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호 보기

우연인듯, 우연아닌, 우연같은 행운 세렌디피티

우연인듯, 우연아닌, 우연같은 행운

세렌디피티

 

 

‘새해에는 대박 나세요!’

신년을 맞으며 많이 나누는 인사가 바로 “대박 나세요”다. 일상의 평범한 삶에서 소위 ‘대박’이 터지는 행운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 모두는 ‘대박’을 갈망한다.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찾아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
로 복권을 사는 사람도 있고, 신년운수를 점쳐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손에 잡힐 듯 말듯한 행운, 모두가
원하지만 쉽게 내 것이 되어주지 않는 이 ‘행운’이라는 것은 어디에 있는 걸까?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영어단어가 있다. ‘뜻밖의 발견이나 발명’이라는 의미다. 18세기 영국 소설가 호
레이스 월폴(1717~1797)이 처음 사용한 단어로, 페르시아 동화인 ‘세렌딥의 세 왕자들’을 읽고 그가 처음 만든
단어다. 동화 속의 세 왕자가 여행을 하면서 그토록 얻고자 했던 보물은 결국 얻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
한 것, 다양한 경험과 삶의 지혜를 우연히 얻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무한경쟁 시대, 기업들의 생존 전략은?

경쟁이 치열해진 자본주의 시대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참신한 발상, 아이디어를 가
진 회사만이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 앞에서 기업들은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실감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마침내 우연인 듯 맞이하게 되는 ‘대박 신화’의 창조, 그
것이 ‘세렌디피티’다. 과거의 경험과 치밀한 분석뿐 아니라 모험을 통한 새로운 만남과 통찰력 등 뜻밖의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세런디피티가 발생하기 쉬운 남다른 경영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
런 기업들이 중요시 하는 몇 가지 핵심들이 있다.

● 직원들이여! 과감히 일탈의 시간을 가져라!

‘고어텍스’를 발견한 고어가 장난시간(Dabble Time)이라는 것을 만들게 된 계기는 유명한 일화중 하나다.
1969년 당시 합성수지를 실험 중이었는데, 창업자 아들이 장난을 치며 합성수지를 잡아당기다가 우연히 물
대신 공기만 통과시키는 고어텍스 섬유를 발견해 회사는 물론 섬유업계의 큰 영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 계
기로 고어는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10%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장난시간’ 제도를 운영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아이디어 신사업이 다수 탄생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 사내 데이트를 즐겨라!

물론, 업무를 뒤로한 채 사내연애를 하라는 뜻은 아니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우연한 소통의 장을 마
련하는 것이 아이디어 창출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2015년 입주 예정인 구글의 신사옥은 10
만㎡ 건물 안에 있는 직원이 2분 30초 이내에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하고, 나선형 통
로를 만들어 직원 간 접촉 기회를 확대하도록 하고 있다. ‘픽사’는 편의시설을 중앙홀에 배치해 직원 간 우연
한 소통을 유도하며 ‘MIT미디어랩’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직원들의 점심식사 자리를 즉석에서 연결해주
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런치버튼’을 설치하기도 했다.

 

실패해도 괜찮아! 일단 해보자구!

무수한 시도와 시행 끝에 마침내 만나는 행운은 우연이라기 보다 준비된 자에게 돌아온 특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여 우물쭈물, 실행을 미루기만 한다면 행운은 돌아 오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알듯이 로비오의 ‘앵그
리버드’라는 게임은 8년 동안 52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행운의 손을 잡게 된 게임이다. 재미없다고 묻혀버릴
뻔 했던 이 게임은 그의 여자친구가 ‘이왕 개발한건데 런칭이나 한 번 해보자’고 개발자를 설득한 끝에 생각
지 않았던 대박의 신화를 창조하게 되었다. 7억 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판매를 기
록하였고 중독성이 강한 게임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만두 판매 200개에서 2000개 된 대박집

작년 말, 안산의 한 음식점에서 정말 대박이 났다. 샤브샤브와 만두를 무한리필로 판매하는 음식점인데, 한
공중파 방송에 소개된 후 대박이 터진 것이다. 평소에 만두 200개 정도를 만들던 것에서 요즘은 그 열 배
가 되는 2,000개를 만들어도 모자랄 지경이 되었다. 방송을 탄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족
이 먹어도, 남이 먹어도 맛있는 만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사장의 인터뷰를 본 사람이라면 괜히 우
연하게 터진 대박이 아니라 훨씬 전부터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음식 맛을 개발해 온 주인장의 노력의 결
과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준비된 자가 행운을 만난 것이다. 올 한 해, 일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
심히, 내게 주어진 모든 일에 열정을 갖고 임한다면 우연인 듯, 우연치 않게 행운이란 녀석이 당신 손을 덥
석 잡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