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들며 인류를 커다란 위기를 겪고 있다. 이 시대에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마켓4.0’, 이는 블록체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통해 승강기산업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4차산업혁명과 마켓4.0 그리고 블록체인
4차산업혁명, 융합의 시대에 중요한 기술요소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이고 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여기에서 AI는 사람에, 빅데이터는 음식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은 음식을 먹어야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자면 블록체인은 음식이 상하지 않게 하고,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냉장고에 비유할 수 있다. AI가 잘 동작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신뢰성.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에 4차산업혁명의 정의는 고(故) 이민화 교수의 정의를 빌리면, “인간을 위한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융합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인간을 위한’이라는 것과 ‘융합’을 강조하고 싶다. 결국, 많은 사람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박사가 제시한 ‘마켓 4.0’은 하이터치와 하이테크 간 융합을 강조한다. 제품 중심(마켓 1.0)에서 고객 중심(마켓 2.0)으로, 또 인간 중심(마켓 3.0)으로 인간의 가치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제품과 서비스,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마켓 4.0’은 인간과 인간(H2H), 기계와 기계(M2M)에서 하이터치와 하이테크 간 융합을 역설한다. 디지털 혁신도 중요하지만, 인간적 감성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산업을 불문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 환경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혁신 또한 수평적이다. 시장은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든다. 과거에 혁신은 천재가 주도하는 톱다운 혁신이었지만, 이제 진정한 혁신은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고객 참여를 기획, 개발과 서비스 등 경영 전반에 반영한다. 이제 주요 의사결정은 특별한 개인이 아닌, 다양한 사회 집단들에 있다. 그리고 이제 대화 능력이야말로 기업의 필수 능력이 되었다. 마케터가 고객보다 똑똑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건 그들의 광고가 아니라 친구, 인플루언서(Influencer) 평가와 추천이다. 그리고 점점 더 평평해지고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진정성’이다. 기업은 메시지 노출 빈도와 양을 늘릴 게 아니라, 몇 군데 중요한 접점에서 고객과 ‘의미 있게’ 연결되는 방법을, 즉 진정한 친구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이 강조되면서 전통적 마케팅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도 4C로 변하고 있다. 즉, 제품(Product)은 공동창조(Co-creation)로, 가격(Price)은 통화(Currency)로, 유통(Place)은 공동체 활성화(Communal activation)로, 판촉(Promotion)은 대화(Conversation)로 각각 재정의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마켓 4.0의 시대인 것이다.
연결·융합·협업 속 미래 승강기, 그 핵심 ‘인간’
이제 필자는 위에서 살펴본 4차산업혁명 차원에서 바라보는 승강기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먼저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자.
국내기업들이 연합하여 ‘커넥티드 엘리베이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커넥티드 엘리베이터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스마트기기, 서비스 로봇 등과 연결되고, AI 호출 및 음성명령 시스템을 갖춘 동시에 보안성·안전성이 강화된 차세대 엘리베이터를 말한다. 이것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으로 승강기회사와 통신사가 융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서비스 혁신으로는 특정 지역 엘리베이터의 부품 교체 주기를 미리 파악해 고장 나기 전에 정해진 계획에 따라 정비를 거쳐 엘리베이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수리·정비 때문에 엘리베이터 운영이 중단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융합적인 방식으로 인간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글로벌 승강기 전문기업의 사례가 있다. 이 기업은 ‘디지털 서비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유지보수 서비스에 접목하였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승강기와 서비스 팀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능동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에서는 협업이 중요하다. 승강기업계에서도 모바일 기술을 통해서 전 세계 엔지니어들과의 협업이 더욱 용이해졌다. 전 세계 엔지니어들이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 사진 콘텐츠 등을 활용해 소셜 네트워크 채널에서 더 자유롭고 편리하게 서로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교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서로의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게 됨에 따라 글로벌한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한층 향상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IoT 기반의 커넥티드 엘리베이터는 콜센터, 클라우드 시스템, 엘리베이터가 항상 연결돼 있어 고장으로 멈추기 전에 원격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까지 하는 스마트 승강기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장이 났을 땐 서비스 엔지니어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스마트폰을 통해 사전에 승강기 상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도구와 진단 정보를 미리 파악한 후 현장에 출동해 보다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정보는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통해 고객과 탑승객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고객 입장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하는 모든 과정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가까운 미래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태기반 모니터링으로 날씨와 사용량 등에 따른 엘리베이터의 상태 예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개별 고객 및 엘리베이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탑승객들은 엘리베이터를 더 안전하게 이용하게 될 뿐 아니라 이동 수단을 넘어선 다양한 경험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탑승객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휴일을 미리 알고 이와 관련된 기능들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IoT 기술을 적용한 커넥티드 엘리베이터 구현이 가능해져 새로운 단계의 개별 승객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관통하며 승강기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그 변화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 협업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지금 코로나19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구조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더욱더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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