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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서정이 넘치는 경기도 연천 기차여행

 

 

 

 

낭만과 서정이 넘치는

경기도 연천 기차여행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은 한탄강.

 

 

travel tip

 

가는길 1호선 동두천역에서 매 시간마다 백마고지행 열차 출발. 기차 운행 구간: 동두천역-소요산-초성리-한탄강-전곡-연천-신망리-대광리-신탄리-백마고지역. 버스편: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앞에서 전곡행 버스 수시 출발. 전곡 터미널에서 재인폭포(고문리행)까지 1일 8회 버스 운행. 손수운전: 서울-의정부(23㎞(30분)-3번국도-연천 40㎞(60분), 문산(파주)-37번국도-적성-전곡-3번국도-신탄리역. 선사유적지는 경원선 한탄강역에서 하차 후 도보로 7분 거리, 전곡역에서 한탄강 방향으로 10분 거리. 도봉산역에
서 출발하는 연천교통 버스(20분 간격)나 성남(분당)에서 출발하는 선진고속 직행버스(20분 간격)를 타고 전곡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 서울-자유로-문산IC-7번국도-적성-어유리지삼거리 좌회전-삼화교 건너 좌회전-숭의전. 동두천역에서 신탄리역행 버스(39-2번) 이용. 서울외곽고속도로 의정부 나들목-3번국도(양주 동두천 경유)-신탄리역.

숙박 한탄강, 재인폭포, 신탄리역 부근에 전망 좋은 펜션들이 많다. 알프스하우스(031-833-5853), 한탄강 한가족펜션(010-7277-2837) 등. 한탄강유원지에 있는 오토캠핑장(031-833-0030)도 좋다. 홈페이지(www.hantan.co.kr)에서 숙박신청을 받는다. 초성모텔(031-835-2610 청산면 초성리)은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굿스테이’업소다. 재인폭포 근처의 염근당(031-834-8383, www.royalresidence.kr)은 밤하늘의 별을 헤며 한옥의 정취에 푹 빠져볼 수 있는 명품고택이다.

맛집 고대산 입구 신탄리역 앞에 있는 약수식당(031-834-8331)은 손두부와 보리밥 맛이 좋다. 불탄소가든(연천읍 현문로, 834-2770), 한탄강오두막골(청산면 청창로 141번길, 832-4177)은 민물매운탕이 맛있다.

 

 

 

북녘땅과 접해 있는 경기도 연천땅은 기차(경원선)를 타고 둘러보는 게 제격이다. 서울과 원산을 이어주며 풍부한 자원을 실어 나르던 경원선은 분단으로 인해 그 길이가 1/4로 줄어들었다. 이 땅 어디든 철길은 뚫려 있지만 경원선은 천혜의 자연과 곳곳에 민족 분단의 흔적을 두고 있어 각별함이 한층 더하다. 글 김초록(여행작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 한탄강유원지.

 

가족·단체 여행객에게 안성맞춤

봄기운이 자욱한 이즈음 경원선 열차가 멈춰서는 간이역마다에는 나들이객들로 꽤나 붐빈다. 한 시간마다 다니는 기차는 여행객들을 싣고 제 시간에 떠나 목적지에 정확하게 내려준다. 거의가 농사를 짓고 사는 주민들과 군인들이지만 관광차 온 외지인들도 자주 눈에 띈다. 가정집 같은 역사(驛舍)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아담하고 고즈넉하다. 매일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일반 열차와는 별도로 코레일이 개발한 이른바 ‘디엠제트(DMZ)트레인’도 인기다. 매일 1회씩 왕복 운행하는 이 열차상품은 저렴한 요금과 열차 안에서의 다양한 체험, 연계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단체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디엠제트(DMZ)트레인은 매일 오전 9시27분 서울역을 출발해 청량리-의정부-동두천-한탄강-연천-신탄리역에 정차한 뒤 11시44분 백마고지역에 도착, 시티투어버스 등을 이용해 두루미마을, 노동당사, 금강산철교,
월정리역, 백마고지전적지, 고석정, 승일교 등을 둘러보게 된다. 요금은 왕복 2만4800원(주말 2만5600원)으로 편도 이용도 가능하다. 승차권은 전국 철도역, 여행 상담센터, 코레일 홈페이지, 모바일앱 코레일톡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의: DMZ관광 02-706-4851)

 

 

 

 

선사유적지가 있는 한탄강역

동두천역을 떠난 열차는 전곡역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전곡역에서 내리면 한탄강 쪽 10분 거리에 선사유적지가 있다. 1978년 4월, 한탄강 하류의 전곡리에서 주한미군 병사 ‘그레그 보웬(고고학 전공)’은 낯선 돌 네 개를 주워 서울대박물관에 보냈다. 결과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구석기 유물. 그 후로 17차례의 발굴, 조사가 이루어져 6천 여 점의 유물을 출토할 수 있었다. 기원전 30만 년 전(전기 구석기 시대), 이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여기서 발굴된 유물은 양면 핵석기, 외날찍개, 찌르개, 긁게, 새김돌, 망치, 석핵, 화분, 목탄 등 다양하다. 더구나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고고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선사유적지 안에 문을 연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전곡리 유적과 전 세계의 화석인류와 동굴벽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구불구불한 곡면 형태에 수 만 장의 스테인레스 판이 외벽을 덮고 있는 박물관 외관이 특이하다. 선사시대의 화석인류와 기후별 동물과 자연환경을 만나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오래된 미라가 전시된 고고학 체험실과 뮤지엄샵, 기획전시실, 수장고, 카페테리아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사바나기후에서부터 아열대기후, 냉대기후, 전곡리가 속해있던 온대기후까지 기후별 동물과 수목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매머드 뼈로 만든 움집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에서는 수시로 불 피우기, 가죽옷 만들기, 동물 뼈와 조개 등을 활용한 장신구 만들기, 벽화 그리기 체험 등 다양한 고고학체험을 진행한다. (매월 2, 4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31-830-5600, www.jgpm.or.kr) 선사유적지 앞으로 흐르는 한탄강(길이 136km)은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김화·철원·포천·연천을 가로질러 임진강과 만난다.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이 강은 기암절벽과 협곡이 둘러싸고 있어 강의 기품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국전쟁의 흔적

