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리 보기 승강기 미래

혁신적인 서비스에 일상의 행복을 더하다

일, 그리고 삶

혁신적인 서비스에 일상의 행복을 더하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권영복 상무

 

승강기인들에게 공통된 삶의 화두 중 하나는 ‘일과 삶의 균형’일 것이다. 바삐 근무를 마치고 나면 근무의 긴장을 내려놓고 쉬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날의 업무에 다시 집중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다. ‘사람이 중심’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티센크루프)는 이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권영복 상무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비스 업무를 총괄하느라 운동이나 여가를 즐기지 못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만큼은 철저히 자신과 가족을 위해 보낸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글. 위성은(자유기고가) 사진. 고인순

서비스 업무만 20년차

권 상무는 승강기 서비스 업무만 만 20년을 넘긴 베테랑 승강기인이지만, 사회학 전공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티센크루프의 전신인 동양엘리베이터 에 입사해 관리부서에서 6년간 일했고 1998년 서비스 부서로 옮겨 20년간 근무해온 베테랑이다.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한 결과,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에서 서비스하는 전국 엘리베이터 중 40%를 총괄하는 서비스 지방본부장의 위치에 올랐다.
“도시화가 진행되는 이상, 승강기 산업은 성장하는 산업이니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전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느라 힘들지 않다고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성격적으로 서비스 업무에 맞는 부분이 있고, 매니저 채용 시에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현장 일이긴 하지만 일종의 감정노동이기 때문에 고객들을 대할 때 굉장히 조심스럽고, 엔지니어 출신의 경우 더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승강기의 수명이 길기에 설치부터 철거까지 20년 정도를 책임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의 만족을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지방의 경우 어쩔 수 없이 30분 이내에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고객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티센크루프는 서비스 지사를 확대 설치하는 한편, 고객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해 업무평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10점 만점으로 서비스 만족도를 묻는데, 높은 점수
와 함께 고객의 칭찬을 받는 직원에게는 별도의 포상을 하기도 한다. 고객의 높은 평가와 칭찬은 직원들에게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는 권 상무의 기쁨이기도 하다.
“전에는 일반 이용객들에게 티센크루프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는데,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인지도와 함께 입사 지원자도 많아졌어요.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승강기 유지보수 업무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직종이다 보니 유지보수 인력을 육성하고 트레이닝하는 일이 가장 어렵고 신경 쓰입니다. 서울이나 지방, 어디든 유지보수 서비스가 다르면 안되잖아요. 점검매니저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서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제가 최우선 순위에 두는 업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과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고요.”
오늘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업무 개발과 프로세스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포괄하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개선시키는 것 또한 권 상무의 업무 중 하나다. 티센크루프는 2015년부터 시작한 기업문화 개선운동으로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카페에서 회의를 하고, 회사에서 영화와 스크린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직원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직원설문조사 결과 2014년 51%→2016년
83%). 특히 본사와 떨어져있는 서비스지사의 경우 지사장의 마인드가 무척 중요해서 더 신경을 쓰고있다.

 

전국 각지를 다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

“대전·충청을 관할하는 충청지사장으로 내려온 것이 2005년입니다. 서비스 지방본부를 맡은 지는 5년 정도 됐고요 지금은 광주에서 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 지사에만 머물러있으면 현장정보나 감각에 무뎌지기 때문에 주중에는 거의 지역을 순회합니다. 소통의 측면에서는 이해가 기본이기 때문에 파트너 사와 지사 직원들, 관련자들을 쉴 새 없이 만납니다. 불규칙한 일정으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여가생활을 할 수는 없어요.”
권 상무처럼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서 개인적인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기는 어렵고, 좋은 아버지가 되는 일은 더 어렵다. 주중에는 전국 각지에서 보내고 주말에만 세종 시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주말부부인 셈. 슬하에 딸이 둘인데, 대학생인 큰딸은 서울로 진학해서 더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일이라야 독서나 TV시청 정도가 전부지만, 그래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그 시간을 좋은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내성적이지만 활동적이라서 돌아다니는 일이 체질에 맞기도 해요. 집에서 아내와 티비를 보면 드라마라도 같이 봐야 대화거리가 생기는데, 채널 주도권 때문에 소소하게 다투기도 합니다.
주말 부부로 살면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조금 지나니 재미가 없더라고요. 퇴근 후에는 가까운 곳을 혼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고, 주말은 집에서 보냅니다. 가족들하고 저녁 식사하면서 담소할 때만큼 편할 때가 없더라고요. 함께 제일 오랜 시간을 보내는 동료들도 중요하지만 직장을 나서는 순간 의식적으로 일을 잊으려고 합니다.”
퇴근 후에는 스위치를 끄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업무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내일을 위해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도 일에서 자신을 떨어뜨려 놓고 보면 더 객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업무 판단에도 도움이 된다. 권 상무는 직급이 올라가면서 지사의 직원들을 격의 없이 대하려고 노력해도 어려워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회식자리에 늦게까지 남거나 주말에 같이 등산을 가는 일도 자제하고 있다.
서비스 관리자이자 사내 교육 주관자로서, 꾸준한 자기계발과 교습법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별도의 교육을 이수하기에는 여건상 어려워서 잘 구축되어 있는 사내 교육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독서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바로 ‘삼국지’를 탐독하는 것. 어린 시절 유비가 스승 노식의 문하를 떠나면서 스승에게 가르침을 구하자 노식은 유비에게 경전이나 시구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유비는 이후 학문을 포기하고 행동가가 되었으며, 조조 또한 형식과 절차 등 겉치레보다는 과감한 의사결정과 실천에 집중화된 인물이다. 승강기 서비스 사업에서 대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항상 고객에게 차별화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승강기 서비스 업무자체가 정형화된 것이 아니고 각각의 환경과 역량의 차이로 인하여 벤치마킹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은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새로운 시각에서의 새로운 시도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은퇴 후의 계획은 아직 구체화하는 중이지만 여유로운 귀촌 생활을 염두하고 있다.
“지난 1월에 근속 25주년 휴가를 받아서 가족들과 함께 이탈리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요. 제 고향이 충남 청양이라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그래서인지 시골에서의 삶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몇 년 전부터 수원에 사는 동생들과 같이 공주에 밤나무 밭을 구입해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은퇴 후 귀촌 생활에 대비한 예행연습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별개더라고요. 정년이 될 때까지 항상 새로운 일을 시도하며 도전적으로 살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후배들에게서 서비스 시스템 하나는 저 선배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