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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엘리베이터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우주엘리베이터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글. 편집부 자료. wikipedia

우주로 화물과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 지표면에서 지구 정지궤도까지 뻗어 있는 거대한 엘리베이터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우주엘리베이터 또는 궤도엘리베이터는 지표면에서 정지궤도까지 이어진 엘리베이터와 그 엘리베이터를 잇는 정지궤도 상의 구형 구조물, 그리고 그 위에 인력의 균형을 맞춰줄 무게추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엘리베이터의 이론과 개념 따라잡기

우주엘리베이터라는 개념은 언제 나왔을까? 1895년 러시아의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는 정지궤도까지 치솟아 있는 거대한 탑을 떠올렸다. ‘천상의 성’이라는 이름의 이 성의 꼭대기는 항상 정지궤도에서 지구와 함께 자전한다. 이 아이디어가 조금 더 구체적이 된 것은 1960년대 였다. 러시아의 공학자 유리 아르추타노프는 정지궤도 위성에서 지상을 향해 케이블을 늘어뜨린다는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 개념이 널리 알려진 것은 1979년 영국의 SF작가 아서 클라크의 소설 ‘낙원의 샘’을 통해서다.
우주엘리베이터는 일반 고층 건물이나 탑과는 개념이 다르다. 고층 건물이나 탑은 중력에 의한 압축력을 견뎌야 하지만, 우주엘리베이터는 지구 중력과 무게추의 원심력이 각각 양쪽에서 잡아당기기 때문에 인장력을 견뎌야 한다.
가장 큰 인장력을 받는 곳도 정지궤도인 3만 6,000km 상공이다. 이 때문에 우주 엘리베이터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지상에 가까울수록 가늘고 정지궤도에 가까울수록 굵어질 것이다.
3만 6,000km 상공까지 우주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려면 적잖은 에너지가 든다. 이런 에너지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주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지상으로 내려올 때는 중력의 힘에 의해 저절로 내려간다. 이 힘을 이용하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올라갈 때 이 전기 에너지를 활용하면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우주엘리베이터를 운용할 수 있다.
이론 상으로 우주엘리베이터는 보통 지구 적도 근방에 건설되며 제1우주속도를 달성하지 않고도 우주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우주 시대에 행성 중력권과 행성 외 중력권의 활발한 물류를 위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운행 수단으로는 리니어 모터 캐터펄트가, 우주엘리베이터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소재로는 풀러렌 형태의 탄소나 노튜브가 유력하다.

우주엘리베이터의 장점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장점은 로켓을 사용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높은 에너지 효율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로켓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낭비에서 자유로워진다.
로켓은 1kg의 화물을 옮기는 데 몇만 달러가 들지만, 엘리베이터로 1kg의 화물을 올려 보내는데 100달러 이하가 들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주엘리베이터가 완성되면 어려운 훈련과정 없이 누구나 관광 목적으로 우주기지를 방문해 지구를 내려다볼 수 있다. 욕심을 부린다면 우주도시를 짓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우주엘리베이터는 로켓에 비해 여러 가지 이득이 있다. 연료를 많이 소모하지 않을뿐더러 대기 중에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도 않는다. 또한 우주기지 근처에서 겪는 소음피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우주엘리베이터는 재료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구 대기 상층부에서 부는 강한 바람, 번개, 운석, 인공위성이나 우주쓰레기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우주엘리베이터가 완성될 경우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구조물이 되므로 자연재해나 테러로 무너진다면 사상최악의 재난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돈이다. 우주엘리베이터를 연구하고 건설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주여행이 흔한 일이 되어야 한다. 관광 같은 다양한 목적으로 떠나는 우주여행이 많아질수록 우주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 개발이 관건

현재 쓰는 건축재료인 강철로 우주엘리베이터를 만들기 는 불가능하다. 철은 3만 6,000km는 커녕 몇 km도 버티 지 못하고 끊어지고 만다. 좀 더 가볍고 강한 금속도 마찬 가지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탄소나노튜브다. 벌집 모양의 긴 원통처럼 생긴 탄소나노튜브는 1991년 일본의 수미오 이지마 박사가 발견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인장력 에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우주엘리베이터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관(管)모양으로 연결된 원통(튜브) 모양의 신소재다. 1991년 일본 NEC 연구소 이지마 박사가 전자 현미경으로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의 다중벽 구조 물질을 관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튜브를 연결하는 관 하나의 지름이 수십 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머리 카락의 10만분의 1 굵기)에 불과, 탄소나노튜브로 명명됐다. 1998년에는 보스턴대 연구팀이 고순도 탄소나노튜브 합성에 성공, 양산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구조물이 말린 형태에 따라 단층벽(single wall)·다중벽(multi-wall)·다발형 나노튜브(rope nanotube)로 나뉜다. 불순물을 첨가하거나 튜브를 다발로 포개 놓으면 반도체 특성이 나타난다.
나노 굵기의 탄소 구조물이 가진 물성은 경이롭다. 강도 외에 전기를 흘리면 LED(발광다이오드)보다 효율이 100배 이상 높은 빛을 낸다. 열전도율은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이아몬드와 같고 인장력은 다이아몬드를 능가한다. 구리와 같은 수준의 전기 전도율을 가지고 있다. 일반 탄소섬유는 분자 구조의 1%만 변형돼도 끊기지만 탄소나노튜브는 15%가 변형돼도 견딘다. 강철·다이아몬드·구리·섬유 등 산업용 소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나노 시대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이유다.

공상과학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실현가능성 ‘제로’였던 우주 엘리베이터가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미니 우주엘리베이터가 우주에서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 일본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인류 최초로 우주에서 이뤄지는 우주 엘리베이터 실험이다. 일본 시즈오카(靜岡)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입방체 형태의 초소형 위성 2기에 소형 우주 엘리베이터를 실어 가고 시마현 우주센터에서 로켓으로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발사한다. 2기의 위성 사이를 10m 케이블로 팽팽하게 연결한 뒤, 이 케이블을 따라 미니 엘리베이터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우주 엘리베이터 개념을 증명할 계획이다.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제로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현실로도 가능한 지를 기술적으로 실험하는 것이 목적이며 엘리베이터의 움직임은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로 모니터링 된다.
우주 공간에서 케이블을 연장하는 실험은 그동안 몇 번 진행됐지만 미니 엘리베이터를 이동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엘리베이터가 실현되면 일단은 지상에서 로켓을 사용하지 않고 국제우주정거장까지 여행하거나 우주태양광 발전에 사용할 패널이나 다양한 연구를 위한 물자를 운반하는 일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