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승강기는 잊어라!
기발한 승강기가 만드는 새로운 미래
아르키메데스에 의해 도르래가 개발된 이래 엘리베이터 기술은 끊임 없는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승강기 기술의 발전은 도시의 발전과 함께 인류의 삶의 질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었기에 앞으로의 승강기 기술 발전 방향을 통해 우리의 미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 글 / 이상훈 (영남이공대학교 교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월리 윙카 엘리베이터가 현실로
영국의 작가 로알드 달이 1964년에 발표한 아동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1971년 6월 30일 ‘초콜릿 천국’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로 만들어졌고, 2005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원작과 동일한 제목으로 두 번째 영화로 만들어졌다. 첫 번째 영화는 300만달러의 예산으로 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데에 그치는 반면에 두 번째 영화는 1억 5천만 달러의 예산으로 4억 7천 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시선을 끌었던 것은 수직 수평으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운송수단이다. 이는 이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SF 영화에서는 한 번씩은 볼 수 있으며 미래 세계의 상징적 모습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수직 수평으로 자유로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2014년 12월 27일은 1854년 엘리베이터가 처음 개발된 이 후 지금까지 엘리베이터는 케이블의 작동으로 수직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물체로 인식되어 왔던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다. 케이블 없이 수직 방향뿐만 아니라 좌우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신개념 엘리베이터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강 엔지니어링 기업 ‘티센크루프(ThyssenKrupp)’가 독자 개발한 ‘멀티(MULTI)’라는 엘리베이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상하좌우 왕복의 비밀, 자기 부상
안드레아스 쉬른베크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최고경영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독일 로트바일에 ‘멀티’ 엘리베이터 시스템을 갖춘 240m 높이의 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며 이것이 우리의 산업 지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년 전체 뉴욕 직장인의 누적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16.6년이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5.9년”이라며 “멀티는 이를 혁신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멀티’가 체인 없이 상하좌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자기 부상 열차’와 같은 원리의 신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멀티’는 자기부상 열차에 사용되는 드랜스 리니어 모터로 자체 구동된다. ‘멀티’는 높이에 제한 있는 케이블이 없어 초고층 건물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는 하나의 통로에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를 동시에 이동시킬 수 있다.
‘멀티’라는 이름처럼 한 레일에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를 배치해 이들을 순환구조로 만들어 최대 50% 이상의 수송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초당 5m이고 고객의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은 어느 곳에 있더라도 15∼30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한 케이블이 없기 때문에 기존 엘리베이터 시스템보다 약 25% 정도의 건물 가용영역을 더 확보할 수 있으며, 수직구조의 엘리베이터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어 미래의 고층건물 디자인에 다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건물의 지도를 바꿀 새로운 엘리베이터 시스템에 지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기 부상의 원리
자기 부상(Levitation)은 최초 수평 이동수단인 열차에 적용하였다. 자기 부상 열차란 -270℃정도의 아주 낮은 온도에서 일어나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강력한 전자석을 만들고, 그 전자석의 반발력으로 차체를 10㎝정도 공중에 뜨게 하여 선형유도 모터(리니어 모터)라는 새로운 원리의 모터로 열차를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자기 부상 열차는 공중에 떠 마찰 없이 달리기 때문에 진동 없이 부드럽게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다.
자기 부상 열차는 보통 마그레브(Maglev)라 부르며 이는 Magnetic Levitation의 준말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이용하는 힘에 따라서 흡인식 자기 부상과 반발식 자기 부상으로 나뉜다. 흡인식은 철 등의 자성체 궤도와 차체에 고정되어 자기력의 세기를 제어할 수 있는 전자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석과 레일의 틈새를 검지(檢知)하여, 틈새가 적어지면 자기력을 약하게 하여 흡인력을 작게 하고, 틈새가 커지면 자기력을 세게 하여 흡인력을 증대시킴으로써 뜨는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반발식은 보통 차체에 장착한 강한 자석과 궤도에 연속적으로 배치한 코일로 구성되어 있다.
