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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시 승강기 자동구출운전장치(ARD) 도입 현황과 전망

정전 시 승강기 자동구출운전장치(ARD) 도입 현황과 전망

글. 고영준(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승강기에 승객이 갇히는 사고 원인 중 하나는 정전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2017년 1월 28일부터 도입된 승강기 검사기준에는 정전 시 카를 가장 가까운 승강장으로 운행해 승객을 안전하게 하차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정전에 대비하는 기술은 다양하게 연구되고 발전해 왔는데 정전 시 자동구출운전장치를 기준으로 기술 도입 사례와 전망을 알아보자.

정전 대비와 갇힘 사고 예방을 위한 장치

정전 시 자동구출운전장치는 ARD(Auto Rescue Device)로 지칭되는데 회사에 따라서는 ELD(Emergency Landing Device)로 불리기도 한다. 핵심 내용은 정전 대비와 갇힘 사고 예방을 위한 구출운전장치의 적용이며 보다 다양한 갇힘 사고 예방을 위해 장치를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 먼저 승강기 검사기준을 살펴보면 정전 시 자동구출운전장치의 기능과 작동 범위를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있다.

가) 카가 승강장에 도착하면 카문 및 승강장문이 자동으로 열려야 한다.
나) 승객이 안전하게 빠져나가면(10초 이상) 카문 및 승강장문은 자동으로 닫히고 이후 정지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 경우 승강장 호출 버튼의 작동은 무효화되어야 한다.
다) 나)에 따른 정지 상태에서 카 내부 열림 버튼을 누르면 카문 및 승강장문은 열려야 하고, 승객이 안전하게 빠져나가면(10초 이상) 카문 및 승강장문은 자동으로 다시 닫히고, 이후 정지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라) 정상 운행으로의 복귀는 전문가의 개입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정전으로 인한 정지는 전원이 복구되면 정상 운행으로 자동 복귀될 수 있다. 마) 배터리 등 비상전원은 충분한 용량을 갖춰야 하며, 방전이나 단선 또는 누전되지 않도록 유지·관리되어야 한다.
비상전원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잔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

정전 시 대비하는 장치는 UPS와 비상발전기를 통한 전원 투입 등의 방법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슈퍼 캐페시터 등의 발전과 더불어 ESS(Energy Storage System)의 등장으로 경량화 되고 효율이 뛰어난 정전 시 예비전력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현수장치가 로프로 구성된 전기식 엘리베이터의 경우, 기존에는 운전 매커니즘(카의 반대편에 무게 추를 형성함으로써 부하를 경감시키는 원리) 상 일부 주행구간에서 발생하던 발전 부하를 회생저항으로 해소했으나 이를 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에너지 재생 기능도 좋아지고 있다. 에너지 변환 기술도 다양하게 발전해서 재생된 에너지를 재투입해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고 이때 발생하는 진상 부하의 역률을 개선하고 일부는 ARD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술도 상당히 발전했다.

승강기 기업들의 ARD 도입 현황

현재 나와 있는 ARD의 대부분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내장하고 정전 시 검사기준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ARD 기술의 핵심은 정전 시 투입될 전원의 생성과 보존일 것이다. 보다 신뢰성 높은 ARD를 구성하기 위해 슈퍼 캐페시터의 적용을 고려하는 회사도 있다. E사의 경우 UPS의 적용, ESS를 활용한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구현, 원격제어를 통한 신속한 구출 시스템을 갖춘 ARD 도입 등을 포함한 승강기 정전 대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보다 안정적이고 긴 시간의 승강기 예비운행 능력을 확보해 다른 회사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H사의 경우 DC-DC 컨버터 기술을 적용하여 트랜스를 사용하지 않고 경량으로 구성하면서도 승압 효율의 극대화를 구현해 ARD의 효율 개선에 나서고 있다.
또한 MRL(Machine Room Less)형 승강기가 약진하면서 매립 또는 초박형 제어반의 출현도 이슈가 되고 있다. 기계실 없는 타입의 승강기는 건물의 공간효율을 높일 수 있어서 최근 중·저속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ARD도 기계실 없는 승강기에 맞게 매립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ARD 자체의 하우징을 벗겨내고 제어반 내에 함께 설치하는 타입도 소개되고 있다.
최근 승강기 제어기술은 스마트한 제어 패턴과 더불어 RMS를 구현할 인터페이스도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갇힘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갇힘 사고는 관리 측면의 부실, 장치 고장이나 오동작등으로 원인이 파악되고 있다. 관리 측면의 부실로는 정전, 건물기기 불량 등이 있으며 장치고장이나 오동작 사례로는 부주의나 센서 감지로 안전장치 작동, 비상정지버튼 오조작, 카내 난폭한 행동, 주행 중 카 도어 개방시도 등을 원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기 오동작의 경우 간단한 리셋으로도 정상 운행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갇힘 사고 원인은 철저한 관리와 기술 개발로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4차산업혁명 기술에 힘입어 스스로 데이터를 축적해 승강기 관리자에게 전송하고 고객이 갇히지 않도록 운행을 제어하는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현재 ARD는 정전 시 자동구출운전제어에 국한되어 있다.
앞으로는 승강기에서 벌어지는 고장의 원인과 해법에 대한 표준을 만들고 정전 시 구출운전을 자동으로 하는 것처럼 대비할 수 있다면 갇힘 사고는 더욱 더 줄어들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지속적인 관리로 자료를 수집하고 사례별 자동구출운전의 비즈니스 모델링과 함께 제도적인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반도체가 발달하면서 작은 하우징에 대용량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게 된 상황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ESS의 등장으로 인해 예비전력과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서 ARD의 미래도 밝을 것으로 내다본다. 갇힘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해법과 함께 경쟁력 있는 가격 구조와 신기술이 지속적으로 탑재되면 갇힘 사고는 물론, 중대 사고와 중대 고장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편리한 이동수단을 넘어 어떤 경우에도 승강기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들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