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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설치인력난, 함께 고민해야할 때

승강기 설치인력난, 함께 고민해야할 때

 

 

2013년 1월 기준으로 1년 사이 승강기 설치비용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설치비용이 이렇게 인상된 데는 설치 인력의 부족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승강기 신규 설치 규모 세계 3위, 누적대수 세계 8위의 위상을 세웠지만 승강기 설치인력난에 시달리는 실정, 다시 한 번 지금의 승강기 설치인력의 현실을 되짚어보고 인력난 해결의 방법을 모색해보자.


■ 글 / 신종만(승강기설치공사업협의회 회장/대광엘리베이터 대표)

 

 

 

신규 설치규모 2만대 시절 3,500명에서 현재 3만대 2,000명으로

필자가 엘리베이터 산업에 첫 발을 디뎠던 40년 전, 그 때는 엘리베이터 산업이 한창 성장하던 시기로, 엘리베이터 산업은 미래 성장가능성을 가진 업종이었다. 당시 건설 현장의 엘리베이터 작업자는 자격증 소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승강기 기사님’으로 통하던 시절이어서 엘리베이터 종사자들이 높은 자부심으로 근무하며 급여도 타 업종에 비해 월등했다.


1980년대, 대기업에서 본사 직영으로 관리하던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을 각종 비용과 고용 부담을 해소하고자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엘리베이터설치공사업 면허가 신설되어 필자 또한 면허 등록을 위해 노력했던 일도 기억한다.


이후 노태우 정부시절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엘리베이터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이 때만 해도 엘리베이터 설치는 연간 2만대를 넘지 않았지만 설치분야의 종사자 수가 약 3,500명이 넘었고, 큰 규모의 설치 전문회사 상시 근로자 수는 180명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1990년대 말에서 2010년대 초까지 엘리베이터 업체들 간의 저가 경쟁과 답보하는 설치작업 단가로 기술 인력이 점차 엘리베이터 시장을 떠나갔고, 2014년 현재 연간 3만대를 설치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엘리베이터 설치인력은 2,000명 정도 추산된다.

 

 

 


엘리베이터 설치에 필요한 설치인력의 수

사실 엘리베이터 업계에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점 중의 하나가 설치인력의 부족, 상승하는 설치금액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설치인력 부족에 대한 조사나 인력 현황에 대한 데이터 정리 조차도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말 설치인력이 부족한가?’ 그리고 ‘부족하다면 얼마나 부족한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엘리베이터 설치 대수를 기준으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설치 인력의 수를 단순한 계산법으로 계산해보았다.

 

 

엘리베이터 설치에 필요한 총 작업일공수와 작업인원수

엘리베이터의 설치에 필요한 일공수를 계산하기 위해 인승용 엘리베이터 기계 설치 작업 필요 일수 10~15일, 화물용 엘리베이터 기계 설치 작업 필요 일수 25~30일, 전기 설치 작업 필요 일수 1일 그리고 기계 설치 인력 2인 1조 기준 및 전기 설치 인력 1인 1조의 전제 조건을 설정하여 계산해 보았다. 위 조건으로 2011~2013년도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필요한 총 작업일공수는 <표 2>와 같다.

 

 

 

 

 

 

<표 2>의 데이터를 이용해 작업인원의 수를 산출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365일 쉬지 않고 작업한다는 전제를 놓고 필요한 인원수를 계산해 보았다.

 

 

 

 

작업자들이 365일 하루도 쉬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조업율 또는 가동율을 적용해 좀 더 현실적인 데이터를 산출하고자, 건설업 관련 제조업의 가동율, 70%을 적용해서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소요되는 총 작업인원수를 계산해보았다.(시사뉴스투데이, 2013. 01. 30.)

 

 

 

필요인원과 실제 작업인원의 현실적 격차 2,000여 명

 

단순한 계산법으로도 산출되는 설치인원의 수는 2013년도 3,600여 명(2014년도 상반기에만 1,900여 명)의 숙련공이 필요하다. 또한 이 계산에는 고층용 엘리베이터나 대형 엘리베이터의 경우 추가되어야 할 작업일수, 리모델링 엘리베이터의 경우 추가되어야 할 작업일수, 그리고 덤웨이터, 에스컬레이터 또는 휠체어 리프트 등이 계산에 포함되지 있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한다면 4,000여 명이 훌쩍 넘는 수의 설치 인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2012년 기준으로 엘리베이터 설치인력은 대략 2,000~2,300명 정도로 추산되며, 인력의 노령화와 함께 추가적인 유입 인력이 없다는 것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파이낸셜뉴스, 2012.02.19.). 4,000여 명 이상의 필요인원과 2,000여 명의 실제 작업인원 사이의 차이, 이러한 통제된 전제 조건 하에서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엘리베이터 설치인력의 절대적 부족성은 여실히 증명된다.

 

 

 

기술인력은 엘리베이터 품질 결정 짓는 중요 요인

설치인력 부족의 원인은 ‘승강기 설치는 3D 업종’이라는 인식에 기인한 신규 인력의 유입 차단과 기존 인력의 노령화로 인한 자연적인 기술인력의 소실, 낙후된 설치기술로 인한 작업 비효율성 및 작업시간 상승 등에서 기인된다고 본다.

 

젊은 인력에게 엘리베이터 설치작업은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진입 자체를 하려 들지 않고 있다. 엘리베이터 설치작업은 분명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단순 작업이 아닌 고도로 훈련된 기술인력에 의해서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작업으로 엘리베이터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이다.


엘리베이터 설치 기술자는 고도로 훈련된 테크니션(Technician)이라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형성된다면 젊은 인력들의 관심 그리고 유입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현실성 있는 노동의 대가가 뒷받침된다면 인력 유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젊은 노동인력의 유입은 노령화로 인한 인력 소실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 기술인력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현재의 엘리베이터 설치기술은 도제재에 의해 이전된 기술로 그 방식이 지나치게 낙후되어 있고 노동 의존적이다. 낙후된 설치기술 또한 작업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작업시간을 연장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학계와 업계는 엘리베이터 설치공정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의 개발, 엘리베이터 설치기술의 선진화를 통해 적은 인원과 노동으로도 엘리베이터 설치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규모, 세계 3위의 국가이다. 그러나 설치인력의 절대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엘리베이터 품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엘리베이터 기술인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업계와 학계 모두가 함께 나서서 노력하고 기술개발을 해나가야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