연천땅은 일찍이 역사 안보 관광지로 각광받아 왔다. 북녘에 고향을 둔 이들 뿐만 아니라 분단의 현장을 직접 보려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휴전선이 지나는 32㎞의 구간, 즉 신서면과 중면, 백학면, 장남면, 왕징면은 오늘날 들어가지 못하는 땅이 돼버려 아쉬움이 크다. 파주땅과 인접한 장남면에는 신라의 마지막 왕(56대)인 경순왕의 무덤이 있다.


조선 후기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무덤 앞에는 능비와 혼유석, 장명등, 망주석 등이 배치돼 있다. 미산면 아미리에 있는 숭의전지에도 들러보자. 숭의전은 고려의 태조를 비롯해 3왕과 고려시대 16명의 공신을 봉향한 곳으로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제례를 지내고 있다.

 

한편, 연천역에는 1914년 서울에서 원산까지의 경원선이 개통되면서 증기기관차에 급수를 공급하던 급수탑이 남아 있다. 열차는 상 하행선의 중간 지점인 이곳 연천역에서 물을 공급받은 다음 북으로 내달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물거미서식지도 연천역에서 가깝다. 물거미는 아시아에서 멸종된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1996년 처음으로 은대리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대광리역에서 가까운 열쇠전망대는 안보 교육과 망향의 한을 달래주기 위해 세운 곳으로, 북한의 생활용품과 군사 장비를 볼 수 있는 내부전시실과 초대형 전광판이 눈길을 끈다. 열쇠전망대에서 철책선 걷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출입은 주민증만 있으면 가능하고 화요일은 출입이 통제된다. 이와 함께 천하무적 태풍부대에서 세운 태풍전망대는 전망대에서 휴전선까지 800m, 북한군이 있는 초소까지는 1,6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현재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전망대는 군부대 초소에서 신분증 확인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한탄강 상류 가마골 입구에 있는 재인폭포는 현무암 바위가 깎여 이뤄진 협곡 사이로 물줄기가 떨어지는데 가히 압권이다. 20여 미터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세찬 물보라는 자연의 위대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비 개인 날, 폭포에 가로 걸쳐진 영롱한 무지개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다. 절벽에서 쏟아져 내린 물줄기는 깊은 골을 타고 내려가 한탄강 상류로 빠진다. 재인폭포를 둘러싸고 있는 기암은 주상절리다.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생긴 6각형 모양의 형태는 과거 화산 분출의 흔적이다. 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스카이워커 형태의 전망대도 들어섰다. 재인폭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막골(내산리계곡)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제대로 보여준다. 기암괴석과 자연림이 어우러진 동막골 일대는 물놀이는 기본이고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서늘한 공기가 흘러나오는 천연바위굴은 높이 2.2m에 길이만 16m나 될 정도로 깊다.

 

 

 

경원선의 옛 종점인 신탄리역

대광리역에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신탄리역. 철원 백마고지역이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더 이상 갈 수 없는 경원선의 종점이었다. 신탄리에서 백마고지역까지는 5.6㎞. 60년간 끊겼던 경원선 철로는 이렇게 다시 태어났다. 신탄리역 뒤쪽의 고대산(해발 832미터)은 민통선과 어깨를 맞대고 있는 명산이다. 경기도와 강원도 철원땅의 경계에 솟은 산으로 철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상에서 굽어보는 전망도 빼어나다. 동쪽으로는 금학산이, 남동쪽 저 멀리로는 명성산이 아스라하다. 그뿐이랴. 갈 수 없어 안타까운 북녘 땅도 손에 잡힐 듯하고 곡창지대인 철원평야와 한국전쟁 때 격전을 치렀던 백마고지도 멀리 내려다보인다.

 

 

신탄리역 뒷길로 10여 분 정도 올라가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은 작은골을 거쳐 정상(2.2km)으로 오르는 길과, 말등바위(일명 칼바위) 능선을 타는 길(2.8km), 그리고 군부대자리-표범 폭포-정상(2.2km)에 이르는 코스가 있다. 하산은 북릉을 타고 5분 거리인 삼거리에서 표범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내려오거나, 다시 돌비석봉으로 되돌아온 다음 북서쪽 능선길로 내려오면 된다. 약 100미터 높이에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 내리는 표범폭포는 물이 너무 차서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다. 신탄리역에서 정상까지는 약 8km 거리로 왕
복 4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 1코스: 주차장-큰골-고대산 정상(3.65㎞), 2코스: 주차장-칼바위-고대산 정상(3.20㎞), 3코스: 군부대자리-폭포-고대산 정상(3.65㎞). 신탄리역에서 떠나는 연천 시티투어를 이용하면 연천 관내 여행지를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다. 요금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노인 및 중고생 1만원.

 

소요산역에서 가까운 허브빌리지(www.herbvillage.co.kr)도 찾아볼 만하다. 향긋한 허브향이 참 좋은 이곳은 마치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한다. 눈앞에 펼쳐진 임진강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 한 장 찍어두는 것도 좋을 듯. 각종 허브를 파는 허브샵과 피자, 파스타 등의 메뉴가 있는 레스토랑도 있어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빌리지 안에 펜션(클럽플로라 031-833-3322 연중 운영)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월, 화요일은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