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력난 비상!
엘리베이터 운행과 에너지 절감
올 여름 전력난은 이미 큰 이슈다. 얼마 전 정부가 올해 전력수요가 공급능력을 초과해서예비전력이 마이너스 198만㎾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기상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전력난을 극복할 수 있는 승강기의 에너지 절감 기술과 절약 운행법 등을 알아본다.
글 황수철(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전기에너지 수급 어려운데 전기는 펑펑
우리나라는 전력수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총 전력소비량은
달러 당 평균 0.44㎾h인데, 이는 OECD 평균 0.25㎾h/$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소득 수준
이 높은 프랑스, 독일, 영국 뿐만 아니고 미국, 일본에 비해서도 우리나라 전력수요량이 높은 것이
다. 이는 제조업 촉진 정책의 일환으로 산업용 전력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온 것이 어느 정도 원
인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서도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이 저렴한 전기요금을 위
하여 생산기지를 우리나라로 이전하고 있다는 사실도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이러한 전력소비 상황에서 전력생산 설비의 확충은 느리기만 하다. 최근 원전설비의 부적부품사건
등이 터지면서 이러한 발전설비의 확충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고, 게다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지
역주민의 반대 때문에 발전소의 추가 건설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생산 전력의 92%가 원자력, 석탄, 복합화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정부에서
는 전기에너지의 수급대책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사실은 신재생에
너지 보급확대 정책의 실패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OECD 최하위국인 것이 현실이다.
승강기 절약 운행에 대한 근거 없는 이야기들
이러한 열악한 전력 상황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궁리하여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
다. 물론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삶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극한적인 상
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생활의 중요한 편의설비-물론 고층건물에서는 생활필수설비이다-인 엘리베이터도 전기를 사
용하는 설비이므로 이 엘리베이터의 소비전력을 최소화시켜 전력소비절약운동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엘리베이터와 관련된 소비전력을 제대로 절약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엘리베이터의 소비전력과 관련
된 진실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15여 년 전 IMF 시절에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
어 시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엘리베이터도 전기를 사용해 움직이므로 에너지절약의 여러 가지 방법
이 제시됐다. 그 중에 누군가가 왜곡된 방법을 제시했던 기억도 있다. 엘리베이터의 문닫힘버튼을
한번 누르면 전기료가 50원이 더 든다느니, 200원이 더 든다고 하였던 것이다. 논리는 엘리베이터
의 문은 저절로 열리고 저절로 닫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내부에 있는 문닫힘버튼을 승객이 손으로
눌러 문을 강제로 닫으면 전기료가 그만큼 더 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파트나 빌딩에서는 닫힘
버튼을 못 쓰게 하든지, 닫힘버튼 한번 누르면 얼마가 허비된다는 안내문구를 붙이기도 했었다. 그
러나 엘리베이터의 문은 전동기로 열고 닫는 것이지 저절로 열리고 닫히지는 않으므로 이 말은 논
리에 맞지 않다.
엘리베이터가 출발할 때 전력소비 가장 높다
엘리베이터와 유사한 자동차의 연료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면 속도나 적재량도 그 영향이
다소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역시 주행거리다. 특히 사람이 타고 다니는 균형추를 장
착한 로프식 엘리베이터에서는 운행거리보다는 운행회수가 전력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케이지 자체의 중량과 그 케이지에 탈 수 있는 정원을 고려하여 적절한
무게의 균형추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기계적인 구조의 큰 관성을 정지 상태에서 움직이기 시작하
는 것에 많은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이후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전기에너지가 소요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아무도 타지 않은 케이지가 아래에서 위쪽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위치에
너지를 가지고 있는 균형추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내려가면서 운동에너지로 바뀌고 이를 전동기에
의해서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발전 현상이 발생하게 되기도 한다. 이를 엘리베이터에서 회생전력이
라고 한다.
이 회생전력은 속도가 낮은 엘리베이터에서는 많은 양이 아니므로 저항을 통해서 열로 발산시켜 버
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속도가 높아 많은 양의 회생전력이 발생(회생발전)되는 경우에는 초기 비
용이 다소 소요되어도 상용전원과 동일한 성질로 만들어 되돌려 주는 장치를 설치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 에너지 재생운동과 관련하여 이 회생발전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서
큰 기계가 출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에 많은 전류가 필요하고 큰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출발할 때 전력소비가 가장 많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의 편리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력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합승을 많이 하여 출발하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군관리 엘리베이터 특성 제대로 살려야 에너지 효율 Up!
