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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과학 안에 과학축구가 있다

승강기 과학 안에 과학축구가 있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승강기. 그 복잡하고도 섬세한 구조물 안에는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승강기
속 과학과 축구의 기술을 비교를 해보았다. 승강기와 스포츠라는 서로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과학적 물리량은 어떠한 형태로 작용되고 있을까?

■ 글 / 이상훈 (영남이공대학교 전기자동화과 교수)

 

 

 

전 세계 지구인의 열망을 담아 6월 12일 20번째 FIFA 월드컵이 브라질에서 열리게 된다.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과 남미 외에 다른 대륙들의 배제 원칙에 따라 브라질이 단독 후보로 나왔고, 2007년 10월 30일에 무투표 당선된 브라질이 개최국으로 결정되면서, 브라질은 1950년 FIFA 월드컵에 이어 남미에서  처음으로 월드컵을
두 번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다.


한편 2014년 4월 17일은 현대엘리베이터(대표 한상호)가 브라질 공장을 완공하며 남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원년이기도 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7일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州) 상 레오폴두시(市) 8만799㎡의 대지에
연면적 1만3,337㎡ 규모의 승강기 생산 공장을 준공, 브라질과 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거점을 마련하였다.
이렇듯 승강기와 축구가 브라질에서 하나가 되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해를 맞으며 그 속에 얽힌 과학적 원리의 관계도 파헤쳐 보자.

 

 

역학적 작용 이용하는 승강기와 축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로프승강기와 축구 두 분야에는 역학적 작용을 이용하는 공통점이 있다. BC 20년경 그리스의 대 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로프와 도르래, 그리고 드럼을 이용하여 승강장치를 만들었다는 기록에서 시작한 승강기는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하여 물건을 수직으로 나르는 운송 수단이다.


 

베르누이의 정리

축구는 작용력에 대한 반작용력의 역학적 요인을 이용하여 공과 다리의 임팩트로 킥을 구사하는 운동이다.
축구에서 공에 작용하는 운동량은 공의 반작용력과 다리의 충격량에 의해 결정되며, 격량을 크게 하기 위해 다리의 각속도를 최대로 하고, 회전 반경을 최대한 길게 함과 동시에 최고의 선속도로 임팩트 시 시간을 길게 함으로써 공을 멀리 찰 수 있는 스포츠 과학이 숨어 있다.

 

‘유체압력’ 축구에선 멋진 킥으로, 초고층에 설치된 승강기에선 또 하나의 문제로 우리가 어렸을 때 물리적 현상 중 유체에 대한 물리적 법칙을 떠 올려보면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법칙이 있다. 1700년대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베르누이가 발표한 베르누이의 정리이다. 승강기와 유체의 압력과의 관계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것이다. 또한 축구의 화려한 킥과 유체의 압력 간의 관계 또한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베르누이의 정리에 기인하여 승강기는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로, 축구에선 골네트를 시원하게 흔드는 멋진 골로 이어진다.

 

*베르누이의 정리란?
유체(공기나 물처럼 흐를 수 있는 기체나 액체)는 빠르게 흐르면 압력이 감소하고, 느리게 흐르면 압력이 증가한다는 법칙. 유체가 좁은 곳을 통과할 때에는 속력이 빨라지기 때문에 압력이 감소하고, 넓은 곳을 통과할 때에는 속력이 느려지기 때문에 압력이 증가하는 현상을 그의 이름을 따서 ‘베르누이의 정리’라고 함. (출처 : 네이버 어린이백과)

 

 

 

연돌현상의 모식도

초고층 건물 승강기의 최대의 적 ‘연돌 현상’
몇 년 전 부산 해운대 우신골드스위트 오피스텔 빌딩의 화재는 건물 4층에서 발생한 불이 인화성 물질로 마감된 건물외벽을 타고 불과 10여 분 만에 38층 정상까지 번졌다. 이렇게 빨리 불길이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로 해운대 지역은 바다에 인접되어 있어서 온도가 떨어지는 가을부터 봄까지는 바람이 매우 많은 지역이다. 바람은 건물 내외부의 온도 차이로 인해서 밀도차이가 생기고 건물 높이에 따라서 각 층의 압력차가 심하게 발생하게 되어 불길이 위로 솟구치는 현상이 발생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우리에게는 생소한 내부의 연돌현상이라는 엘리베이터 승강로의 굴뚝현상에 의해 내부의 불길 및 연기가 승강로를 타고 위로 솟구치는 현상 또한 불길을 확산시키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연돌현상(Stack Effect)이란?
기본적으로 건물의 실내와 외부의 공기 상태(온도 및 습도, 공기의 밀도)차이에 의해 건물 내외부의 압력차이가 발생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건물 외부에는 차가운 공기가, 건물 내부에는 따뜻한 공기가 있어 지표면 상에서의 압력이 건물 내부가 외부보다 낮아 저층부에서는 외부에서 실내로 공기가 유입되고 유입된 공기는 수직 이동경로를 통해 고층부로 상승하여 실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연돌 현상은 고층 건물뿐만 아니라 저층 건물에서도 일어나지만, 그 발현의 정도가 매우 미미해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고층 건물에서는 발현의 정도가 커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이를 방지하게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연돌 현상으로 인한 문제점
①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 개폐의 어려움(로비, 지하주차장 출입문)
② 코어 부근 실로 통하는 출입문 개폐의 어려움(세대 현관문, 계단문)
③ 엘리베이터 카의 흔들림으로 인한 불안감
④ 엘리베이터 문 오작동
⑤ 엘리베이터 문 및 각종 출입문에서 소음 발생

