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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인터넷으로 똑똑해지는 승강기

 

스스로 고장 예측, 진단, 예방까지…

 

사물인터넷으로 똑똑해지는 승강기

 

 

 

최근 우리나라와 전세계는 또 다른 변혁의 기류에 휩싸여 있다. IoT 즉, 사물인터넷이라 불리는 새로운 개념의 정보통신 체계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정보를 검색하는 차원을 넘어 원하는 정보를 필요한 시점에 제공하는 기술로 이제 승강기에도 고장 예측과 진단 및 사고예방 기술에 IoT가 접목될 날이 머지 않았다. 글 고영준(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는 IoT

 

IoT(Internet of things)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사물과 사물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물과 사물이 서로가 가지고 있는 동작 특성 또는 상태를 주고 받음으로써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 혹은 행동들을 보여주거나 실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IoT에 대한 예를 들면 해마다 건강검진을 하는 대신 내 몸에 장착해둔 측정 장비와 병원에 구축된 정보 처리장치를 통해 혈압, 백혈구의 수치 등을 수시로 전송하여 주치의로 하여금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하고 본인에게도 몸의 이상 징후를 경고하고 약을 먹어야 할 시기와 병원에 가야 하는 정보 등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기술도 질병의 예방을 위해 건강 검진으로 나의 정보를 알려 주는 정도였다. 앞으로는 미리 준비된 유효한 통신장비들을 통해 사물 간 정보의 교환으로 검진을 받지 않아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웅을 겨루기 위해 한동안 에너지 경쟁에 몰두하였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디자인과 편리성의 경쟁이 있다. 편리성의 경쟁은 편리성과 더불어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미국에서 시작된 V2V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V2V(Vehicle to Vehicle) 즉, 자동차와 자동차 간의 소통이다. 운행 중 너무 근접했거나 사고의 위협이 있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계속 발전하여 무인 운전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또한,
M2M(Machine to Machine) 등 다양한 기술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IoT, 인간을 더욱 편하게 해줄 기술

 

IoT는 1999년 캐빈 애쉬튼이라는 사람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매일경제신문의 캐빈 애쉬튼 인터뷰에서 그는 “IoT는 기술의 진보처럼 보이지만 결국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살찌우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IoT가 삶을 바꿔 나가고 있는 현실을 이미 우리는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엔 내 아이들에게 ‘놀이방에서 나갈 때는 반드시 전원을 끄라’고 고함을 치곤 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센서가 아이들이 방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저절로 전등을 끄기 때문이다.”

 

그의 인터뷰가 IoT의 특징을 아주 잘 설명해 주고 있는 듯하다. 최근 이사한 필자의 아파트는 아파트 단지 정문 게이트를 자동차가통과하면 우리 집 거실에 차량이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또한 어떤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에 연결된 문이 열리면 엘리베이터가 지하 주차장까지 자동으로 서비스된다. 즉, 요청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IoT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기술 요소들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사물의 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고, 이 부분의 시도는 승강기업계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열 센서, 위치감지 센서, 그리고 고장 예측을 위하여 바이브레이터 등과 같은 센서를 이용하여 사물의 고유주파수를 분석하고 현재 상태의 주파수를 분석하여 비교하는 것 등이 그것의 한 예이다.


그러나 이젠 범위를 넓혀보자. 여기서 우리는 두 번째로 빅데이터(Big Data)의 얘기를 해야 한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거대한 정보인 것이다. 그리고 빅데이터는 그것 자체로 데이터라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그냥 보여주는 현상일 뿐이다. 그것은 사실이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현상이어야 한다. 우리는 바로 이런 것에 착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하루의 일상을 조명해보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데이터화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빅데이터를 컴퓨팅 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컴퓨팅 기술은 다음으로 넘기고 여기서는 IoT에 집중하기로 한다.


세 번째로 필요한 것은 어떤 인과성이 없더라도 특정한 사건들이 발생하면 다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곤 했던 정보들을 데이터화(유효한 가치로)시키고 그것을 예측해가는 것이다. 좀 더, 빅데이터에 접근해보자.

 

 


‘빅데이터’를 말하다!

 

빅데이터는 ‘3V’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요즘은 ‘5V’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데이터의 양을 나타내는 볼륨(Volume)을 얘기해야 할 것이다. 빅데이터의 양은 기존의 데이터 영역의 크기보다 확연히 다른 수 페타바이트(PB) 정도로 표현해야 할 만큼 방대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새로운 데이터 관리 기술도 필요로 할 만큼 거대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둘째, 다양성(Variety)를 얘기할 수 있다. 이는 구조화 되어있거나 되어있지 않은 다양한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판매데이터 또는 로그데이터, 개인들이 주고 받은 SNS, 어떤 건물의 사람들의 움직임, 감시카메라의 정보 등 표현하기 힘든 정보들조차 데이터로 포함하고 있다.


