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 소개할 영화는 1998년에 개봉되었던 클래식 무비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 이다. 20년 전 영화이긴 하지만 절대 옛날 영화 같지 않고 방금 촬영을 끝낸 것 같이, 지금 보아도 시종일관 박진감 있고 스릴감 넘치는 영화다. 최신 영화와 비교해 봐도 제작년도를 전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스토리와 영상미를 뿜뿜 풍기는 걸작이다. 시대를 앞서간 스릴 최강의 액션 첩보물로 대접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감시자들, 2013」「이글 아이, 2008」 등의 모티브가 되었다.
자신의 변호인을 위해 마피아 보스와도 협상을 할 정도로 강단이 있는 로버트 딘(월 스미스 분)은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아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란제리 숍에 들른다. 우연히 국가안보국의 감청 및 도청행위를 법적으로 승인하자는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인 국회의원 필의 살해 장면을 촬영하게 된 조류학자 다니엘은 이로 인해 국가안보국(NSA)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된다. 쫓기던 다니엘이 란제리 숍으로 뛰어 들어오며 둘은 조우한다. 로버트 딘과 다니엘은 대학 동창이었던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며 명함을 전하는 딘과는 달리 다급한 다니엘은 딘도 모르게 딘의 쇼핑백에 문제의 디스켓을 집어넣고 다시 도망치다 달리는 차에 치여 즉사한다. 끔찍한 광경을 목도하게 된 딘은 찝찝한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오지만 그에게 앞으로 닥칠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
엘리베이터에서 안 터지는 추적기 – 핸드폰은?
국가안보국은 딘에게 녹화테이프를 뺏기 위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게 하고,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버린다. 위기에 처한 딘이 손을 내밀 사람은 그동안 그에게 비밀리에 정보를 제공해 주던 정체불명의 브릴(진 핵크만 분)뿐이다. 딘의 옷과 소지품에 여러 개의 추적기와 도청기를 단 NSA. 딘은 열심히 도망가지만 추적기에 의해 딘의 위치는 번번이 노출되어 버린다.
NSA가 위성과 CCTV등을 총동원하여 딘을 쫓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백미이며 돋보이는 장면이다. 딘과 접촉한 브릴은 딘을 엘리베이터에 태운다.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 스톱버튼을 누르고 추적기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는 브릴의 날렵한 손놀림. 영문을 모른 채 어이없어 하는 딘. 딘을 뒤 쫓으며 위용을 자랑하던 추적기가 엘리베이터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엘리베이터가 수직으로 상승을 하니 추적기가 더 이상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가정이다.
스톱 버튼은 지난 호에서 자세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오늘은 딘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도청장치 및 위성추적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보겠다. 실제로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는 곳이 엘리베이터 카 내부다. 전체가 철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전파가 약해지고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것이다. 통화를 하다가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전화가 끊어지는 것을 한두 번쯤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인터폰도 받지 않고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술적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모든 엘리베이터에 비상통화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유사시에 유지관리업체에 연결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핸드폰을 잘 터지게 하는 방법 – 물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핸드폰이 잘 터지게 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전자파로 인해 엘리베이터의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대체 검사기준에 적합한 중계기를 엘리베이터 카 또는 승강로에 설치하면 된다. 하지만 강제사항이 아니다 보니 관리주체의 특별한 요구가 없는 한 통 신 3사에서는 적극적이지 않다. 어느 업체에서건 중계기를 설치하면 타 통신사가 공유할 수 있다고 한다. 서로 상대방에서 먼저 시설 투자를 하면 참여하겠다는 소극적 행태가 국민의 불 편을 초래하고 있다. 수 조 원의 당기 순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통신사에서 시설 투자를 서로 서로 미루는 형태는 참으로 볼썽사납다. 이런 저런 이유로 유·무선 전송기기 설치는 아직까지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그만큼 이윤을 벌어들인 통신사라면 이젠 국민들을 위해 베풀면 안 되 나? 어찌되었던 엘리베이터 카 내에 핸드폰이 빵빵 터지게 하는 것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국가안보가 우선일까? 사생활 보호가 더 중요할까?
이 영화는 시대를 앞서간 영상미를 자랑한다.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또한 선구적이다. 우리는 이미 영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개인의 사생활이 어느 정도 노출되는 사회에 살고 있 다. 범죄가 발생하면 CCTV부터 확보한다는 얘기가 우스개가 아닌 것은 오래되었다. 각종 카 메라와 차에 달린 블랙박스 등으로 뺑소니 검거율이 100%에 육박한다는 뉴스도 있다. 우리 가 의식을 하든 안하든 이미 우리의 삶의 일부가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안보와 범죄예 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은 불가피한 것이다. 승강기 안전관리에서도 유지관 리업체가 승강기의 자체점검을 제대로 하는지, 충분한 시간을 점검을 했는지의 여부를 판단 하기 위하여 CCTV를 열람하기도 한다. 자, 이쯤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도청과 감청 등은 어 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이러한 민감한 이슈를 20년 전의 영화를 통해서 제기를 했으니 역 시 토니 스콧 감독은 대단한 감독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무소불위의 국가안보국(NSA)
브릴과 도피하다 편의점에 잠깐 들른 딘은 전화통화를 한다. 그런데 그 전화로 인해 위치가 노출된다. 이 정도의 감시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상상한다면, 정말 숨이 턱 막히고 삭막한 세 상이다. 무소불위의 힘으로 평범한 사람을 살인자로 몰고 하는 행태는 과거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 한 일이다. 그 시절엔 재일교포라는 이유만으로 엄한 사람 간첩으로 만드는 일이 비 일비재 했으니 말이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모든 제도나 도구는 선한 의도를 가진 자가 사용 해야 한다. 도덕적 철학이 중요하다. 모든 문명의 이기도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로 악마 의 무기로 또는 천사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한 무한감시의 도구로 완전범죄를 꿈꾸 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소탕하는데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영화에서는 자신의 입신 양명을 위해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부도덕한 관료가 자기를 위해서 좋은 도구를 악용하는 모 습이 나온다. 결국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만 말이다. 또한, 그런 나쁜 목적의 상사를 도덕 적 판단력 없이 돕는 부하들의 모습 씁쓸하다. 내부고발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냐?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Enemy of The State, 1998액션 | 미국 | 131분 | 1998.12.24 개봉 |
[국내] 15세 관람가
감독 토니 스콧 | 출연 윌 스미스(로버트 클레이턴 딘),
진 해크먼(에드워드 브릴 라일), 존 보이트(레이놀즈)
토니 스콧 감독을 기리며
토니 스콧 감독은 잉글랜드의 영화감독이며 「에어리언, 1987」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의 동생이다. 1973년 형과 상업광고 제작사 RSA를 설립하고 상업광고에서 큰 재능을 발휘하여「클리오상(Clio Awards)」 등 각종 광고부문에서 상을 수상하였다. 1986년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으로 크게 성공하여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10억 달러 흥행감독클럽의 멤버가 될 정도로 실력있는 감독이었으나 불행하게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영화는 유독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은데 「데자뷰, 2006」 「펠햄 123, 2009」 「언스토퍼블, 2010」 「A-특공대, 2010」 등이 그가 연출하고 내가 좋아하는 컬렉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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