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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엘리베이터의 도어가 열려 있다? 언더월드4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의 도어가 열려 있다?

언더월드4

 

이번 호에서는 킬링타임용 B급 영화라는 오명도 있지만 나름대로의 탄탄한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언더월드4(Underworld:Awakening, 2012)」를 소개하고자 한다.

엘리베이터 도어에 대한 상식을 무시한 영화 속 장면을 통해 오히려 도어에 대한 이해를 높여보자.

 

■ 글 /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동부지원장)  
■ 사진 / 네이버영화, 무비스트   ■ 참고 / 네이버영화

 

 

 

돌아온 히로인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

 

  뱀파이어와 라이칸(늑대인간)의 전쟁을 다룬 이 영화는 <언더월드>의 네 번째 시리즈로 1,2편에서 주연을 맡았던 히로인 케이트 베킨세일(셀린느 역)이 다시 주연을 맡고 있다. <언더월드>시리즈는 2003년 <언더월드>를 시작으로 <언더월드2: 레볼루션>(2006), <언더월드: 라이칸의 반란>(2009)까지 이례적으로 3억 달러 (한화 약 3,450억 원)에 달하는 흥행수입을 올렸다. 


  1,2편 주인공을 꿰찼던 케이트 베킨세일이 3편에선 감독인 남편 렌 와이즈먼의 하차와 더불어 출연하지 못했다. 둘은 언더월드(2003) 촬영 후인 2004년에 결혼했다.


  <언더월드 4: 어웨이크닝>은 스웨덴 출신의 만즈 말랜드, 비욘스테인 콤비를 감독으로 영입하며 시리즈의 변신을 꾀했다. 절친인 두 감독의 연출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어에 대한 고찰 - 엘리베이터 도어는 두 개


  엘리베이터 문(도어)이 소재로 나오는 영화를 찾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많은 영화에 등장하는 엘리베이터이지만 도어에 관한 얘기의 단초를 제공하는 장면이 흔하지 않다는 얘기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도어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장면이 나온다. 


  필자에겐 매우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드나드는 엘리베이터의 도어, 독자들은 이 엘리베이터의 도어가 몇 개일까 생각해본 적 있는지…. 정답을 먼저 말하자면 엘리베이터의 도어는 두 개다. 도어가 두 개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반적으로 승객이 타려고 기다리는 공간을 승강장이라 한다. 승강장에서 우리가 타는 도어 하나, 이 도어는 각층마다 하나씩 있다. 6개의 정지층을 가진 엘리베이터라면 승강장에 도어가 6개 있는 것이고 통틀어 하나의 승강장 도어라 지칭한다. 승강장 도어의 특징은 동력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승객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다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타려는 승객이 승강로로 떨어졌다는 기사가 종종 보도되곤 하는데 100% 잘못된 기사다. 승강장 도어는 자동으로 절대 열리지 않는다. 동력이 없는데 무슨 수로 열릴 수 있겠는가? 


  또 사람의 힘으로 열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각 층의 승강장 도어는 인터록이라는 안전장치로 단단히 잠겨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적인 스위치도 있어 문이 열려있는 상태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엘리베이터 자동문의 비밀은 카도어에 있다. 승객이 직접 타는 공간인 카에 도어가 달려 있으며 여기에는 카도어 모터가 탑재되어 자동으로 문을 열고 닫게 만드는 것이다. 즉, 승객이 목적하는 층에 도착하였을 때 카도어와 승강장 도어가 동시에 같이 열리는 것이다.

 

 

승강장도어는 벽이 아닌 문이다


  승강장도어는 벽이 아니다. 그래서 「기대면 추락위험」이라는 표지를 붙이게 되어 있다. 이러한 표지가 붙게 된 배경에는 승강장도어를 추돌하여 승강로로 추락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주로 취객들이 몸싸움을 하다가 추돌하거나, 전동휠체어로 들이 받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일반 벽이 아닌 문이기 때문에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수직으로 추돌하게 되면 문의 상층부 행거가 이탈되거나 하단부 도어슈가 파단되어 승강장 도어가 이탈되며 승강로로 추락할 수 있다.


  그러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08년 9월 이후에 건축허가를 받은 엘리베이터의 경우 450J의 운동에너지(두 명의 중학생이 승강장문 3m밖에서 뛰어와 추돌을 해도 견딜 만한 강도)로 충격을 가했을 때 승강장도어가 이탈 없이 견디도록 기준이 강화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힘, 모성본능

 

  안티젠사에 갇혀있던 뱀파이어 여전사 셀린느(케이트 베킨세일)가 깨어나며 시작되는 영화, 자신의 딸 이브를 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안티젠사로 뛰어드는 셀린느, 이 영화에서는 도어에 대한 상식을 무시한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 때문에 도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아이러니다. 


  딸을 구하기 위한 모성애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항상 변함없다. 주인공이 혈혈단신 건물에 침입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카도어를 쓱 열고 각층 승강장 도어에 폭탄을 설치한다. 물론 카도어는 열린 상태로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실제로 엘리베이터는 카도어에도 스위치가 달려 있어 열린 상태에서는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위한 장면이니 앞에서 언급한 실제의 도어에 대한 상식만 잊지 말고 기억하자. 


  만고불변의 진리 → 엘리베이터는 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도어가 열린 채로 움직인다면 이것은 심각한 고장인 것이다. 혹시 모를 이러한 개문발차를 막기 위한 상승과속방지수단이 적용되어 개문발차 시 승강장으로부터 1.2m를 초과하기 전에 잡아주는 안전장치가 설치되고 있다.

 

 

피는 못 속인다, 인디아 아이슬리

 

  또 하나의 숨은 진주 발견,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옛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셀린느의 딸로 나온 인디아 아이슬리(이브 역)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에서 본 듯한 묘한 이미지의 배우, 알고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40·50세대들의 가슴을 녹였던 올리비아 핫세의 딸인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한 층 더해주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