앞에서 이야기한 문 닫힘버튼을 누르는 것은 문 닫히는 시점을 바꾸어 주는 것으로 문을 닫는 전동
기의 일의 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즉 기다려서 닫히는 것이나 버튼을 눌러 즉시 닫는 것이나 전
기에너지의 소비량은 같다는 것이다. 다만, 기다리는 동안 혹시 다른 사용자가 승강장에 도착하여
현재 타고 있는 사용자와 함께 합승하여 이동할 수가 있는 것을 문 닫힘버튼을 눌러 그 합승의 기회
를 상실하여 나중에 도착한 사용자가 별도로 운행을 필요로 하게 되면 에너지 소비가 증가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용이 빈번하지 않고 한두 명이 타고 이동하는 아파트와 같은 경우에는 합승 기회를
상실하는 회수가 전체 운행회수에 비해 아주 미미하므로 전기료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닫힘버튼을 사용하는 기간과 닫힘버튼을 무효화시킨 기간의 전기료 차이가 거의 없음을 실
측한 예가 있다.
한 대가 아닌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경우에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엘리베이
터 군관리(Group Control)제어부에서는 각 엘리베이터의 현재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고, 이 분석된
상황을 토대로 호출하는 층에 응답할 호기를 결정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군관리제어는 빠르게
서비스하는 것과 전력을 가장 적게 소비하여 목적을 달성하게 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물의 주인이나 관리인이 군관리제어를 도입하고, 엘리베이터를 호기별로 짝수층 운행, 홀
수층 운행, 고층만 운행 등으로 제한하거나, 혹은 1~3층 운행 제한 등을 할 경우에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건물주나 관리인이 시도하는 이 같은 에너지 절감 노력에 엘리베이터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군관리
제어를 도입할 경우에는 군관리 엘리베이터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주기 때문에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
로 사용하게 되어 에너지 절감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행선층선택 시스템과 에너지 절감
최근 행선층선택장치가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다. 이 행선층선택 시스템 또한 엘리베이터 승객의 빠
른 서비스와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에 큰 효과가 있다. 과거에 로비층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꺼
번에 이용하고 있는 경우에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출발이 거의 비슷하므로 행선층에 상관없이 무
차별적으로 승객이 타고 동일한 층에서 여러 대가 멈추고 승객이 내리게 되었다.
이 행선층선택 시스템을 적용하면, 여러 명의 승객을 행선지 별로 분류시켜 탑승하게 하고, 한 개의
행선층에는 한 대만 정지하여 동시에 그 층을 목적층으로 하는 승객을 모두 서비스하게 되므로, 여
러 대가 있는 엘리베이터에서는 획기적으로 운행횟수를 줄일 수 있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건
물의 층수가 많고, 엘리베이터 대수가 많으며 로비에서 탑승인구가 많은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필히
이 행선층선택 시스템 적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건물이 점점 고층화되면서 건물의 상주인구가 많아지고, 또한 출퇴근 등 일시적으로 엘리베이터 탑
승객이 많은 건물이 늘어나면서 엘리베이터의 대수가 많아지고, 속도가 빨라져야한다. 이러한 건물
의 환경에서는 출ㆍ퇴근 등 교통수요가 피크시간을 제외하고는 의외로 많은 시간 동안 한가한 경우
가 있다. 이때 불필요한 전력수요를 줄이는 방법으로 엘리베이터의 정격속도 줄이기, 엘리베이터 운
행대수 줄이기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엘리베이터의 에너지 절감 방법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엘리베이터이 기본적인 목적을 저해하지 않
는 범위 내에서 시행해야 하며, 도어 닫힘버튼은 신속성을 좋게 하는 장치이므로 합승의 확률이 높
은 위치에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홀/짝수층 운행과 격층 운행, 1~3층 등 저층 운행제한 등은 사용자
들의 어느정도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에너지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회생발전, 리제너레이션(Regenertion) 등 작은 부분이지만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
다. 특히 대전력 반도체의 급속적인 발전과 디지털 속도제어에 인버터제어의 기술이 향상되어 리제너
레이션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고, 고층건물로 여러 대의 엘리베이
터인 경우에 로비층에서 행선층 선택 시스템 적용이 전력소비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상 엘리베이터에 소비되는 전력량은 전체 건물의 소비전력량의 2~5% 사이라고 한다. 다른 분
야나 설비에 비해 실제 소비되는 전력량은 많지 않지만 무더위가 극성을 부림에 따라 점점 심각해
지는 전력난에 적지만 보탬이 되는 에너지 절감 운행방법을 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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