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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드론(Drone)

우리의 일상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드론(Drone)

정리. 편집부 자료제공. 삼성전자 뉴스룸

올해 초 평창의 밤하늘은 오륜기, 스노보드맨, 수호랑으로 변하는 1218대의 드론 덕에 유난히 밝게 빛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당시 소형 드론 300대가 보여준 라이브쇼는 ‘아이언맨’ 윤성빈 선수의 질주가 돋보였던 스켈레톤, 의성을 전국민이 다 알게 만든 컬링만큼이나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면서 동계올림픽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남았다.

영상 제작, 농업 관리에 이어 최근엔 ‘드론레이싱’ 인기

드론은 현대인의 일상에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와 있다. ‘1박2일’, ‘삼시세끼’, ‘윤식당’, ‘도시어부’ 등 적지 않은 TV 프로그램이 드론으로 주요 장면을 촬영한다. ‘지미집(Jimmy Jib)’으로 불리는 크레인 같은 구조물 끝에 카메라를 매달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장면 을 촬영하던 때가 있었지만 요즘은 드론을 써서 손쉽 게 눈이 시원해지는 야외 광경을 확보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드론을 영상 제작 에 활용해왔다. 실제로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미국 캘 리포니아 산불, 아이티 지진 등 자연재해 현장을 누빈 드론 촬영 영상은 셀 수 없을 정도다. 드론이 출현하기 전에도 소형 무인 헬리콥터에 카메라를 달아 항공 촬 영을 시도하곤 했다. 하지만 엔진으로 구동되는 기체 의 특성상 진동이 심한 게 문제였다. 반면, 드론은 기체 의 움직임을 보정할 수 있는 짐벌(Gimbal·수평유지 장치)이 탑재돼 이 같은 한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드론 활용 영역은 예상 외로 다양하다. 일례로 농지 작 황을 파악하고 농약을 살포하는 작업, 거대 교각이나 플랜트를 점검·감시하는 일에도 드론이 쓰일 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응용 분야는 프로 리그로 발전 중인 드론레이싱(Drone Racing)이다. 2016년 두바이에서 개최된 드론레이싱대회 ‘월드드론프리(World Drone Prix)’에서 한국 소년 김민찬(12)군이 ‘프리스타일’ 부 문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주목 받기도 했다. 드론레이싱은 쉽게 말해 무선 드론 조종 경주 대회다. 경주에 출전하는 파일럿은 헤드온고글을 쓴 채 드론이 비행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영상을 보며 드론 을 조종한다.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이 영상은 FPV(First Person View) 형태여서 파일럿에게 마치 실 제 드론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최대 시속이 150㎞에 이를 정도로 속도감이 대단하고 여러 장애물 을 곡예 비행으로 통과할 수도 있어 레이싱 장면은 F1 자동차 경주대회 만큼이나 박진감 넘친다. 해외에서 드 론레이싱 프로리그가 시작된 건 2016년. 하지만 불과 2 년여 만에 ESPN 등 스포츠 채널에서 전 세계 70여 개국 에 경주 장면이 중계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기세대로라면 조만간 F1에 버금가는 글로벌 스포츠 엔 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4개 모터 탑재형’이 일반적, 자세·속도 자동 제어

드론이 단기간에 대중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던 비결 은 뭘까? 일단 드론은 무선조종(Radio Control, RC) 헬리콥터와 달리 일반인도 요령만 익히면 누구나 쉽 게 조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당 가격도 일반인이 충분히 넘볼 수 있을 수준으로 내려왔다. 물론 그 과정 에서 실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드론은 4개(혹은 6개) 모터가 쌍을 이뤄 시계 방향으로, 또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추진력을 얻어 날아간다.