셋째, 데이터의 발생 빈도와 속도의 특징을 보여주는 속도(Velocity) 또한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어떠한 일이나 행동들이 얼마나 빈번하고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가는 결재시스템인 POS, 교통카드의 사용 이력들처럼 구매력 및 수요 분석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넷째, 우리는 가치(Value)를 생각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유효한 가치로 만드는 기술을 인사이트라 하지만 그 이전에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다섯째, 진실성(Veracity)이다. 가공되지 않은 자체의 정보의 순수성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에 발표되는 보고서나 논문에서는 시각화(Visualization)을 포함해 얘기하기도 한다. 한편,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준은 다양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노무라연구소의 경우 ‘구조화 데이터→비구조화 데이터→데이터 분석처리기술→데이터를 다루는 조직’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빅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분석기술

 

빅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나 의미를 효율적으로 추출하기 위해 통계분석이나 기계학습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하나씩 살펴보자.

■ 데이터 마이닝: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의미심장한 경향과 규칙을 발견하기 위하여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자동화 혹은 반자동화를 활용해 탐색하고 분석해 가는 과정이다. 데이터의 형태와 범위가 다양해지고 그 규모가 방대해지는 빅데이터의 등장으로 데이터 마이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사전)

 

■ 회귀분석: 다소 딱딱한 이야기지만 회귀분석과 같은 동계적 기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회귀분석은 여러 가지 변수들이 어느 하나의 변수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좋은 기술이다.

 

다양한 분석 기법들을 통해 정보를 유효화 하고 우리는 이것을 유효한 네트워크로 구성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기반을 제공하는 몇 가지 지식영역을 살펴 보았고 이제 IoT가 승강기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IoT와 승강기

 

최근 승강기 분야의 R&D를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IoT 기반의 제어기술 개발 얘기를 접할 수 있다. 승강기 산업에서의 IoT는 캐빈 애쉬튼의 얘기처럼 인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기술이어야 한다. 건물의 기능과 어우러져 이용자들의 습성과 빈도를 분석하여 서비스를 자동화하고, 안전성의 문제에서도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스스로 고장을 감지하여 승객을 안전하게 하차하도록 하는 기술과 부품들의 고유 진동주파수 특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자동으로 교체주기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기술들이다. 또한 기계의 특성 이외에 승객들이 취하는 태도와 발언들을 종합하여 고장 예측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는 또 하나의 기술진보를 보게 되었다. 티센크루프 글로벌에서 발표한 ‘멀티’라 칭한 자기부상 엘리베이터 개발 보도이다. 리니어 모터를 이용한 기술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회자되던 얘기들이다. 수평 면에서 동체를 띄워 움직이게 하는 기술은 자기부상 열차로 구현된 바 있다. 멀티는 수직면에서의 움직임을 구현했고, 여기에 또 하나의 혁신을 추가했다. 승강로 안에 승강기의 무게를 보상하던 균형추가 없어지고, 하나의 승강로에 여러 대의 승강기가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투윈 또는 복층 구조의 승강기는 나온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 발표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 동안의 기계적·동적 설계 메커니즘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IoT 개념으로 돌아가서 멀티를 보면 분명 한 승강로 안에서 여러 대가 움직이므로 충돌을 방지할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정해진 로직에 의해 움직이도록 제어할 것이다. 여기에도 분명 C2C(Car to Car)가 필요해 보인다. 얼마 전 필자가 있는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여 특강을 진행한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의 박양춘 대표는 특강 말미에서 티센이 MS사와 손잡고 IoT기반의 원격 유지보수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IoT는 운전제어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시스템, 승객을 위한 편리와 안전, 기기 수명의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의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 이미 가까이 와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가 자동으로 내려지고, 출근하러 현관문을 나서면 엘리베이터가 미리 와서 대기하
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치료받을 부분을 미리 알려주는 똑똑한 세상, 무엇
인가 정보를 찾으려 할 때 미리 정보를 주는 세상, 피곤할 때도 잠을 자면서 운전할 수 있는 세상… 이러
한 세상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정보의 보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렇지만 거대한 흐름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IoT로 편리
하고 안전한 승강기를 구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면 “비상벨을 누르세요”
하지 말고 갇힌 것을 미리 알아서 또는 갇히게 될 것을 미리 알아서 갇히는 일이 없도록 하거나 또는 갇히
더라도 이미 알고 있으니 곧 조치하겠다는 정보와 서비스는 어떨까? 퇴근해서 집 주차장에서 파킹 후 엘
리베이터 승강장으로 가면 승강기가 미리 와 있으면 어떨까? 또한 기사들에게는 어떤 부품이 교체를 원
한다는 정보를 미리 주면 어떨까? 또한 멀티풀 한 대형 건물에서 빠져 나와 집으로 또는 목적지로 향하는
교통수단과의 연계를 최적으로 알려주면 어떨까?

 

필자는 자동화 설계에 대하여 기고한 바 있다. 자동화는 사물 인터넷으로 가는 전 단계일 것이다. 필요한
정보는 이미 나와 있다. 아니 넘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인사이트, 하둡, 새로운 용
어와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또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IoT와 승강기의 만남으로 승강기 산업에서
도 괄목할 만한 진보와 시도가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