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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에도 탑승 정원이 있을까?

승강기 팩트체크

에스컬레이터에도 탑승 정원이 있을까?

엘리베이터는 탑승 가능한 인원을 제한하고 있고 초과 탑승하면 경보음과 함 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에스컬레이터는 어떠할까? 나먼저 씨의 경우처럼 초과 탑승 과부하로 멈추는 상황이 가능할까?

글. 허윤섭(한국승강기안전공단 안전기술연구처장)

출근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는데, 나먼저 씨는 줄을 못 본 척 슬그머니 끼어들어 탑승한다. 그러나 이미 포화 상태인 에스컬레이터는 힘겹게 올라가다 결국 멈춰서고 만다.

 

디딤판의 폭과 수에 따라 결정되는 탑승정원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엘리베이터와 달리, 끊임없이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 디딤판은 승객이 초과 탑승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는 탑승정원을 제한하는 표시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의 설계자는 얼마나 많은 승객을 수송할 것인가, 전동기의 용량은 어떤 것으로 선정할 것인가, 브레이크는 몇 명이 탑승하면 안전하게 멈추게 할 것인가 등을 결정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의 최대 탑승인원을 계산하게 된다.
에스컬레이터의 탑승정원은 디딤판의 폭과 디딤판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디딤판의 폭은 600mm, 800mm, 1,000mm 등 3가지가 일반적인데 각각 탑승하는 인원의 계산 방법과 의미는 아래와 같다.

디딤판 폭 600mm의 경우

■각 디딤판에 성인 1명 탑승(정원=디딤판수×1명)
■큰 쇼핑백이나 가방을 소지한 채 탑승이 불편

디딤판 폭 800mm의 경우

■각 디딤판에 성인 1명과 아동 1명 탑승(정원=디딤판수×1.5명)
■쇼핑백이나 가방을 소지한 채 탑승이 가능

디딤판 폭 1,000mm의 경우

■각 디딤판에 성인 2명 탑승(정원=디딤판수×2명)
■쇼핑몰, 전철역, 공항 등에 적합

시간당 수송량을 계산하는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의 수송능력은 시간당 몇 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가로 계산하게 되는데 에스컬레이터의 정격속도와 디딤판의 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에스컬레이터는 모든 디딤판마다 계속해서 100% 탑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승입률(탑승 가능률)을 적용해서 과도한 계산을 제거하는데, 일반적으로 승입률을 80%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정격속도 0.5 m/s, 경사도 30°일 때 디딤판 폭에 따라 시간당 수송량은 이론적으로 4,500명(600mm), 6,750명(800mm), 9,000명(1,000mm)으로 계산되고, 승입률(80%)을 적용한 최대 수송량은 각각 3,600명, 5,400명, 7,200명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디딤판 폭이 클수록, 속도가 빠를수록 탑승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디딤판 폭에 따른 효율을 반영한 승입률은 정격속도 0.5 m/s의 경우 약 80%(600mm), 70%(800mm), 65%(1,000mm)를 적용하여 현실적인 최대 수송량을 계산하기도 한다.

승객 1인당 무게는 75Kg이 기준

에스컬레이터의 브레이크는 정지거리가 지나치게 짧거나 길지 않도록 브레이크 작동력이 적정하게 설정되어야 하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최대 하중은 승객이 80% 탑승한 상태를 가정하고 그 무게 조건에서 브레이크 정지거리가 너무 길지 않도록 설계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에스컬레이터 승객 1인당 무게는 75kg을 기준으로 한다. 에스컬레이터는 구조상 엘리베이터와 달리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전동기용량을 초과하는 과부하 상황은 발생하지 않지만 그 위에서 걷거나 뛰는 경우 순간순간 과부하에 근접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위험해질 수도 있으므로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에스컬레이터에서 지친 몸을 쉬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