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절경인 사철 수려한 거제도
거제로 떠나는 새해맞이 여행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활짝 밝았다. 온몸에 달라붙는 겨울 찬 기운을 느끼며 짐을 꾸린다. 그곳에 가면 한결 따듯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까, 기대를 안고 남녘으로 가는 길. 62개의 섬(유인도 10개)을 거느린 거제도가 목적지다. 사철 수려한 거제도는 섬 전체가 절경이다. 인적 뜸한 이즈음에 가면 호젓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글 / 김초록 (여행작가)
travel tip
가는길: 대전 통영 고속도로 통영 나들목을 나와 거제 방면 국도 14호선을 타고 간다. 부산 방면에서는 거가대교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신거제대교-14번국도-사등-신현-옥포-장승포-구조라-학동-도장포-다대리-여차-홍포-저구리로 이어지는 도로가 잘 뚫려 있다. 구거제대교를 건너 둔덕-동부-남부로 이어지는 1018호선을 타도된다. 수도권에서 거제도까지 4시간 30분소요. 해금강을 돌아보는 해상관광유람선은 장승포, 와현, 구조라, 학동, 해금강 해양공원에서 수시 출항한다. 장승포여객터미널(681-6007)에서 지심도행 배편 평일 5회, 토·일·공휴일 9회 왕복 운항한다. 왕복 운임은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
맛집(지역번호 055): 거제의 먹거리로는 멸치회(활어회)와 멍게비빔밥, 대구탕 등이 꼽힌다. 거제포로수용소유적지 바로 옆의 백만석(638-3300)은 멍게비빔밥의 원조로 통한다. 낮 시간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양지바위횟집(635-4327)의 멸치찌개, 멸치회무침도 널리 알려져 있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천화원(681-2408 중화요리)과 항만식당(682-3416)의 해물뚝배기 맛도 일품이다.
해금강의 해무
가슴에 안기는 푸른 바다
거제의 관문인 거제대교를 건너면 몽돌밭이 인상적인 학동해변을 지나 바람의 언덕에 닿는다. 해금강이 손짓하는 바람의 언덕에 앉아 잠시 다리쉼을 한다. 두 눈에 가득 차는 맑고 푸른 해금강! 풍광이 아름다워 각종 드라마 영화 CF 촬영지로 각광받는 바람의 언덕 아래에는 ‘신선대’가 누워 있다. 암석과 바다가 빚어내는 절경이 참으로 눈부신 곳이다.
해금강을 바라보며 남부면 다포마을에 이르면 몽돌이 가득 깔린 여차해변이 나타난다. 이름 그대로 해변에 새알 같은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려 있는 반원형의 쉼터다. 학동 몽돌해변에 비해 조금 한적하고 작아서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이곳은 예전에 ‘계창포’로 불렸던 곳으로 현재 지명(여차)은 조선조 말 족보의 묘 자리 기록에 나타나 있다고 한다.
여차해변으로 가는 길(14번국도)은 해안 경관이 뛰어나다. 점점이 떠 있는 섬들(병태도, 대매물도, 소매물도, 가왕도, 다포도 등)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의 조화는 가슴을 마구 뛰게 하고 해안을 따라 들어선 아담한 포구들은 어촌 특유의 정감을 자아낸다.
풍차가 돌아가는 바람의 언덕
문명에서 비껴난 걷기 좋은 흙길
몽돌해변이 있는 여차마을 뒤로는 중간 중간 비포장도로(1018번 지방도)가 그대로 남아 있어 각별함이 더하다. 이 해안도로는 거제 최남단 쪽인 홍포까지 이어진다. 3.5㎞에 달하는 이 흙길은 거제시가 자연경관을 위해 일부러 남겨놓은 곳이다. 길 중간의 산언덕에 서면 쪽빛 바다가 가슴 가득 안겨오는데 텅 빈 마음이 충만해진다.
여차-홍포로 이어지는 길은 기계(자동차)의 편리함은 잠시 접어두고 두 발로 걷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좋다. 먼지 풀풀 날리고 돌멩이 뒹구는 길은 매끈하게 다듬어진 아스팔트의 거친 정서와는 사뭇 다르다.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바다의 그리움을 안고 30분 정도 걸으면 홍포마을에 도착한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홍포까지는 2.6km, 길은 대포를 거쳐 명사해변이 있는 저구리까지 이어진다. 길이 가파르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은 길이다.
암석이 신비로운 신선대.
망산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치
대포마을은 6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어촌이다. 저구리의 한 부락에 속하는 이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이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일부는 밭농사를 하고 있다. 마을 뒤로 우뚝 솟은 망산(望山,해발 397m)은 거제 10대 명산 중 하나다. 망산의 매력은 무엇보다 정상(상봉)에서 조망하는 다도해의 빼어난 풍광이다. 가없이 푸르고 맑은 남해바다와 멋스런 해안선, 그 너머로 보이는 대•소병대도, 홍도, 매물도, 장사도, 가왕도, 죽도, 한산도 등등 많은 섬들은 길손의 마음을 한없이 어루만져준다. 맑은 날이면 대마도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등산로 곳곳에 옹달샘과 통나무 의자를 만들어 놓아 쉬어갈 수 있다. 널찍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정상 남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망산 397m’, ‘천하일경’이라 새긴 화강암 표석이 이 산의 기개를 말해준다.
