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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보기 승강기 기술

나무로 만든 엘리베이터가 나오는 교주전 : 천공의 눈

나무로 만든 엘리베이터가 나오는 교주전 : 천공의 눈
Legend of the Naga Pearls, 2017

글. 이동희(한국승강기안전공단 전북서부지사장)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이번 호에 소개할 영화는 「교주전 : 천공의 눈(Legend of the Naga Pearls, 2017)」이라는 중국 무협영화 한편이다. 대만의 신성 왕대륙과 중국배우 장천애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친 영화다. 무협 영화에 승강기? 라는 의문을 가질 독자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협영화에 걸맞지 않게 나무로 만든 엘리베이터와 누드 엘리베이터가 분명히 등장한다. 도르래와 함께 말이다. 승강기의 기원에 대한 많은 주장들이 있고 피라미드도 승강기와 같은 승강장치가 사용되었다고 추측되고 있다. 무협영화에 승강기가 출연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탕웨이 주연의 「몬스터 헌트」라는 요괴가 나오는 중국영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여기서도 덤웨이터가 나왔는데, 승강기는 인간과 떼려야 뗄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다. 재미있는 영화도 감상하면서 곳곳에 숨어 있는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장면들도 같이 찾아보기 바란다.

승강기의 기원에 대한 고찰 1 - 지구별

영화를 보다 보면, 진호사에 침투한 날개족 잔당들과 니공공(왕대륙 분)이 교주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난투전을 벌이다 엘리베이터에 오르게 되는데, 측면에 도르래가 있고 가이드 슈 대신 가이드 도르래가 4개 있는 나무 엘리베이터다. 큰 휠차와 기어 등이 탑승 위치에 있으니 베이스먼트 타입의 엘리베이터라 볼 수 있겠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말이다. 하여튼 흥미로운 구조의 나무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니 주의 깊게 관찰해 보자!
승강기는 언제 생겨났을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높은 곳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다. 높은 곳은 신성시되었고 경외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스의 아폴로 신전이나 파르테논 신전,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의 축조는 승강기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양중장치나 하강장치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기원전 그리스의 수학자이며 물리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지렛대를 응용한 도르래를 써서 왕의 숙제를 해결한 것과 제2차 포에니 전쟁 때 투석기·기중기 등 신형무기를 고안해 로마의 대군을 괴롭힌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최초의 승강기의 원형을 개발한 자는 아르키메데스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또한 애처가로 유명했던 나폴레옹은 왕비를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왕궁에 계단대신 수직으로 이동하는 장치를 고안해냈다고 한다.
의자와 도르래를 이용해 왕비를 층과 층사이로 수직으로 이동시키는 장치였다. 하지만 줄이 끊어졌을 때의 대책은 미비했다. 이렇듯 지구별 곳곳에서 승강기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는 많은 기구들이 고안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그 형태가 어떠한 것이었든 간에 말이다. 그러한 관점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엘리베이터를 본다면 이해가 쉬우리라 생각된다.

승강기의 기원에 대한 고찰 2 - 우리나라

승강기의 원리를 설명할 때 두레박을 자주 인용한다. 우물물에서 두레박을 사용해 물을 길어 먹던 행위가 일상이었으니 일찍부터 우리도 모르게 우리 일상에 같이 존재했던 것이 승강기의 원리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정약용이 개발한 거중기가 승강기 최초의 원형으로 여겨진다. 이 거중기를 수원성 성곽 축조에 활용하여 3년 만에 완공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801년 편찬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 등 축성기록을 보면 이 화성건설에 연 인원 37만 6343명이 동원되었고 사용된 석재가 20만 1400개, 기와 53만장, 벽돌 69만 5000장, 목재 2만 6206주 등이 사용됐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거중기는 불과 24㎏의 힘을 가하여 15t의 무게를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거중기가 없었다면 수원성 축성도 불가능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옛날 옛적 이야기 한 편 들어 보실까요?

아주 먼 옛날(Once Upon A Time) 인간과 우인족(날개족)은 같이 살았다. 그런데 천공의 성에 살던 우인족 황제가 천하를 지배하려는 욕심으로 인간과의 전쟁을 일으켰고 우인족은 생존에 필요한 성류화를 잃게 된 후 그때부터 하늘을 날 수 없게 되었다. 인간은 우인족에 승리를 거두고 땅에 떨어진 천공성을 보금자리 삼아 천도성을 세워 살아가고 있다.

두 족속이 사이 좋게 공유하고 지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이리 이해관계가 얽혀 서로 싸우게 되었을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아남은 날개족의 잔당들은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천공의 눈」을 열어야 했고, 천공의 눈을 여는 열쇠가 바로 교주다. 하지만 교주는 왕실창고로 옮겨져 왕실호위대라 할 수 있는 「진호사」에 의해 지켜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교주를 차지하기 위해 설열(임달화 분)의 부하들이 진호사에 침투하였고, 옥에 갇혀 있던 니공공(왕대륙 분)과 진호사 무사 흑우(장천애 분)의 조우는 필연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나머지 스토리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나의 약점이 강점으로

니공공(왕대륙 분)은 어렸을 때 왕따 비슷한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손에서 이상한 빛이 나는 것 때문이다. 이 손 때문에 괴물이라고 아이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받았다.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약점과 아킬레스건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약점이 훗날 교주를 다룰 수 있는 능력으로 역변할지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약점을 잘 승화해서 강점으로 둔갑시킨 경우, 시대를 앞서간 수많은 위인들에게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 중 하나다. 나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고 자책하며 자괴감에 빠지지 마시기 바란다. 우리에겐 약점을 강점으로 돌릴 수 있는 소울(Soul)과 내공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한 겹 한 겹 내공을 쌓아 약점을 강점으로 돌리는 순간 나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 니공공(왕대륙 분)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또한, 관객이 열광하는 포인트라 볼 수 있다.

교주전 : 천공의 눈
鲛珠传, Legend of the Naga Pearls, 2017

무협, 판타지, 액션, 멜로·로맨스 | 중국 | 108분 |
2017.9. 개봉 | [국내] 15세 관람가
감독 양뢰 | 출연 왕대륙, 장천애, 임달화

신선한 마스크 – 왕대륙과 장천애

장천애는 2009년에 데뷔했으며 중국의 웹드라마 「태자비승직기」로 인기를 얻은 중국배우다. 국민남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그 이유는 「태자비승직기」에서 바람둥이 남자와 1000년 후 환생한 태자비로 1인 2역을 해냈기 때문이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구적인 마스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이며, 이 영화가 그녀의 첫 장편영화다. 왕대륙은 2016년 여름에 개봉된 「나의 소녀시대」로 우리나라 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대만의 신성(新星)이다.
부리부리한 눈에 커다란 입, 순진한 마스크와 허당끼가 매력이다. 이 두 배우가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부분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새롭게 솟아오르고 있는 두 배우의 매력을 듬뿍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