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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내 승강기와 마케팅의 숨은 비밀



쇼핑몰 내 승강기와

마케팅의 숨은 비밀






마트나 백화점에서 편리한 이동을 위해 무심코 선택한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타며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마케팅 전문가들의 마케팅 기법에 노출된다.승강기는 이동을 위한 편의시설이자 고객을 매장으로직접적으로 유입하는 좋은 마케팅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글 박우선(창업컨설팅, 마케팅 전문가)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 날씨에는 시원한 백화점이나 마트로 사람들이 몰린다. 쇼핑과 함

께 피서까지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백화점이나 각 쇼핑몰의 마케팅 전략가들은 고객

들이 매장 내에 오래도록 머물며 최대한 편안하게 그들의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상품의 효

과적인 디스플레이는 물론, 실내의 온도, 향기,조명, 음악, 동선까지 치밀한 계획 하에 최적

의 레이아웃을 구상한다. 그 고도의 마케팅 기법에 승강기 또한 전략적으로 이용되는 시설

인 것을 알고 있는가?


고층건물이 많고 바쁜 현대인에게 승강기는편리한 이동수단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

점 고층에는 멋진 전망 좋고, 분위기 좋은 카페를 배치하여 고객들은 시선을 이끄는 꼭대

기를 향해 엘리베이터 혹은 에스컬레이터를타고 위로, 위로 올라간다. 고객의 이동을 연

결하며 판매 가능성을 이어가는 매개가 바로승강기인 것이다.

마케팅 기법적으로 고객들을 매장 내에 오래도록 머물게 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승강기의 위치에 따라 매출이 좌우된다.


실제로 매장에서 승강기 주변의 매장들이 매출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형매장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매장 입구가 결정되고 한 눈에 매장이

보일 수 있도록 판매대를 낮게 설치한다. 고객 중 계획을 짜서 쇼핑을 오는 고객

도 있지만 정기적으로 오거나 즉흥적 고객도 많다.

구매 목적이 확실하지 않는 고객까지 포함한 방문고객 모두에게 가능한 한 제품

의 노출을 확대하여 판매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해 승강기 주변에는 기획상

품, 계절상품, 떨이상품 등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제품군을 배치한다.

필요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제품이 필요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마케팅

의 숨은 가치이자 마케터의 역량이 된다.



둘째, 엘리베이터의 층간 이동을 달리한다.


엘리베이터의 고유기능은 빠른 이동이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에서 엘

리베이터 찾기란 쉽지 않다. 들어오기는 쉽지만 나가기는 어렵게 만들어, 고객들

이 오래 머무르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하지만

고객이 엘리베이터 찾아 삼만리를 하게 되면짜증이 나거나 지루해하지 않도록 적절한 배

려도 곁들여 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래서 만든 것이 고층 전용, 저층 전용의 분리 운행이다. 영화관이나 커피숍을 위층에 배

치하여 마음의 여유를 즐기고, 내려오면서 그여유로워진 마음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분수효과, 감성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이때엘리베이터 내부, 입구 주변에 적절한 행사용

디스플레이, 거치대나 POP를 설치하여‘영화티켓 소지 시 식사 후 디저트, 음료 서비스, 주

차 할인’등 영화관이나 공연장 측과 협업을진행하기도 한다.







셋째, 에스컬레이터의 우측에 기획상품을 배치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른손잡이가 많다. 그래서좌측보다 상대적으로 우측 방향을 선호한다. 우

측통행에 익숙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우측으로 서있는 것은 캠페인에 의한 오랜 습관이기도

하지만 우측에 서 있을 때 상대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에스컬레이

터를 타고 내려올 때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오른쪽으로 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에스컬레이터의 우측 방향에는 주로 계절상품, 기획상품이 자리한다. 가격이 부담스

러우면 가격에 장벽을 느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슬리퍼, 계

절티, 와이셔츠, 양말, 넥타이 등의 생필품이나 저렴한 물건들이 자리를 잡는다.



넷째,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를 조절한다.


지하철, 공공건물과 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를 비교해 보면 작은 차이가

있다. 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는 오르내릴 때 매장의 상품을 둘러보게 하고 구매

를 유도하기 위한 설계 구성이다. 엘리베이터 주변에 붙여 놓은 문구, 사진 한

장도 그냥 붙여 놓은 것은 없다. 고객의 구매패턴과 계절별, 요일별 심지어 시간

대별로 문구를 바꾼다.

마케팅에서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매출을 바꾸고 수익률을 바꾼다. 요즘 승강기에 QR마크, 바코

드를 안내하는 POP도 등장하고 있다. 고객의 층간 연결을 매개하며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되던 승강기에도 이제 또 다른 도구인 모바일 마케팅의 방법이 적용

되어 매장의 매출을 높여 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