기가 많이 등장한다. 교도소에서 탈옥을 할 때 이용하는 도구로 덤웨 이터가 등장하고 불이 났을 때 사용되는 소방용 엘리베이터도 나온다. 호텔이라는 배경에 걸맞게 많은 승강기가 숨어있으니 숨은 그림 찾는 재미를 즐기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또 하 나의 매력이다. 오늘의 이슈는 리프트다. 영화 초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화면을 이동하며 스태그스 리프(STAG’S LEAP)부터 호텔까지 보여주는 장면에서 리프트가 등장한다. 감독은 스태그스 리프와 연결된 브리지(BRIDGE), 그리고 엘리베이터라고 표기했다. 얼핏 보기에 로프가 달려 있어 승강기라 할 수도 있겠지만 법적으로 엄격하게 따진다면 리프트다. 일단 승강기로 분류 되기 위해서는 밀폐된 구조의 승강로가 있어야 한다(누드형 제외). 영화에서는 승강로가 전 체적으로 개방되어 있다. 성남에 율동공원에 번지점프장이 있는데 번지 점프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승강기와 유사한 구조의 리프트를 타야 한다. 성남지사에 근무하던 시절 승강기 검 사를 받아야 하느냐 마느냐 하며 법리검토 끝에 법에 의한 엘리베이터가 아니어서 리프트로 주기적인 안전진단을 한 기억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운송기구는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리 프트다. 위험기계기구 리프트 안전검사 지침서는 별도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우리 공단 에서도 리프트는 산업안전 파트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승무원
영화에 이색적인 풍경이 하나 등장한다. 바로 엘리베이터 승무원이다. 고객이 가고자 하는 층 까지 버튼을 조작하여 안내하는 장면이다. 층을 누르는 장치가 레버로 되어있어 이색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엘리베이터 승무원의 등장은 승강기가 많이 보급되기 전에 있었던 흔한 광경이다. 지금도 예식장 등에서는 승객 운송의 편리함을 위해서 엘리베이 터에 직원을 탑승시켜 운행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백화점 등에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키면서 사람들이 타고 내리도록 안내하는 젊은 여자들이 있었다.(일명 엘리베이터 걸 : 고려대 한국 어대사전참조) 얼마 전 브라질이 경제난으로 엘리베이터 승무원이 사라질 위기라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기사에 의하면 브라질은 1991년부터 5층 이상 상업용 건물의 엘리베이터 승 무원 고용을 의무화 했으나 최근의 경제침체 등으로 건물 소유주의 부담을 의식한 법원이 올 해 초 해당 법률에 대한 폐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아직도 지구촌 어딘가에는 영화 속 광경 이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책으로 만나보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상당수의 영화들이 원작소설이나 만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뒤에 영화로 제작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웨스 앤더슨 컬렉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영화가 제작된 후에 만 들어진 책이다. 영화제작 전반에 걸친 사진 및 자료들과 감독의 인터뷰 등 그림책이라고 봐 도 될 정도의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그냥 제작 전반에 걸친 과정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창조되는 새로운 세상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서적이다. 소 장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이 생기는 아트북,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꼭 챙겨서 감상하시길 추 천한다. 감독은 이 영화가 오스트리아의 유대계작가로 20세기 3대 전기 작가의 반열에 드 는 스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책이 영화를 낳고 영화가 책을 낳 는 네버 엔딩 스토리는 현재도 계속된다.
명배우 총 집합 -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지난 호에 소개했던 물괴가 한국배우 총 집합이었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월드 배우 총집합이라고 할 만큼 연기력과 개성이 가득한 배우들이 주연, 조연 마다않고 등장한 다. 이 영화에 감동하지 않더라도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출연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이 영 화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즐거움이다. 네티즌, 관람객, 기자·평론가 할거 없이 평점이 8점을 넘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랄프 파인즈(M. 구스타브 역), 시얼샤 로넌(아가사 역), 애드리언 브로디(드미트리 역), 윌렘 대포(조플링 역), 에드워드 노턴(헨켈스 역), 제프 골드블룸(코박스 역), 주드 로(젊은 작가 역), 틸다 스윈튼(마담 D.역), 오웬 윌슨(M. 척 역), 레아 세이두(클로틸드 역) 등. 레아 세이두가 하녀로 나오는 걸 보고는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로서 제일 눈에 띄는 배우는 아가사역의 시얼샤 로넌이다. 한나, 2011와 레이디 버드, 2018를 관람한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전과 후의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2014)미스터리, 모험|2014.03.20. 개봉|100분|15세 관람가
감독|웨스 앤더슨
출연|랄프 파인즈(M. 구스타브), 틸다 스윈튼(마담 D.)
호텔의 콘시어지 – CS의 끝판왕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무슈 구스타브가 콘시어지다.(Concierge : 문지기, 관리인, 수위 등의 뜻이나, 최근에는 호텔이나 대형 이벤트(올림픽 등) 등에서 모든 서비스를 총괄하는 전문가 를 뜻함.[네이버 어학사전발췌]) 한마디로 손님은 왕이다. 손님은 언제나 맞다. 라는 생 각으로 호텔을 찾은 고객의 모든 요구사항에 지혜롭게 대처하여 고객 감동을 이끌어 내는 총괄담당자라는 것이다. 하긴, 요즘 블랙 컨슈머나 갑질 고객 등이 이슈가 되고는 있지만 그 정도 수위를 넘나들지 않는 사항에서는 고객에게 최대한의 만족과 감동을 이끌어 내는 것 쉽지 않은 숙제다. 서로에게 조금의 배려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대한다면 감정노동에 시 달리며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고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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