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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김찬웅교수

 




중앙대학교 김찬웅 응급의학과 교수는 에스컬레이터 유형별 사고와 대응체계를 주제로 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인 홍콩의 동북아학회지에 발표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사고를 당한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유형별로 규명 한 논문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어 학계로부터 그 희소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병원 의사가 에스컬레이터 사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쓴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학계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에서 일하면서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병원을 찾는 응급환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깊이 연구를 하게 됐죠.”

김교수는 논문에서 에스컬레이터 사고 환자는 남자보단 여자가 많았고,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57%를 차지했다.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가장 많은 곳은 지하철(64%), 쇼핑몰(28%), 전시관(8%) 순으로 나타났다.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주로 다치는 신체부위는 65세 이하는 하체부위가 높았고,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머리 부분으로 조사됐다. 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중대사고 대부분은 이용자 부주의로 인한 넘어짐 사고가 대부분이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머리와 척추를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에스컬레이터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사고현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조사와 대응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안전한 사회는 사고가 적은 것이 아니라 다치는 이유와 원인을 빨리 찾아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교수는 에스컬레이터 사고에 대한 유형을 파악해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더욱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다친 환자들의 상처를 보면 대부분 나선형입니다. 틈새에 말려들어가면서 피부조직이 나선으로 찢기기 때문이죠

이 같은 연구결과는 에스컬레이터 사고피해자의 소송에 있어서도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상처부위를 보면 에스컬레이터 사고라는 것을 금새 결정할 수 있습니다

김교수는 전체 승강기사고의 80%를 차지하는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줄여나가려면 사회전반적인 시민의식이 성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럽이나 미국에서도 하지 않는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캠페인을 우리나라에서만 하는가라는 식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살거나, 사망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줄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는 손잡이를 잡고, 뛰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안전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승안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중심이 돼 시작한 승강기 안전사고 피해자 기금조성 사업은 정말 잘한 일 같아요. 에스컬레이터를 판매하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기금조성에 관심을 가져서 좀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봤으면 합니다.”

김교수는 이번 논문 게재를 시작으로 승강기 사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