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물의 형태는 경쟁하듯 높아지고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는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건물 자체의 기능에 더해 재해로부터 보호 기능도 함께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건물의 내부교통 수단으로는 승강기가 가장 빠른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승강기는 지진이나 화재 등이 발생시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고 일반적인 화재 및 재난 시 피난요령도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의 승강기 이용을 금하고 있다.
[그림 1] 국내 고층건물의 연도별 건축현황(출처: 국토교통부, 수직통로 내 공기의 급기 및 배기를 통한 고층건물의 연돌 효과 저감설비 개발 보고서)
고층 건축물의 증가와 연돌 현상 대책 연구
화재 발생 시 승강기 사용을 막는 이유는 연돌 현상에 의한 굴뚝 효과로 인해 승강기에 유독 가스가 유입되어 승객이 질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진 등의 재해 발생 시에는 건물의 흔들림, 균열, 기울임 등의 현상이 발생해 승강기에 갇히거나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승강 기를 이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 건물 내 교통 수단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가장 빠른 교통 수단을 재난 시 배제시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야 할 부분이 많다. 이제 승강기는 운송 수단을 넘어 재난 시 승객을 보호하는 장치로 거듭나 야 한다. 재난에 대비하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시도되고 있으며 다양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지에도 실린 적 있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재난 시 안전 기준도 계속 강화되는 추 세다. 피난층에 대한 해석과 엘리베이터 승강장에 대한 해석 등 다양한 준비와 규정들이 나오 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재난 시 수송대책이 될 수 있는 승강기에 대한 해석이 미흡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층 건축물 증가 추이는 [그림 1]처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물 내 연돌 현상에 의한 화재 및 전이효과를 저감시키기 위한 방안과 연구도 지속적으로 늘 고 있다. 건물 내 연돌 현상은 화재 시 승강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그 러나 건물 내 연돌 현상을 저감하기 위한 가압설비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 다. 승강기는 더 이상 화재 발생 시 무용지물인 교통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림 2] 화재건수 및 인명피해 현황 (출처: 국민안전처 화재통계연보)
재난 대비 엘리베이터가 필요한 이유
[그림 2]에서 보듯이 최근 10년간 화재 건수는 매년 4만건을 넘고 있고 인명 피해도 최근 10 년간 평균 2,181명에 달한다. 2017년 총 화재 건수 4만4,178건 중 건축물에서 발생한 화재 는 2만7,714건이다(출처: 통계청). 약 62.7%에 달하는 화재가 건축물에서 일어나고 있으 며 사망자 281명(81.4%), 부상자 1,517명(81.4%)으로 전체 화재 손실 중 가장 많은 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사회의 고도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통계청 자료는 당분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표 1]에서 보듯 우리나라 는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 발생횟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 대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영토 대비 인구 밀집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아파 트와 고층 건물의 증가를 피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표 1] 규모별 지진 발생 횟수 일부 발췌(출처: 기상청, 지진해일 발생 통계)
우리나라는 최근 지진관련 대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면서 각 부처별로 관련 제 도를 정비하고 예방책을 준비하고 있다. 승강기 또한 지진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열린 승강기 학회 포럼에서도 재난 대비 엘리베이터의 필요 성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고 워킹 그룹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우 리는 지금 건물 내에서 가장 빠른 대피 수단을 위험하다는 이유로 위기에 처한 순간에 사용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이제는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가 왔다고 생 각한다. 여러 논문에서 보듯 건물 내 연돌 현상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각 분야에서 수 년간 연구해왔다. 승강기 또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제는 승강기가 건물 내의 교통 수단을 넘어 유사 시 안전한 피난 수송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