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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로프에 매달린 승강기, 헐크를 제압하다! <어벤져스2>

 

 

와이어로프에 매달린 승강기, 헐크를 제압하다!

어벤져스2

The Avengers : Age of Ultron, 2015

 

 

올 봄 최고의 화제작 「어벤져스 2」가 이번 호의 주인공이다. 영화에서 승강기는 헐크의 난동을 제압하는 도구로 등장하는데 승강기를 대롱대롱 매단 와이어로프가 워낙 단단해 끊어지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한다. 실제로 승강기에 쓰이는 와이어로프는 얼마나 단단할까?
글 이동희(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동부지원장) 사진 및 참고 네어버영화

 

 

 

영화에 등장한 승강기, 옥의 티는?

 

영화 「어벤져스 2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는 현재(5.8일 기준 870만 돌파) 기세라면 천만은 훌쩍 넘어 외화 역대 흥행 1위 「아바타」를 넘어설 전망이다. 로다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 등 역대 히어로들이 총 출동한 이번 시리즈는 새로운 캐릭터(퀵실버, 스칼렛 위치, 울트론, 더 비전 등)의 합류와 함께 기존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고 있다. 역시 전문가들의 평점이 혹한 영화들이 더 성공한다는 정설이 맞는가 보다. 이젠 관객이 전문가인 시대가 아닌가 싶다.

 

영화에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의 염력에 의해 이성을 잃고 시가지를 파괴하는 헐크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아이언맨과의 1대1 맞대결이 펼쳐지는데, 이 와중에 엘리베이터가 소품으로 등장한다. 유리로 된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데, 헐크의 난동을 제압하기 위해 헐크버스터를 장착한 아이언맨이 엘리베이터 로프를 잡아들고 엘리베이터카로 헐크를 내려치는 장면이 있다. 영화에서는 엘리베이터에 걸려있는 와이어로프가 한
가닥으로 나오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검사기준에 따르면 로프는 공칭직경이 8㎜이상이어야 하며, 3가닥 이상이어야 한다. 영화에서처럼 한 가닥이 아닌 3가닥으로 표현되어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3개의 와이어로프로 표현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아이언맨이 로프를 들고 휘두를 수 있도록 와이어로프가 카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만약 들다가 와이어로프가 끊어지면 헐크에게 적정한 타격을 입히지 못하게 될텐데 영화에서 그런 낭패가 벌어진다면? 오늘의 이야기는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엘리베이터에 쓰이는 와이어로프, 충분히 튼튼하다.

와이어로프의 구조와 손상 등에 대해서는 지난 호 ‘승강기 관리 매니징’ 코너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여기에서는 강도(strength)와 현수(suspension)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검사기준은 아래와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로프는 3가닥 이상이어야 하며 1가닥도 안전율이 12 이상으로 충분히 카와 카에 탑승하고 있는 승객들을 충분히 지탱하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마블의 힘, 네버엔딩 스토리

아이언맨 1~3,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1, 2,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원터솔져, 어벤져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때로는 독립적으로, 혹은 듀엣·트리오, 아니면 떼로 뭉쳐서…, 여러 영화들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며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이 마블의 힘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들의 힘이다. 처음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처럼 판권을 판매하는 수준으로 그친 마블사가 마블스튜디오를 만들면서 자체제작에 들어갔고 마블마크는 이제 믿고 보는 흥행 보증 수표가 되었다. 아직도 데뷔를 하지 못한 수백 개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으니 그들이 너무나 부러울 따름이다.


이 모든 바탕은 만화로부터 시작하니 우리나라의 현실 풍토부터 완벽하게 재편하여 투자하여야 할 때다. 한국인의 창조성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기에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할리우드가 무시하지 못할 시장임에는 분명하지만 이젠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영화산업을 키워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양한 캐릭터와 상상력을 기반으로 말이다.

 

마블은 앞으로도 「앤트맨(2015)」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2017)」 그리고 「어벤져스 3: 인피니티 워」가 2018년과 2019년에 연이어 개봉하며 가오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도 합류할 예정이다. 또한 그 동안 출연을 못했던 스파이더맨도 마블과 소니의 판권문제 합의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한다고 한다. 기대를 하고 있는 마니아들에게는 아주 즐거운 소식이다.

 

 

 

 

Together - 다 함께, 한국적 정서를 녹여내다

이 영화는 제작단계부터 한국 여배우가 캐스팅되고 한국을 로케이션 장소로 활용하는 등 화제가 되었다. 영화에서도 한국 배우 수현이 ‘헬렌 조’ 역할로 비전이 탄생하게 되는 일등공신으로 비중 있게 나오고, 우리나라의 거리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다분히 아쉬운 것은 마지막 열차가 정지되는 장면의 배경이 너무 낙후된 곳을 보여주는 듯해서 이다. 하지만 현실의 배경인데 우리 입맛에 맞는 좋은 면만을 보여준다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조금만 깊게 생각해 본다면 좋은 면, 나쁜 면을 같이 보여주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한다.


또한 영화 전반에 흐르는 메시지가 투게더(다 함께)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 울트론이라는 초유의 힘을 가진 적을 상대하기 위하여 어벤져스 멤버 전체가 힘을 합쳐야 된다는 설정과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한 명이라도 소중한 목숨이라며 인명구조에 우선는 모습은 마치, 한국적인 정서를 정확히 캐치하여 영화에 완
벽하게 녹여낸 듯하다. 그런 점이 흥행가도를 달리게 된 원동력
이 아닌가 생각한다.

 

 

회마다 반전되는 러브라인

「나 홀로 집에 3」에서 아역으로 등장했던 스칼렛 요한슨이 마블의 전반적인 시리즈에 「블랙 위도우」라는 주요 배역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시리즈에 나올 때 마다 케미가 돋보이는 러브라인이 발생하는데, 「어벤져스(2012)」에서는 호크 아이와의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아이언맨 2」에서는 로다주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는 크리스 에반스와 이번 영화에서는 헐크(마크 러팔로분)와 러브라인을 이어주는데, 영화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재미다. 시리즈를 거치면서 만인의 연인이 되어 버린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적인 화면들, 실상은 임신으로 인해 3명의 스턴트 우먼들이 나누어 촬영하고 얼굴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영화를 보다 보면 도대체 어느 장면이 컴퓨터그래픽인지 실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승강기 기술만큼이나 영화기술도 나날이 발전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