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액션·스릴러 장르의 심장 쫄깃해지는 미국영화 「프리폴게이트」(Free Fall, 2014)를 통해 엘리베이터 갇힘 시 대피요령을 안내하고자 한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엘리베이터 갇혀 오히려 생명을 구하게 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다. 승강기 엔지니어의 일과 삶도 그려진다. 승강기업 종사자들에게는 그래서 더욱 친근한 영화, 함께 살펴보자.
글 이동희(한국승강기안전공단 전북서부지사장) 자료 참고 및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트랑카스인터내셔널 홈페이지
프리폴(free fall)은 ‘자유낙하’를 뜻하는 말로 스카이다이빙에서 점퍼가 낙하산을 펼치기 전에 보여주는 다양한 스턴트와 기술을 말한다. (네이버 체육학 사전 인용) 영어 제목은 「프리폴(free fall)」로 끝나지만 한국어로 「프리폴게이트」라는 제목을 달며 게이트라는 접미사를 붙인 것은 영화의 내용이 뭔가 좋지 않은 사건과 연루되어 있다는 스포일러 같다. 맞다. 영화제목 한 단어가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의미심장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확행’ 보다는 직장에서의 성공에 더 집착하는 제인(사라 버틀러분)은 자신의 직속상사 마이크의 투신자살에 힘들어 하고 회사 또한 어수선한 분위기다. 마이크의 아내로부터 마이크의 유류품을 챙겨서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제인은 마이
크의 물건을 챙기다가 책상 밑에 숨겨져 있는 의문의 USB를 발견한다. USB를 자기 자리로 가져와 살펴보던 제인은 엄청난 회사 내의 비리를 인지하게 되고 회사동료(이안 고메즈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설상가상, 회사동료(이안 고메즈분)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일 줄이야! 비리를 덮으려는 사장의 해결사 프랭크(디비 스위니분)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받던 제인은 가까스로 악당 킬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을 탈출하려는 제인, 하지만 곧 엘리베이터는 멈추고 만다. 악당들이 중앙관제실에서 엘리베이터를 고의로 고장 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카에 갇힌 제인은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한다. 카 천장의 비상구출문을 통해
탈출하고자 시도하는데 여의치 않다. 그리고 그런 제인의 행동들은 고스란히 악당들에게 보여진다. CCTV를 통해서 말이다. 여러모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의 행동요령
여기서 잠깐!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의 행동요령을 배워보자.
제일 중요한 것은 절대로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말고 침착하게 냉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엘리베이터 내부는 공기가 비교적 잘 통하는 구조다. 밀폐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점을 잘 기억한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밀실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카 내부는 비상등이 있다. 정전이 되었다 하더라도 비상등이 들어온다. 기존은 밝기가 2lux 이상이었으나, 5lux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또한, 비상통화장치가 있어 유지관리업체 전화번호를 모른다 하더라도 엘리베이터 회사와 자동으로 연결된다. 비상통화장치는 층 버튼 위쪽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 갇힌 호기나 위치는 카의 고유번호를 알려주어 구조를 요청하면 된다. 이렇게, 엘리베이터는 이중·삼중으로 갇힌 승객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가 있다는 사실
항상 잊지 말자.
엘리베이터의 비상구출문
엘리베이터의 비상구출문이 이 영화 스토리의 키(key)를 쥐고 있다. 비상구출문을 열지 못해 탈출하지 못하는 주인공과 비상구출문을 따지 못해서 주인공에 위해를 가하지 못하는 악당 킬러, 검사기준에 따르면 누가 정답일까?
현행 승강기 검사기준의 비상구출문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3월 28일부터 시행된 「승강기 안전 관리법」 전부개정에 대한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새로 시행되는 많은 규정 중에 검사 때 적용하는 승강기 검사기준도 일부 수정되었기 때
문이다. 카 천장에 비상구출문은 여러 논란 끝에 기존 기준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크기는 조금 커졌다. 안타깝게도 검사기준을 적용하면 주인공은 비운의 결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카 외부에서는 열쇠 없이 쉽게 열려야하기 때문이다. 카 내부에서는 비상장금해제 삼각열쇠로 열어야 한다. 영화는 안전기준 시행이 늦어져 주인공이 구사일생 했다는 전설 속의 이야기(?)가 됐다.
직업으로 보는 승강기 엔지니어
이 영화를 보면서 흐뭇했던 이유는 승강기 엔지니어의 삶의 일부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승강기 기술자의 단란한 가정과 부부간 평범한 대화 등 말이다. 우리가 사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현재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으로 잘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면서 열심히 점검하고 수리하는 이들이 있어 별 탈 없이 굴러가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그런 땀의 가치를 모르고 살아간다. 비록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서비스지만 그런 노력 덕에 높은 빌딩을 걸어서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고 그 만큼의 편리함을 우리는 누릴 수 있다. 영화에서는 고용된 악당 킬러 프랭크(디비 스위니분)가 제인이 가지고 있는 증거물 인 USB를 뺏기 위해 엘리베이터 카 위에서 비상구출문를 열려고 용을 쓰다가 실패하자 엘리베이터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기술적 도움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기사는 자신이 이 일에 대를 이어 종사하고 있으며 대학 등록금도걱정 없다고 이야기하는 장면도 나온다.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사회적 풍토가 우리에겐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의 염원으로 가득한 대한민국, 과학과 기술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평가를 전제하지 않는 한 노벨상은 영원히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
주인공 제인은 일도 좋지만 좀 즐기면서 살자고 여행을 계획한 남자친구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다. 직장에서 확실한 자기 자리를 찾아 안착하기까지 쉬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맹렬여성이다. 10년 전만 해도 직장의 분위기는 이와 비슷했다. 또한 지금도 그러한 보이지 않는 경쟁들 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 이젠 뒤를 한 번 돌아보고 하늘을 한 번 지긋이 쳐다볼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음미하
면서 말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연달아 히트시키고, 우리시대 힐링의 대명사로자리매김하고 있는, 마음치유학교도 운영하는 혜민 스님과 「독자와의 대화」에 참여한 적이 있 다.
작가는 서두를 ‘소확행’으로 열었고 스님도 어 렸을 적 좌·우 양방향 문이 있는 공동화장실이 있는 집에 산 적이 있다고 하였다. 인생을 하루하루 살면서 더욱 더 워라밸의 중요함을 느낀다. 금수저가 금수저를 낳는 시대라지만 자기만의 삶과 길을 찾아 뚜벅뚜벅 걷다보면 혜민처럼 우뚝 설 수 있는 시기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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