코일의 윗면을 강력한 자석이 이동하면 전자기 유도 원리에 의해 코일의 자기극은 이동하는 자석과 동일한 극성이 되어 둘 사이에 큰 반발력이 생긴다. 이 반발력에 의해 뜨는 것이 유도 반발식 자기 부상이다. 흡인식은 뜨는 높이가 작고 정밀도가 높은 틈새 검지와 즉시 반응하는 제어시스템이 없으면 뜨는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는 불안정계이다. 자석은 일반적인 전자석을 이용하므로 상전기전도 자기 부상식이라고 한다. 반발식은 틈새가 작아지면 자동적으로 반발력이 증대하여 뜨는 안정계이므로 자기력 제어는 필요 없다. 그러나 강력한 자석이 필요하므로 초전기전도 원리에 의한 초전기전도 자석을 이용하며 초전기전도 자기부상 방식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U자형 마그레브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차체를 공중으로 부양하는 것(Levitation), 둘째 차체가 진행 중에 벽과 벽을 충돌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것(guide), 셋째 차체를 앞으로 추진시키는 것(Propulsion) 이다. 이를 위해 두 자기 코일을 사용한다. 하나는 두 코일의 단자를 서로 엇갈리게 연결 하는 것으로 이는 부상에 사용하여 부상코일이라 한다. 또 하나는 두 코일의 단자를 엇갈리지 않게 연결한 것이며 마그레브를 안내할 때 이용하는 것으로 안내 코일이라 한다. 이 두 코일은 8자 모양을 하고 있어 8자 코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기 부상, 어떻게 가능할까
자기 부상은 [사진 6]의 부상코일의 작용에서 알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마그레브가 8자코일 중앙보다 아래에 있을 경우 8자코일 아래 부분은 N극, 윗부분은 S극으로 자화된다. 이는 그림에 나타나 있듯이 마그레브가 가까운 쪽은 페러데이의 전자유도 법칙에 의해 먼쪽 코일보다 많은 전류가 흐르게 되고 이는 센 자석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위아래의 자화의 정도가 다른 N극 S극인 마그레브에 서로 인력과 척력의 불균형을 만들어 결국 마그레브가 8자코일 중앙에서 힘이 평형을 통해 안정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작용에 따라 마그레브는 8자코일 중앙에서 안정되게 부상하게 된다.
자기 안내는 어떻게 할까
마그레브가 고속으로 운행 중 가이드 웨이의 벽과 충돌하는 것을 막는 가이드는 양쪽에 설치된 안내 코일과 서로 마주보는 코일과의 연결로 동작 하게 된다. 동작원리는 [사진 8]과 같이 우선 (a)처럼 왼쪽으로 치우치는 경우 왼쪽코일의 자화가 많이 일어나며 두 전류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흐르게 되며 발생전류의 차이 만큼 전류가 흐르게 된다. 양쪽 코일의 자화는 둘 다 N극으로 자화되므로 왼쪽은 반발력, 오른쪽은 흡인력이 발생되어 마그레브를 중앙으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되게 된다. (b)와 같이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경우 (a)와 반대로 S극의 자화전류가 크게 유기되어 안내 코일의 자화는 S극이 되므로 반대로 오른쪽이 반발력, 왼쪽은 흡인력이 발생되어 (a)와 같이 마그레브를 중앙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하게 된다. (c)는 중앙에 위치하는 경우의 두 자화전류의 차가 ‘0’이 되므로 안내 코일의 자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원리로 마그레브는 가이드 웨이의 벽과 충돌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자기 추진은 어떻게 할까?
앞서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부상과 안내는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 유도 현상에 생기는 자기력의 합력을 이용하여 부상과 안내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진(Propulsion)은 교류전력을 사용하여 릴럭턴스 토크라는 힘을 이용하여 마그레브를 움직이게 한다. [사진 9]는 추진 코일에 의한 추진 원리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에 알 수 있듯이 교류에서 의해 서로 교번하는 N극과 S극은 마그레브의 자력과 서로 작용하여 힘을 발생시킨다.
국산 자기 부상 기술
한국전기연구원은 최근 자동화 설비 전문 회사인 ㈜에스에프에이(대표 배효점)가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자기 부상 방식을 이용한 클린 리프트’를 중국 LCD 제조사인 BOE(京東方科技集團)에 납품하는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ERI 김종문 박사팀이 지난 2008년 개발하여 기술 이전한 자기 부상 클린 리프트는 LCD나 반도체 원판을 수직으로 이송하는 일종의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KERI가 그 동안 자기 부상 열차 개발 등을 통해 축적해온 자기 부상 기술을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장치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및 LCD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던 기존 접촉식 리프트의 경우 소음과 진동, 분진 등의 문제와 더불어 이송속도의 한계로 인한 생산효율 개선의 어려움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자기 부상 클린 리프트는 가이드 롤러(Guide Roller)을 이용하는 기존 접촉식 리프트와 달리 자기 부상 기술을 이용한다. 화물을 이송하는 리프트와 선로가 접촉하지 않고 5㎜ 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접촉식에 비해 속도가 3배 이상 증가한 분당 200m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마찰로 인한 진동이나 미세 분진 발생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때문에 청정실(클린룸) 공정에서 품질향상, 공조운용비용 감소 및 생산성 향상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수출하는 클린 리프트는 적재중량이 800㎏이며 소음은 60dB, 진동은 0.003G 수준을 실현했다.
자기 부상을 이용한 로프 없는 엘리베이터의 미래
자기 부상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높은 설치 비용이 소요되고 열차와 같은 수평 이동 수단에만 적용된다는 선입관이 있어 아직까지 응용기술이 많이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자기부상 시스템이 갖고 있는 무마찰,소음,무진동의 특성이 우수한 만큼 갈수록 고층화와 집중화 되어가고 있는 주거환경에 따른 엘리베이터 설치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수직 이동 수단만이 가지고 있는 낙화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신뢰성은 아직도 자기부상 기술의 적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많은 안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어릴 적 선 없는 케빈을 타고 건물 이 곳 저곳을 다니던 상상, 이제 머지 않은 미래의 생활환경에 등장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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