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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내 스톱버튼이 나오는 잭 리처

승강기 시네마

카 내 스톱버튼이 나오는 : 잭 리처

Jack Reacher, 2012

글. 이동희(한국승강기안전공단 경기북부지사장)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삼성이야기(blog.samsung.co.kr)

이번 호에서 소개할 영화는 명불허전의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아 열연한 「잭 리처(Jack Reacher, 2012)」이다. 톰 크루즈의 액션물은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로 대변되지만 추리와 수사라는 부분이 접목된 「잭 리처(Jack Reacher)」도 꽤 볼만한 작품이다.

영화는 피츠버그 PNC 야구장 부근에서 일어난 의문의 「묻지마 저격살인」으로 시작한다. 제임스 바(조셉 시코라 분)에 의해 선량한 시민 5명이 저격되는 장면은 영화의 초반이지만 충격적이다. 현장에서 드러난 증거에 의해 붙잡힌 제임스 바는 잭 리처(톰 크루즈 분)를 데려다 달라고 한다. 잭 리처만이 자신의 누명을 벗겨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송 도중 다른 죄수들에게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심하게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가 된 제임스 바. 모든 증거는 그가 범인이라고 명백히 말하고 있지만 잭 리처는 완결된 범죄 속에 숨어있는 논리적 오류와 틈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제임스 바에게 누명을 씌우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량한 시민들을 살해한 검은 세력이 있다는 걸 직감한 잭 리처는 서서
히 제임스 바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행동에 들어간다. 하지만 수사가 계속될수록 사건은 꼬여가고 잭 리처가 접촉했던 샌디(알렉시아 패스트 분)라는 아가씨가 검은 세력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오히려 잭 리처가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 적극적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검은 세력은 제임스 바의 변호사를 자처한 헬렌(로자먼드 파이크 분)에게까지 마수를 뻗치고 마는데. 검은 세력에 포섭된 형사 에머슨(데이빗 오예로워 분)이 엘리베이터에서 헬렌을 납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적에게 매수된 형사 에머슨은 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헬렌을 뒤 따라서 탑승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치는 순간 손을 댔고 엘리베이터 도어는 세이프티 슈에 의해 반전된다. 엘리베이터 카에 동승하게 된 헬렌과 에머슨. 그러나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왼손에 전기충격기를 감춘 에머슨이 헬렌을 기절시키기 위해 접근하는 순간, 위험을 감지한 헬렌이 엘리베이터 내의 알람버튼을 누르는 장면. 여기가 오늘의 핫 이슈다.

엘리베이터 카 내의 정지장치–있어도 되나?

영화에서는 엘리베이터 도어 오픈 버튼과 도어 클로즈 버튼이 나란히 있고 그 아래에 알람과 스톱버튼이 병렬로 위치되어 있다. 헬렌은 위기의 순간 알람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에는 위험 경보음이 ‘윙윙’ 울린다. 알람버튼 옆에 스톱버튼이 위치해 있는데 스톱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는 그 자리에서 멈출 것이다. 영화에서의 헬렌의 행동은 지혜롭고 올바른 행동이다.
다만 주위에 도움을 줄 만한 사람들이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검사기준을 본다면 알람 버튼 대신 비상통화장치가 모든 엘리베이터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스톱 버튼은 아쉽게도 허용하지 않는다.
현재, 전기식엘리베이터 검사기준에 따르면 카내에 노출된 상태의 스톱 버튼(정지장치)는 설치할 수 없다. 엘리베이터 도어를 포함하여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키고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정지장치는 피트나 풀리실(기계실로 이해하면 될 듯), 카 지붕(카 위), 카내 점검박스 안 등에 설치되어야 한다. 카내에 노출된 정지스위치가 있는 엘리베이터는 90년대 초에나 종종 볼 수 있었다. 한때 노출되어 설치하기도 했으나 잦은 장난 등의 이유로 이젠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다만 도킹운전이 있는 엘리베이터의 경우 출입구 1m 이내에 설치할 수 있다.
도킹운전이란 승강장문 및 카문이 열린 상태로 엘리베이터에 출입하거나 하역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운전을 말하는데, 카의 움직임은 승강장 바닥에서 1.65m를 초과하지 않는 구간에서만 가능하고 카의 속도도 0.3m/s 이하이어야 한다. 쉽게 말하면, 트럭에 있는 화물을 실거나 내릴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상태로 트럭의 짐칸과 접안할 수 있게 구성된 운전이다. 카 내 스톱버튼과 관련된 검사기준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톰 아저씨–그 나이에 액션배우?