4개 모터를 이용한 드론이 보다 일반적인데 이를 쿼드 로터(Quadroter) 혹은 쿼드콥터(Quadcopter)라고 한 다(흔히 ‘드론’이라고 하면 쿼드로터를 이를 때가 많다). 소형 엔진으로 구동되는 RC 헬리콥터와 달리 드론엔 BLDC 모터가 탑재돼 제어가 좀 더 용이하다. 반면, 모터 의 추진력만으로 띄워야 해 기체 무게를 줄이는 게 중요 하다. 강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탄 소섬유복합소재(Carbon Fiber)가 쓰이는 이유다. 또 하나, 드론을 일반인이 조종할 수 있으려면 모터 속 도나 자세가 자동으로 제어돼야 한다. 일반적인 GPS의 정확도는 수 미터 수준이다. 내비게이션 장치를 켜고 자동차 전용 도로를 주행할 때 평행하는 길이 있는 곳 에서 가끔 내비게이션이 오작동할 때가 있다. 내비게이 션 자체에 트래킹(Tracking)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지 않고 GPS 값만 보정해 위치를 인식하는 탓에 오차가 ‘두 길의 떨어진 거리 이상’ 나면 위치를 헷갈리는 것이 다. 이와 달리 드론에선 동작을 감지할 수 있는 MEMS 기반 IMU, 바닥을 보며 광학적 흐름(Optic Flow)를 읽 어내는 카메라 센서, 외부에서 위치를 알려주는 GPS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해 자동 자세 제어가 가능하다. 누구나 쉽게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비결이다.

지금껏 살펴본 드론은 모두 ‘직접 조종’ 방식으로 제어 된다. FPV 형태로 보든 맨눈으로 보든 파일럿이 드론 비행 동작을 느끼고 살필 수 있는 것. 사람이 조종하더 라도 드론 제어의 상당 부분은 이미 자동화됐다. 쿼드로터의 경우, 4개 모터 속도가 잘 제어돼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 마주 보는 모터가 짝을 이뤄 시계 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한쪽 방향으로만 돈다 면 공중에 떠오르는 추진력은 얻을 수 있지만 몸체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게 된다. 헬리콥터도 이런 몸체 회전을 막기 위해 자그마한 꼬리 날개가 돌고 있다. 쿼드로터는 2개의 짝으로 모터 회전 방향을 달리해 몸 체 회전 문제를 해결한다. 공중에 떠오른 드론은 상하 좌우, 그리고 롤(Roll), 피치(Pitch), 요(Yaw) 등 모두 여 섯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제어할 수 있는 건 4개 모터 속도다. 즉 2개의 자유도가 부족한 부족자유 도 시스템이다. 평행주차, 즉 주차 공간에 나란하게 차 를 위치시키고 운전자 어깨 선에 앞쪽 경계선을 맞춘 후 핸들을 꺾어 후진하여 들어간 다음 다시 반대 방향 으로 핸들을 꺾는 등 차량을 옆으로 움직이기 위해 앞 뒤로 조작하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드론은 4개의 모터를 제어해 여섯 방향의 움직임을 만 들어낸다. 사람이 조종하는 드론 역시 4개 모터를 적 절히 제어해 원하는 방향으로 날려보낼 수 있도록 설 계된다. 드론에서 이런 성능을 수행하는 게 비행 컨트 롤러(Flight Controller)다. 드론이 땅과 수평 방향으 로 움직이려면 우선 자세를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으 로 숙인 후 4개 모터 속도를 높여야 한다. 바로 이 과정 에서 비행 컨트롤러가 작동한다.

‘바둑돌 1000개 한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정교함

수많은 드론이 한꺼번에 비행하며 조직적 움직임을 만 들어 내려면 더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된 제어가 이뤄져 야 한다. 평창 드론쇼를 예로 들면 오륜기·수호랑 등 구 체적 대상의 모양이 점으로 표시된 후 드론이 각 점의 위치로 이동해야 한다. 이때 조종자는 각 드론의 위치 를 센티미터(㎝) 단위 정확도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평창 드론쇼를 연출한 ‘슈팅스타’ 드론팀은 지상에 베 이스 스테이션(Base Station)을 두고 GPS의 위치 정 확도를 높인 RTK(Real-Time Kinematic) GPS를 이용해 드론 위치를 인식했다. 모든 드론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특정 형상을 만들어내 는 일은 흡사 1000개의 바둑돌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 과 같다. 그 작업을 한 사람이 동시에 수행하는 것, 바로 그 일을 슈팅스타 팀이 평창에서 해냈다. 그렇다면 미래의 드론은 어떤 모습일까? ‘스타워즈’ 시 리즈나 ‘제5원소’와 같은 영화 속 미래 풍경엔 ‘드론 택 시’가 등장한다. 드론 택시엔 ‘로봇 파일럿’으로 표현되 는 자율 비행 기능이 있어 빌딩 숲 사이를 스스로 인식 하며 질서 정연하게 날아 다닌다. 2차원 평면에서 1차 원 길을 따라 움직이는 무인자동차가 등장할 날도 멀 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