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디자인의 변화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다

엘리베이터 디자인의 변화

 

 

우리 일상의 가치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예술 요소인 ‘디자인’은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발휘한다. 엘리베이터가 다수의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공공시설물로서 때로는 주거환경의 한 요소로서 큰 비중을 지니는 만큼 환경디자인 측면에서 심도 있게 연구되고 있다. 글 윤일식(㈜다지트 대표이사)

 

 

엘리베이터 디자인으로 건물의 가치 상승

 

20세기의 기계문명은 현대 도시에 두 가지 주요 유산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실제 도시를 가능하게 만든 자동차이고 두 번째는 고층빌딩을 가능하게 만든 엘리베이터이다. 현대 도시는 수평적으로 자동차를 통해, 그리고 수직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확장되었다.

우리나라에 설치 엘리베이터는 50만대를 넘어섰다. 운영대수로는 세계 9위, 신규설치는 해마다 2만5,000대가 늘어나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엘리베이터는 인구 100명당 1대의 꼴로 자동차처럼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대중적인 이동수단이 되었다. 엘리베이터는 건물의 출입구와 로비공간의 연장선 상에 있어 건물 사용자의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또한 복층의 로비를 갖는 곳에서는 로비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아파트에서는 로비 공간의 연장선으로 주거환경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엘리베이터는 중요한 이동수단이자, 공용의 공간으로서 건물에서 비중 있는 공간이 된다. 따라서, 엘리베이터 카 내부의 공간 디자인이 주목을 받음에 따라 건물의 특성과 건물 디자인에 따른 다양한 엘리베이터 인테리어가 적용되어 엘리베이터는 물론이고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단절의 공간에서 교류의 공간으로

 

2000년 중반부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브랜드 아파트를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다. 동시에 아파트들의 프리미엄 요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인테리어이다.

아파트에 있어 로비공간은 단위세대와 외부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영역이며, 거주자와 방문자가 이동하면서 총체적인 주거환경을 경험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주민들 사이에 커뮤니티 형성을 유도한다. 따라서 거주적합성, 편리성, 쾌적성, 그리고 경관에 대한 공헌 등이 엘리베이터 디자인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이러한 특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인테리어는 기존 엘리베이터와 달리 일반적인 금속 마감재 적용을 최소화 시키고, 유리, 나무, 가죽 마감재 또는 이와 유사한 시각적 효과를 갖는 신소재들을 적용하는 추세이다. 이는 기존 엘리베이터의 금속성이 갖는 차가운 느낌을 최소시킴과 동시에 아이보리, 브론즈 등 따뜻한 난색을 바탕으로 다양한 마감재가 갖는 질감, 색채 그리고 조명 등의 조합으로 건물 디자인과 개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심미적 효과를 통해 탑승자들에게 밀폐된 공간에서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 등장

 

엘리베이터 공간의 특징 중 하나는 폐쇄성이다. 폐쇄된 공간은 시각적으로 외부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로 국내에서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사례가 있다. 환경 디자인을 통한 범죄예방(CEPTED) 디자인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들이 적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도어에 투명창을 설치하여 엘리베이터 외부에서 엘리베이터 내부를 볼 수 있는 방범창 도어가 적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내부에서는 범죄심리 억제를 위해 밝은 실내조명과 부드러운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적용된다. 또한, 방범 카메라는 물론 엘리베이터 내부 방범 카메라 시야각 확장을 위한 유리인테리어, 범죄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범 핸드레일 등이 적용되어 안전한 엘리베이터 디자인이 추가적으로 도입되기도 하였다.

 

 

있어도 ‘있는 티’ 내지 않는 디자인

요즘 날씨 예보에는 온도, 습도, 자외선 지수 외에 추가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추가되었다. 이는 공기의 오염도가 인간의 생활과 건강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환경도 이에 발맞춰 내부에 공기청정기를 적용하는 등 트렌드를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적인 요소들은 엘리베이터 내에서 절대 ‘있는 티’를 내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천장, 조명, 층 표시기와 같은 인터페이스 또는 엘리베이터 디자인 구성요소와 일체화 되어 엘리베이터 내부 공간을 산만하지 않게 한다. 최소한의 마감재와 일관된 색채계획으로 심플하고 모던하게 흐르는 것, 이것이 최근 엘리베이터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이다.

 

엘리베이터 디자인에도 적용되는 ‘친환경’

지구온난화 등 전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자 자원절약, 에너지절약 등을 통하여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고자 산업적인 차원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디자인이 대두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케이지 및 도어 프레임을 재활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시스템, 재활용이 용이하고 환경오염이 적은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 경량화 구조 등은 엘리베이터 설계 및 디자인 부문에서 친환경 트렌드가 적용의 대표적인 예이다. 친환경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이상적 가치관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관을 엘리베이터 디자인에도 실체화하고 적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시장의 특수성과 고유의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 심미적, 범죄예방, 웰빙, 친환경 디자인 요소가 엘리베이터 디자인에 적용되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