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4호선 에스컬레이터 안전에 내가 있다!
서수원 서울메트로 기계전자사업소 승강설비팀 에스컬레이터 담당주임
1000만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지하철 역사를 상상해보자. 입구에서부터 환승에 도착지까지 몇 번을 걸어 오르내릴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흐른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메트로 에스컬레이터 유지보수를 총괄하는
서수원 주임이 바로 그 중 한 사람이다.
■ 글 / 편집부
제대 후 우연히 본 모집 공고, 지하철과 인연
서수원 주임은 1995년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입사하여 기계설비업무를 주로 담당하다 2007년부터 에스컬레이터를 전담하게 되었다. 2007년 11월 승강기 기계설비사무소 직원 9명에서 2012년 4월 승강설비팀이 발주되면서 26명으로 늘어났다. 서울메트로 1~4호선 120개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460여대, 엘리베이터 340여대, 약 800여대의 노후 부품 교체, 기부체납기기 인수, 점검 및 관리 전반을 담당하는 팀이다.
내년이면 입사한지 만 20년째다. 에스컬레이터를 전담한 지는 8년째. 현재 서울메트로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90대 정도를 맡아 하루 평균 4~8대 정도를 관리 한다. 하루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바쁠 때는 서울 도심 하루 두 바퀴를 뱅글뱅글 돌아요. 거점 역마다 들러 공수해 온 부품을 교체하는 날이면 하루 근무시간이 빠듯하죠.”
그는 1969년 강원도 정선에서 2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86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서울로 왔다. 사립중학교를 장학금을 받고 다녔던 그는 공업고등학교를 진학해서도 기계과 수석을 도맡았다. 소위 모범생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갈 형편이 못되어 졸업 후 바로 취업했다. 첫 직장으로 외국계 기업 자동화기계 설비팀에서 유지보수 담당자로 근무했다. 그러다가 군대 간다는 죽마고우를 따라 그도 무작정 잘 다니던 회사를 관뒀다.
“그냥 남자의 우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할까요? 그때는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이 넘치던 때였어요.”
군대 가기 전 몇 달 동안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일을 가리지 않고 했다. 공사장 막노동, 경양식집 웨이터, 주물공장 생산직…. 제대 후에는 운 좋게 바로 컴퓨터회사 A/S 직원으로 3년 간 일했다. 그리고 우연히 공고를 보고 지원해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입사하면서 지하철과의 돌고 도는 인연이 시작됐다.
다시금 제자리를 찾는 2호선, 그리고 인생
그는 120개 역사들 중에 초록 2호선 역사들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지하철 수송객 상위 5위를 보면 강남, 신도림, 홍대입구, 잠실역이 모두 2호선이다. 수송 인원이 많은 만큼 에스컬레이터 이용객도 많은 것은 당연. 더욱 철저한 점검과 유지보수 등의 관리가 요해진다.
가장 애착이 가는 2호선 에스컬레이터들, 그만큼 서주임의 손을 많이 타고 애도 많이 태웠다. 그러고 보니 그의 인생이 2호선 순환열차를 닮았다. 44개역을 정차해 1시간 30분이면 제자리로 다시 태워다 주는 순환 열차.
그의 인생도 2호선 순환 열차처럼 둥글게 둥글게 돌았다. 중간에 여기저기 다른 곳에 정차도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달려왔다. 한 번에 급행으로 오진 못했지만 욕심내지 않은 만큼 많은 경험을 하고 인생의 교훈도 얻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잘 되게끔 내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다들 잘산다고 믿어요. 그리고 무엇인가 기대하고 바라지 않으려고 하지요.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역발상을 통한 아이디어들, 서울시 표창도
에스컬레이터는 20시간 이상 운행이 되기에 무리가 많이 간다. 특히 지하철은 땅 속에 있어서 습도가 높고 먼지도 많고 온도변화에 민감해 일반 건물의 것과 다르게 접근해야 하기에 더 까다롭다. 8년 동안 셀 수도 없이 지하철 역사 에스컬레이터를 만나고 만났을 터. 서 주임에게 그만의 에스컬레이터 유지관리 노하우를 물었다.
“열악한 조건 속 힘들지만 그만큼 노하우가 축적돼요. 그 안에서 항상 장점 찾으려고 노력하죠. 좋은 기계 새 부품 사용하면 좋지만 상황이 안되잖아요?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는 몇 해 전 에스컬레이터 구동체인의 마모되는 부분이 위아래가 다르다는 것에 착안, 자동차 바퀴 앞뒤를 바꾸는 것처럼 보정 교체 개념으로 체인을 대각선으로 서로 교체했다. 정숙도가 올라가고 소음량이 내려갔다. 수명도 늘리고 비용도 아끼니 일석이조였다.
“항상 ‘왜 안돼?’라는 반문을 많이 해요. 그러다 보면 하나씩 아이디어가 나오더라고요. 에스컬레이터는 운행 중단이 힘들죠. 그래서 ’동작하고 있는 상태에서 점검 공간을 확보하면 안 될까‘ 역발상을 하며 계속 꾸준히 고민 중이에요.”
성실하고 적극적인 그답게 항상 문제가 생기면 연구하고 꾸준히 제안했다. 그 동안 받은 표창만 3개. 2012년에는 서울시 표창을 수여 받았다.
에스컬레이터는 빨리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항상 반대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편의를 위해서 무리하게 뭔가를 하다 보면 항상 문제가 생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안전을 위해 불편도 감수하려는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지하철은 출퇴근 하는 시민의 발이 되어주죠.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는 거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지요.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해서 자동차 운전 대수가 줄어들면 지구 환경보존에도 기여하고. 공공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그만큼 힘들고 책임은 막중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기준을 세워나가며 업무를 보완, 개선해 나갈 거예요. 과제가 많습니다. 이 일이 주어진 동안 제 역할을 열심히 해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하나만 부탁 드립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보수하시는 분들이 점검을 잘 마칠 수 있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꼭 당부 드려요.”
서울메트로는…
서울 주요 도심과 밀집지역을 동서남북 연결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지하철 1,2,3,4호선). 총 이용승객은 2014년 2월 26일을 기준으로 400억 명을 돌파하여 천만 서울시민 모두가 1인당 평균 4,000번씩 서울메트로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는 거리로 쳐본다면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 50회는 족히 다녀올 수 있다.
특히 1호선은 1974년 개통 당시 하루 23만 명에 불과했던 승객이 2014년 2월말 기준, 일일 420만 명에 달해 18배나 증가했고, 연간 수송 인원은 15억2천만 명으로 대한민국 최대이자 세계 4위 규모. 84년 최초로 서울역사에 에스컬레이터 두 대가 설치되었고 점점 그 수가 늘어나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20개 역사에 현재 449대의 에스컬레이터가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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