대포마을에서 저구리 명사(明砂) 해변까지는 5분 거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운 모래와 깨끗한 바다가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소나무 숲이 있고 오솔길, 횟집, 매점 등 편의시설도 잘 돼 있다. 명사해변 마을 뒤로 보이는 가라산(加羅山·585m)은 거제도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학동 마을 뒷산인 노자산과 같은 능선 상에 남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도에 보면 학동 마을 뒷산이 노자산이고 다대 마을 뒷산이 가라산, 그리고 대포마을 뒷산이 망산인데 이들 산은 서로 어깨동무하듯 연결돼 있다. 해발고도는 낮지만 결코 만만한 산은 아니다. 삐죽삐죽한 암릉이 내내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라산에서 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산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다. 탑포 마을 위 좌측 도로(1018번 지방도)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봉화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망등까지 15분이면 닿는다.
천하절경이 여기 있네!
해금강(명승 제2호)은 거제 여행의 백미다. 섬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 해안의 끝으로 한 덩어리의 돌섬으로 이뤄져 있다.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탓에 태고의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해금강 주변에는 십자굴을 비롯해 선녀바위, 사자바위, 그네바위, 미륵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같은 절경들이 흩어져 있는데, 저 금강산의 만물상을 떠올리게 한다. 바다를 뚫고 솟아오른 기암괴석과 그 절벽 틈에 붙어서 자라는 석란, 풍란 같은 희귀식물이며 해송들이 만들어내는 경치는 그저 경이롭기만 하다.
해금강 일대를 돌아보려면 장승포, 와현, 학동, 구조라, 갈곶리, 도장포 등지에서 유람선을 타면 된다. 코스에 따라 유람시간은 각각 다르지만 2-3시간은 들여야 해금강을 자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이른 아침, 선상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해금강의 수호송이라 불리는 해송 사이로 또렷이 떠오르는 해는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한편, 유람선이 출발하는 와현해변 인근 예구마을 너머에는 영화 ‘종려나무 숲’의 촬영지인 공곶이(농원)가 있다. 노부부가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꾼 농원은 종려나무와 손수 쌓아 올린 돌담이 인상적이다. 2월 하순경에 찾아가면 노부부가 정성껏 가꾼 노란 수선화도 볼 수 있다.
사철 아름다운 인공림과 자연림
해금강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외도는 자연림에 인공림을 보탠 4만4000여 평의 땅에 8백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동백나무, 편백나무, 대나무, 팔손이나무 같은 자생식물 뿐만 아니라 선인장, 코코수, 야자, 선샤인, 유카리 같은 아열대 식물도 섬 둘레를 빽빽하게 수놓고 있어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다만 겨울이라 본래 모습은 보기 힘들다.
장승포항에서 뱃길로 20분 거리에 있는 지심도(일명 동백섬)는 거제가 낳은 또 다른 섬이다. 섬 길이 2km, 폭 500여 미터의 작은섬으로 13가구 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 섬은 섬 전체가 거대한 숲으로 이뤄져 있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잣밤나무, 팔손이, 풍란 등등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천혜의 원시림이 자연 그대로 살아있다. 잘 단장된 산책로(오솔길)를 따라가노라면 여기저기 동백나무들이 빼곡하고 울창한 숲길 사이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 귀를 간질이는 새소리는 또 얼마나 정겨운지. 다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섬에 남아 있는 포진지, 방공호, 방향 지시석, 서치라이트 보관소, 사택, 국일기 게양대 등은 아픈 역사를 대변해준다.
은둔과 유배의 땅에 남겨진 유적들
거제도는 아름다운 자연 못지않게 곳곳에서 선조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거제포로수용소, 사등성, 장목진객사, 옥포대첩 기념탑, 거제박물관, 기성관, 반곡서원, 청마생가, 폐왕성…. 거제도가 일찍이 은둔과 유배의 땅이었음을 말해주는 문화유적들이다. 독봉산 기슭에 들어선 거제포로수용소는 한국전쟁 때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했던 곳으로 그 당시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전쟁 당시 쓰였던 헬기, 8㎜곡사포, 지휘용 장갑차, 함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죽림해변 인근에 있는 기성관은 조선시대 거제현의 객사(영빈관)로 사용하던 부속 건물로 촉석루, 세병관, 영남루와 함께 경남 4대 누각에 든다.
'지난호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래 엘리베이터를 기대하게 하는 영화 <토탈리콜> (0) | 2014.12.26 |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진주혁신도시 이전청사 기공식 개최 (0) | 2014.12.26 |
김제남 국회의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방문 (0) | 2014.12.26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창립 22주년 기념식 개최 (0) | 2014.12.26 |
현대엘리베이터 HRTS 2.0 개발 상용화 (0) | 2014.12.26 |
2015년 주목할만한 스타 김윤진 (0) | 2014.12.26 |
2015 건강지키기 프로젝트 (0) | 2014.12.26 |
신년에 챙겨야 할 금융정보 모아보기 (0) | 2014.12.24 |
2015년부터 달라지는 법과 제도 (0) | 2014.12.24 |
우리 모두 ‘안녕’하기 위하여 (0) | 2014.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