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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등장하는 엘리베이터 향연, 영화 <우는 남자>

영화 곳곳 무수히 등장하는 엘리베이터 향연

<우는 남자>

No Tears For the Dead

 

이번 호에 소개할 영화는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다. 이 영화는 도입부에서 엔딩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엘리베이터가 조연으로 출연한다. 너무 많은 장면이 나오다 보니 하나의 주제를 정해 기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냥, 단지 엘리베이터가 무수히 많이 등장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 글 /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동부지원장) ■ 사진 및 자료 / 네이버영화

 

 

 

610만 이상의 흥행성적을 모은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이 연출을 하고 ‘친구’와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에 뚜렷한 히트작이 없던 장동건이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인기를 힘입어 야심 차게 출연하며 기대를 모았던 영화였지만, 흥행성적은 정말 참담할 정도로 형편없는 실적을 거두었다(60만의 초라한 흥행실적을 거둠). 영화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장동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주연이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흥행의 실패가 아쉽다.

 

자타공인 미남배우, 장동건

장동건은 배우 고소영과 결혼을 하면서 큰 화젯거리가 되었지만 실상 그는 데뷔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었다. 1994년 ‘마직막 승부’로 일약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히로인 심은하와 함께 한국을 대표할 연기력 있는 배우로서 기대를 모았다. 한참 절정기에 한국종합예술학교에 입학하며 연기를 중단한 것도 그 당시로서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얼굴이면 얼굴, 연기력이면 연기력, 무엇 하나 모자람 없어 보이는 그가 잇따른 영화의 실패로 영화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지 못하는 것은 한국 영화계로써도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다. 무엇인가 2% 부족한 모습, 그렇다고 그의 연기력이 모자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독 작품에 운이 없는 그가 옛 모습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천만 명을 훌쩍 동원하는 보증수표로써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본다.

 

엘리베이터에 대한 성찬 실컷 보기

 

[그림 1] 직접 유압식 엘리베이터의 구조

영화에서는 주인공 곤(장동건 분)과 모경(김민희 분)이 두 번씩이나 우연히 조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공간이 엘리베이터다. 급기야 두 번째 만남에서는 둘만이 있을 때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는 일이 생긴다. 원인도 모르는 체 멈춰있는 어두침침한 엘리베이터 카 내에서의 두 남녀의 어색한 조우. 모경이 침착하게 인터폰을 누르니 “수리 중”이라고 하는 답변이 저 너머에서 들려온다. 이 때 곤이 내뱉는 멘트가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유
압실린더에 기름이 덜 차서 그래요, 기름찰 때까지 기다리면 되요, 영화에서 와이어로프가 끊어지는 거 다 페이크예요”

 

엘리베이터에서 통성명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킬러와 표적, 일정시간이 지나자 다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여기서 잠깐, 장안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비상통화장치와 비상등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자. 모경처럼 위급한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대응하며 인터폰(비상통화장치)으로 연락하는 것이 정석이다. 인터폰을 눌렀는데도 관리소나 방재실 등에서 받지 않거나 공석으로 대응이 없을 때에 자동으로 보수업체에게 연결토록 하는 것
이 비상통화장치이다. 또한 기존의 비상등의 조도는 1Lux로 만족했으나 개정기준에는 2Lux이상의 조도로 1시간 이상의 켜진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

 

 

영화 속 ‘곤’의 말, 사실일까? ‘유압식 엘리베이터’

또 다른 한 장면, 자기를 죽이러 온 흑사회 패거리를 상대하러 건물로 진입하는 곤, 엘리베이터 천정 위에 타고 진입한다. 물론 가능한 일이다. 충분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다시 얘기하자, 오늘의 포커스는 유압식이다. 곤(장동건 분)의 멘트에서 나오듯 처음에 두 주인공이 조우한 엘리베이터는 유압식 엘리베이터로 그려진다. “유압실린더에 기름이 덜 차서 그래요, 기름 찰 때까지 기다리면 되요, 영화에서 와이어 로프가 끊어지는 거 다 페이크예요” 과연, 이 말은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엘리베이터에 대해 약간의 상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언급된 유압식 엘리베이터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유압식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를 구동시키는 주동력이 유압에 의해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말한다. 유압모터로 오일을 실린더에 공급해 램이 쭉 빠지면서 기동을 하는 것이다. 물론 로프나 체인을 병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유압식은 주로 자동차용
이나 전시장 등의 무거운 하중(5톤, 10톤 등)을 움직이는데 주로 쓰이나 영화처럼 승객용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곤이 얘기하는 ‘기름 찰 때까지 기다리면 되요’라는 멘트는 맞는 말일까? 물론, 유압이 램을 움직이며 운행하는 것이니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처럼 중간에 섰다가
유압이 다시 차서 올라가거나 하는 일은 없다. 고장이 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엘리베이터가 실제 유압식일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8층까지 유압으로 올리는 엘리베이터는 본적 없으니까 말이다.


유압식 얘기가 나왔으니 몇 가지 얘기를 덧붙이자면 유압식은 화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기계실에 소화기를 꼭 비치해야 하며 혹한기 및 혹서기에 오일의 점성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비를 해야 한다.

 

 

김민희 다시보기, 이젠 배우다!

CF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녀, 이정재의 연인으로 한때 이름을 알렸으나 이젠 배우 김민희로 자신만의 이미지와 입지를 굳게 다졌다.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채울 수 있는 보기 드문 여배우다.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수많은 러브콜은 받고 있는 그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그림 2] 전기식 엘리베이터의 권상기와 같은 유압식 파워유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