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낮에는 해가 쨍쨍 내리쬐더니 저녁 무렵이 되자 거친 장맛비가 바람과 함께 쏟아졌다.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퇴근 정체와 맞물려 북새통을 이뤘다. 걱정도 잠시, 공연장에 들어서자 이미 평택안성지사 가족들과 손님들이 자리를 삼삼오오 채우고 있었다. 학예회스러운 무대를 기대했다면 평택 옆 ‘오산’, 아마추어치고 만만치 않은 공력을 선보인 이들의 무대는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평안을 노래하는 목소리
평택안성지사의 개소 1주년을 기념해 아주 특별한 콘서 트가 열렸다. 지역의 승강기 안전을 지키기에도 빠듯한 일과지만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쪼개서 개인 시간을 반납 해가며 연주와 노래를 연습했다. 지사 개소 후 1년간 지 사장으로 근무한 김봉섭 부장은 포크가수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미성의 소유자. 마이크와 기타만 잡았다 하면 가 수 뺨치는 실력이지만 부서원들의 경우는 달랐다. 노래 방 가수 정도로는 가족들과 손님들 앞에서 체면이 서지 않을 터이기에 연습을 거듭해 무대에 오른 것이다. 직원 들은 김광석의 노래를 각자 선곡해 솔로 혹은 듀엣, 합창 등으로 파트를 나누고 공연 순서를 논의하고, 무대 대관 과 세팅까지 모두가 힘을 보탰다. 약속한 시간 7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 객석이 어두워 지자 엄경수 대리가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올랐다. 화려 한 입담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줄 사회자로 그가 낙점된 이 유는 자명했다. 긴장한 후배들을 다독이고 추임새를 넣고 호응을 유도하며 공연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오프닝은 갓 인턴을 졸업하고 정직원이 된 ‘막내’ 조용건 사원의 무대였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을 열창하는데 목소리만으로 장내를 압도하는 호소력이 돋보였다. 뒤이어 ‘분위기 메이커’라는 최민성 주임이 애 절한 감성으로 ‘사랑했지만’을 불렀다. 평택안성지사의 ‘얼짱’으로 꼽힌다는 김세현 주임이 ‘기다려줘’를 부르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조용건 사원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 를 하듯 ‘서른 즈음에’를 선사했다. 그리고 최 주임과 조 사원, 김 주임이 함께 ‘그날처럼’을 들려줬다. 사랑 이야기와 청춘을 노래하는 파트가 끝나고, 보다 성 숙한 감성의 레퍼토리가 이어졌다. 김원 주임의 ‘일어나’, 공연을 위해 통기타를 사서 독학으로 배웠다는 김희관 주 임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김 봉섭 부장의 ‘그날들’ 연주와 노래가 이어졌다. 김 부장과 김 주임의 통기타 듀엣 ‘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관록의 프 로와 감수성의 아마추어가 어우러진 듯 환상적인 호흡을 들려줬다. 단체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앵콜곡 ‘꿈을 꾼다’를 끝으로 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평택안성 지역의 유지관리 업체들도 잠시 업무를 잊고 감 성에 빠져들었고 한창 뛰어놀 아이들은 무대 위 가수로 변 신한 아빠의 멋진 모습에 얌전히 감상하는 모양새였다. 작은 실수는 있었지만 그보다 아름답게 공연이 갈무리된 후, 꽃다발이 난무하고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사 람들이 빠져나간 무대를 뒷정리하는 지사원들의 모습에 는 뿌듯함이 어렸다. 후일담을 들어보니 공연을 준비하며 독창 연습에는 큰 어 려움이 없었지만 화음을 맞춰 노래하는 중창은 처음 해보 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곡당 2개월이나 연습했다고 한다. 동료와 함께 어울리는 음정을 쌓아가야 하는 중창의 특성 때문이다. 20여 명이 전부인 작은 지사지만 오랜 연습으 로 팀워크는 돈독해졌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더욱 안전한 평택안성이라는 성취로 이어지길 바란다. 가족들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음악으로 하나 가 되는, 뜻 깊은 자리였다.
MINI INTERVIEW
노래도, 공연도 계속되기를
전 평택안성지사장
김봉섭 부장
사실 공연을 평일 저녁에 하는 것 부터가 난관이었 습니다. 지사원들과 상 의한 끝에 평택안성 지역 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 어보자고 의기투합해 공 연을 준비했습니다. 4개 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 어요. 평소 노래를 즐겨 부르는 친구들이라서 공 연에 도전하자는 마음이 있었고 시작은 순조로웠습니다. 모두 독창은 잘 했지만 중창에서는 자신의 파트가 아닌, 옆사람 음을 따라 부르는 사람이 많아 당황스러웠습니다. 상대방의 소리를 듣고 목소리를 조절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어려워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함께 목적을 이루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지 직원들이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퇴근시간 이후 꾸준히 연 습하면서 매번 녹음을 해서 들려주고 밸런스의 중요성을 느끼면 서 조금씩 발전해갔습니다. 즐겁게 공연에 함께한 직원들이 대 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승강기 업체 직원과 대표 한 분이 다음 공연은 공단과 승 강기 업체가 함께 준비해서 같이 하자고 제안했으니, 이 공연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연주회 당일 공연장 대기실에서도 무 대에 올라간다는 일이 꿈같이 느껴졌는데 마지막 곡 ‘꿈을 꾼다’ 의 가사처럼 저희는 꿈을 꿨고 이를 이뤘다는 사실이 뿌듯합니 다. 저는 7월 1일부로 본부 교육부서로 발령을 받아 설렘과 걱 정이 교차됩니다. 평소 즐겨 하던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즐기면서 일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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