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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금융센터, 국내 최고 속도 엘리베이터 설치

새로운 승강기의 역사가 되다!

부산국제금융센터, 국내최고속도 엘리베이터 설치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부산국제금융센터가 지난 6월 완공됐다. 2014년 현재 국내 초고층 빌딩 중 세 번째이자 업무용 시설 가운데는 최고 높이를 자랑한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기록은 국내에서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새로운 승강기의 역사가 쓰여진 셈이다.


■ 글 / 편집부

 

 

부산국제금융센터(Busan International Finance Center)는?

 

부산 이전 공공기관 합동사옥으로 부산도시공사가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민간자본 공모방식으로 건립됐다. 연내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대한주택보증, 한국남부발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등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6개 공공기관과 한국거래소, 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오는 2016년까지 국제해운거래소와 해운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2020년까지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선박금융전문기관을 유치하는 등 동북아 해양 금융 중심지로 특화할 방침이다.

 

 

국내 토종기업이 제작과 설치 맡아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는 2009년 서울 여의도와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 남구 문현동에 들어선 금융복합단지로 높이 289m에 지하 3층, 지상 63층, 연 면적 약 19만7,800㎡의 규모다. 또한 이곳은 분당 600m로 운행되는 국내 최고 속도 엘리베이터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 설치된 최초의 현장이기도 하다. BIFC에는 국내 건축물에 설치된 최고 속도인 분속 600m 엘리베이터 2대와 분속 540m 3대, 분속 480m 8대 등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포함해 엘리베이터가 총 32대, 에스컬레이터 14대가 설치됐다. 제작과 설치는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맡았다.


지금까지 국내 최고 속도 엘리베이터는 1985년 준공된 여의도 63스퀘어(63빌딩)에 설치된 분속 540m 엘리베이터로 당시 일본 히다치에서 설치해 2006년 미쓰비시에서 리모델링한 제품이었다. 그런데 BIFC가 준공함으로써 국내 최고 속도 엘리베이터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초고속 분야에서 국내 기술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인정받게 됐다.

 

 

현대엘리베이터 초고속 기술력 입증

그 동안 50층 이상의 국내 초고층 건물은 대부분 외국계 회사의 승강기가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경기도 이천 본사의 테스트타워 ‘현대아산타워’에 분속 1,080m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초고속 승강기 시장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현대는 베네수엘라 종합정부청사에 분속 480m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해외 초고속 엘리베이터 시장에 물꼬를 텄지만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는 기술을 검증 받을 기회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BIFC는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에게는 초고속 승강기 시대를 여는 의미 있는 현장이다. 그리고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제조·설치해 한국 승강기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국내 승강기 업계에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첨단 고성능 승강기 기술력 집약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설치된 분속 600m 엘리베이터는 지상 1층에서 63층 높이까지 42초에 주파한다. 또 단순히 빠른 속도를 구현한 것을 넘어 안전성과 쾌적한 승차감 확보를 위해 진동 및 소음 저감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뛰어난 견인력과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영구자석 동기권상기와 최적의 응답성을 구현한 제어장치, 고성능 인장력의 플라이볼 형태의 조속기, 주행 시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저소음 저진동을 구현하는 유선형 캡슐 케이지(AERO Dynamic Capsule Cage), 카 내 진동을 최소화하는 능동형 가이드 롤러(Active Guide Roller), 특수 밀폐형 카도어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속도와 안전성, 승차감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켰다. 또 유동인구가 많은 대규모 빌딩이라는 특성에 맞게 효율적인 승강기 운행을 통해 빌딩 내 교통량 해결 및 보안에 효과적인 헬리아스시스템(Hyundai Elevator Intelligent Access System)이 적용되었다.

헬리아스시스템은 승강장에서 목적층을 등록하면 최적의 승강기 호기를 배정해 탑승 및 대기시간을 단축시켜 승객 편의 개선 및 에너지 절감 효과가 탁월하며, ID카드와 연계해 층별 출입을 제한하는 보안기능을 탑재할 수 있어 BIFC와 같이 여러 회사가 입주한 대규모 빌딩에 효과적이다. 특히 BIFC에 적용된 헬리아스시스템은 2012년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속도 가변 트랜스포머 엘리베이터 설치

부산국제금융센터에는 이러한 초고속 승강기의 핵심 기술 외에도 지상 63층 높이라는 초고층빌딩 특성을 반영해 피난용 엘리베이터와 화물 탑재 유무에 따라 속도가 가변되는 엘리베이터(Transformer Elevator)가 설치되었다.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화재, 지진 등 위기 상황 시 신속한 피난과 소방대의 구조활동 등에 사용되는 엘리베이터로 방화도어, 배연설비 등 내화구조로 설계되며, 정전 시에도 2시간 이상 예비전원이 공급되어 운행이 가능하다. 카 상부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위기 상황 시 승강로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안전한 층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한다. BIFC에는 분속 540m, 600m 엘리베이터 5대가 피난용으로 설계돼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트랜스포머 엘리베이터’는 63층이라는 고층빌딩의 특성을 반영해 국내 최초로 제작된 엘리베이터로 평상 시에는 분속 240m, 하중 1,600kg 이하로 운행되다가 고하중 화물 탑재 시에는 분속 120m로 저속운행을 통해 하중을 2,500~3,500kg까지 증가시킴으로써 3.5톤 무게까지 화물 운반이 가능하다. 보통 초고층 빌딩에서 대규모 화물 운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BIFC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고하중 대규모 화물 운반이 가능해 입주사의 편의가 대폭 개선되었다.


이렇듯 BIFC는 단순히 국내 최고 속도의 의미를 넘어 초고층·초고속 승강기 기술이 집약된 현장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설계·제조·설치 전 공정을 순수 자체기술로 진행했으며, 초고층 빌딩과 유사한 ‘현대아산타워’에서 성능·안전·승차감을 철저히 검증했다.

 

현대엘리베이터 한상호 대표이사는 “그 동안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초고속 현장에 대한 대표적인 실적이 없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점이 있는데, BIFC 준공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존하는 최고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두바이, 지상 630m)에 설치된 승강기와 동급속도, 그 이상의 성능을 구현함으로써 기술력을 검증 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BIFC 현장의 성공은 향후 초고속 승강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엘리베이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과 시장에서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