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강기 보수업계
함께 고민할 때,
희망은 있다!
승강기가 설치·운행된 1910년부터 시작된 승강기 보수. 그 당시에 기술자들은 수직교통의 희소성으로 전도유망한 직업으로 분류되어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승강기 보수업계의 상황은 어디쯤 와 있을까? 글 서길수(한국승강기보수협회 회장)
승강기 보유대국이 지닌 이면
국내 승강기 산업발달은 1980년대 국내 건물의 고층화와 대단지 아파트 조성 붐으로 승강기업체가 급속 성장하면서 부족한 기술력을 선진국으로부터 받아들여 국산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승강기제조사의 기술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IMF사태를 맞아 승강기 대기업들이 외국 다국적기업으로 인도되고 새로운 국내 기술개발은 한 때 주춤하였으나 현재는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한 국내 토종기업들이 R&D에 박차를 가해 1080m/min 초고속엘리베이터를 개발하는 쾌거를 이루고 승강기 연간 설치 대수 세계 3위를 자랑하며 52만 여대의 승강기를 관리하는 승강기 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승강기 안전관리 측면에서 되짚어 보면 승강기 보유대국은 되었으나 승강기 보수의 사전점검의 중요성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지보수에 많은 관심, 고무적인 일
승강기 보수는 설계, 제작, 설치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 제품을 관리하는 기술로 건축, 기계, 전기, 전자, 정보통신 등 복합기술을 관리하는 종합 전문 직종이다. 승강기 수명이 다 할 때까지 보수업체가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업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의 처우는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승강기 보수 기술을 배운 사람마저도 타 직종으로 이직해가는 현실에서 승강기 원로들이 지적하는 ‘승강기 산업의 현실 직시’, ‘인력양성 투자’에 새삼 공감한다. 이는 승강기의 운영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학계, 대기업, 전문기관에서는 지금까지 승강기 보수 기술자 양성에 있어 소극적인 자세를 가져왔으나 최근 들어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늦었지만 유지보수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승강기 기술자들이 업계로 모여들고 있으며 이는 매우 희망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승강기 보수업계가 지닌 현실적 문제점들
승강기 보수유지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승강기 보수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현실적 문제점들을 다음 여섯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승강기 제도적 문제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강화된 안전정책이 수립되면서 승강기 산업발전이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승강기 안전정책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는데 승강기 보수업계는 기술자 부족, 덤핑계약 등의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러나 당면한 문제에 대해 주무부처는 뾰족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둘째, 승강기 보수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 개선이 필요하다.
국내 승강기 보수 산업은 대기업 자체 보수, 하도급업체, 독립군소업체에서 관리되고 있는데 대기업은 자사 브랜드 관리의 명분으로,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협력 관리를 하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승강기 보수는 자동차 서비스와 비교해 볼 때 자재관리, 기술관리 등 모든 면에서 폐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승강기 보수에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이 필요하다.
셋째, 승강기 보수에 중점을 둔 정책마련으로 현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
승강기 보수는 기술용역 서비스산업인데 단순관리에 해당하는 공개입찰방식으로 계약하고 있어 기술서비스 저가 덤핑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방지책을 근본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승강기 보수 과정에서 승강기의 설계, 제조, 설치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보수업체에 책임이 전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또한 보수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수업체가 보수 이외의 부분에서는 책임이 없다는 점을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홍보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승강기 보수 기술자는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대우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으로, 이들에게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는 큰 힘이 된다. 이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배려도 아쉬운 부분이다.
넷째, 승강기 갇힘 고장에 대해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
승강기 갇힘 고장이 마치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확대되어 보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승강기 사고 통계에서 사고 이유 대부분이 이용자 과실로 인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승강기 기계 고장으로 집중되어 보여지는 것은 승강기 안전이용에 대한 홍보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 특수 안전시스템 적용으로 승강기가 안전을 위해 정지하는 것도 고장으로 처리되고 사고통계로 집계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본다. 승강기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승강기 일부에 이상이 감지될 시 즉시 정지하도록 안전 시스템이 운영되는데 이를 고장으로 분류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는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임을 알려야 한다고 본다.
다섯째, 승강기 정기검사 항목을 축소해야 한다.
승강기 자체 점검업무와 승강기정기검사에서 중복되는 항목을 과감히 줄여 효과적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기검사에서는 검사 항목을 과감하게 축소하고 승강기 운행 상 성능에 대한 확인 항목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위험성 분석은 현실에 맞는 선진국 안전 검사 도입 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 보수업의 당면 문제에 관련부처가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보수업 단체에서는 승강기 유지보수의 문제점, 승강기 기술자 부족으로 인력난을 예상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여러 차례 주무부처에 협의하고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원만하게 처리되지는 않고 있다. 대기업과 검사기관 등의 ‘인력 빼가기’로 보수인력이 부족해지고, 이와 함께 승강기 관련 검사기준 강화, 전산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보수업체 입장을 고려해 주었으면 한다. 승강기 검사만을 위한 안전정책보다 승강기 보수 산업발전에 바탕을 둔 안전정책이 새로이 수립되기를 기대해본다.
승강기는 제조, 기술, 인력 세 박자가 맞을 때 승강기 육성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하고 싶다.
'지난호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에스터 사랑방] 배우 김아중 (0) | 2015.04.02 |
---|---|
엘에스터 4월 컬처&라이프 - 아카펠라그룹 내한공연 外 (0) | 2015.04.02 |
내 마음의 맑은 창, 눈 건강 지키기 (0) | 2015.04.02 |
간통죄 폐지는 불륜의 프리패스일까? (0) | 2015.04.02 |
승강기 이용 안전 수칙 얼마나 알고 계세요? (0) | 2015.03.16 |
대한민국 안전을 위한 북소리 - 안전신문고를 울려라 (0) | 2015.03.16 |
신선이 타고 다니는 장가계 백룡 엘리베이터 (0) | 2015.03.16 |
비상정지장치의 안전성 시험 (0) | 2015.03.16 |
엘리베이터의 브레인, 제어반 (1) | 2015.03.16 |
비상통화외부연결장치의 설치 유예 (0) | 2015.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