우리나라 나이로 환갑을 바라보는 톰 크루즈가 아직까지 웃통을 훅 벗어던지고 각종 액션에 도전하는 것을 보면 카메라기술의 도움도 받을 테지만 존경을 금할 수 없다. 특히 톰 크루즈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몸을 굴리기로 유명한 배우이니 더더욱 그렇다. 하긴 리암 리슨(Liam Neeson)이나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도 여전히 건재하니 톰 크루즈는 아직 청년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할리우드 배우치고 작은 신장으로 액션을 소화하며 롱런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내가 그를 스크린에서 처음 본 작품이 아마 그를 일약 스타덤으로 만들어준 「탑 건」이었던 것 같다. 「탑 건」에서 저돌적이고 섹시한 그의 매력은 참으로 풋풋했다. 지금은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지만 어느 배역을 맡아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흥행보증수표인 그가 곧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과 「탑 건 2」로 돌아온다고 하니 잔뜩 기대가 된다. 이왕이면 무덤에 들어가기까지 쭉 현역의 액션배우로 남아주길 바란다. 톰 크루즈와 같이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것은 우리 중년들 모두의 희망사항인지도 모른다.

천하무적? 누구나 한 번 쯤 슈퍼 히어로를 꿈꿨다.

소싯적에 슈퍼 영웅을 꿈꾸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늘을 날아 다니면서 혹은 빌딩 사이를 뛰어 다니며 악당들을 혼내주고 선량한 시민들을 구한다는 상상은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만 한 일이다. 게다가 그 광경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절정의 절대여신이 바라보고 있다는 상상을 추가해서 말이다. 영화에서의 잭 리처는 과히 천하무적, 전지전능한 수사관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견주어 볼 상대가 슈퍼맨 정도. 좀 과장을 하기는 했지만 영화 속에서의 잭 리처는 머리면 머리, 싸움이면 싸움, 제이슨 스타뎀 능가하는 운전솜씨 등 못하는 게 하나도 없는 캐릭터로 나온다. 잭 리처에 감정이입을 하다 보면 일과 삶에서 찌들어진 스트레스가 확 사라지는 느낌이 온다. 그에게 일어나는 우연과 행운이 겹쳐질 때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나에게도 그런 행운을 기대하며 감상한다
면 여전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우리 모두도 그러한 천하무적 주인공을 오아시스처럼 여기며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삶의 위안, 위로처럼 말이다.

잭 리처
Jack Reacher , 2012

액션 | 미국 | 130분 | 2013 .01.17 개봉 |
[국내] 15세 관람가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 출연 톰 크루즈(잭 리처),
로자먼드 파이크(헬렌), 로버트 듀발(카쉬)

소설은 창작의 원천

「자기 계발서보다는 소설을 읽어라!」 라는 조언을 접한 적이 있다. 자기계발서는 정답을 정해놓고 가르치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과 인생은 독자로 하여금 여러 각도의 상상을 하게 만들어, 같은 소설을 읽고도 수만가지 다른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격하게 공감한다. 소설은 창의력의 원천이며 창의력을 기르고 싶다면 소설을 선택하는 게 옳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골고루 편식하지 않고 읽는 편이다.
이 영화의 원작도 소설이다. 영국태생의 작가인 리 차일드(Lee Child)의 「잭 리처」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이야기인 「원 샷(One Shot)」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리 차일드는 방송국에서 구조조정을 당한 뒤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1997년에 발간된 「추적자(Killing Floor)」로 대성공을 거두며 영·미권 추리소설계의 권위 있는 상인 「앤서니 상(Anthony Awards)」과 「배리 상(Barry Awards)」 을 동시에 석권했다. 이후에도 「잭 리처」 시리즈를 계속적으로 발표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잭 리처 시리즈는 「네버 고 백(Never Go Back)」, 「원티드 맨(A Wanted Man)」, 「어페어(The Affair)」, 「악의 사슬
(Worth Dying For)」, 「61시간(61Hours)」, 「하드웨이(The Hard Way)」 를 비롯한 총 19권이 발간되었고, 「네버 고 백(Never Go Back)」이 2016년 「잭 리처」 시리즈 두 번째로 영화화 되었다. 원작이 워낙 탄탄하다 보니 「잭 리처」 시리즈는 마음먹기에 따라 장기 레이스로도 갈 수 있을 듯하다. 「잭 리처」 시리즈의 계속되는 후속편을 기대해 본다.

법위에 숨은 검은 세력

이 영화에서는 법 위에 존재하는 검은 조직을 소탕하는 「잭 리처」의 활약상이 줄거리의 핵심이다. 「법 위에 숨은 검은 세력」이란 음모이론(Conspiracy Theory)은 영화에 심심치않게 등장하는 내용이다. 경찰조직까지 침투하여 변호사를 납치하는 이런 무소불위의 세력은 평범한 우리네 시민들에게는 눈엣가시며 악의 축이다. 이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악의 세력이 실제로 우리 주위를 호령하며 떳떳하게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적어도 보통사랑의 상식적인 생각이 통용되고 받아들여지는 정상적인 세상, 이런 세상을 꿈꾸는 것은 지극이 이상론적인 이야기인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소위 가진 자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주」 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인륜과 법도를 무시하고 저지르는 행동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법의 심판을 엄정하게 받아야 한다.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이런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