 

연돌 현상 방지 대책
① 회전문 및 전실(방풍실) 설치
② 외피 기밀화(건물의 기밀 시공)
③ 수직 통로 공기 유동 제한
④ 건물 상층부에 개구부 설치, 창호 폐쇄

 

 

 

마그누스 효과

마그누스 효과는 프리킥의 꽃 바나나킥을 만들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구기 종목에서는 공이 직선 방향으로 운동하는 것이 아닌 휘어지는 현상을 이용함으로서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는 유체의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마그누스 효과에 기인하며, 축구에선 바나나킥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마그누스 효과란?
원통형이나 구형의 물체가 유체 속에서 회전할 때 속도에 수직한 방향의 힘을 받아 물체가 휘는 현상을 말한다.

 

 

스포츠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공의 구조는 아주 많이 진화하였다. 그리고 공의 구조가 바뀜에 따라 여러 가지 운동변화도 생기게 되었다. 공은 특정 속도 이상의 빠른 속도로 움직일 때 공 주변에 소용돌이 등 난류가 형성되며, 공을 찬 직후에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난류가 형성될 때에는 마찰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작용해 공의 회전에 따른 영향이 적고 멀리까지 날아가게 되지만 속도가 떨어지면 공기 흐름이 안정적이고 얇은 층을 이루
는 층류(層流)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때는 마찰력이 커지고 또 공에 회전을 가하면 마그누스 효과로 공이 휘어지게 된다. 즉 스핀을 넣어서 세게 찰 경우 처음에는 난류 영역에서 직선으로 날아가다가 특정 속도 아래로 떨어지면 공 주변에 층류가 형성되면서 공이 급격하게 휘게 되는 것이다. 습도가 낮은 맑은 날일수록, 공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의 표면을 골프공처럼 울퉁불퉁하게 만들수록 낮은 속도에서도 난류가 형성되며, 맑은날 축구공의 경우 약 시속 110㎞ 이상의 속도에서 난류가 형성되며, 그 이하에서는 층류가 지배적이게 된다. 난류 영역에 있는 공은 상대적으로 멀리 갈 수는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즉 공의 운동에 불규칙성이 커지게 된다.

 

이와 반대되는 킥이 무회전 킥이다. 프리킥 지점에 볼을 놓고 5걸음 정도 뒤로 물러난 뒤 인스텝(발 안쪽 면과 발등의 중간 부분)으로 공의 중앙 밑 부분을 강하게 차는 무회전 킥은 말 그대로 회전이 거의 없다. 공의 무늬가 보일 정도로 회전이 걸리지 않은 까닭에 공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며, 야구에선 이러한 현상을 너클볼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선수들이 주로 프리킥 상황에서 회전볼을 이용하였으나 요즘은 이러한 무회전 킥을 자주 구사하고 있다. 이는 회전볼에 익숙한 골키퍼가 정확히 잡아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무회전 킥의 비밀(카르만 효과)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이 최근 스포츠과학의 영역 중 영상 촬영을 통해서이다. 초당 5,000장의 촬영속도의 고속영사기를 이용해 골키퍼 앞 25m 지점에서 100㎞/h 속도의 무회전 킥을 촬영하면 킥 직후 공은 거의 직선으로 날아가다가, 골키퍼 앞 15m 정도에서는 상하 좌우로 크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상하 좌우의 폭은 10㎝나 관측되었고, 공의 비행 궤적에서는 30㎝정도의 상승과 하강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러한 무회전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무회전하는 공 주변의 공기 흐름은 좌우나 상하가 모두 유사하므로 공은 직진하게 된다. 그러나 무회전으로 강하게 찬 볼이 상하와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이유는 불규칙한 공기저항 때문이며, 무회전으로 날아가는 축구공 내부의 공기는 빠르게 진동하면서 공 주변에 흐르는 공기 흐름을 불규칙하게 만들 뿐 아니라 오히려 공기저항이 더 커지게 된다. 이처럼 공 주변에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공기저항에 영향을 주고 공의 진로를 결정한다는 유체원리를 이용하여 축구 선수들은 관중들에게 멋진 골을 선사하고 있다.

 

 

승강기와 스포츠는 과학으로 진화하고 있다
승강기와 스포츠는 둘 다 운동역학을 이용하고 있다. 승강기는 점차 건물의 층수가 높아짐으로 인해 초고층에 대한 초고속을 요구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의 미비했던 역학적 문제들이 선결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초고층 승강기의 경우 연돌 현상 이외도 초고속 주행 중 공기역학에서 발생하는 진동 문제와 같은 길어지는 수직 주행거리에 따른 역학적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과학적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포츠 또한 측정 장비의 발달로 인해 경기 분석을 위해 많은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축구의 경우 과학적 스로인에서부터 패널티킥 성공까지 역학을 통한 분석은 경기자의 경기력의 질적 향상을 통해 관중들의 관전을 더욱 더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이렇듯 과학을 통해 승강기와 스포츠는 각 자의 영역에서 점차 진화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