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카메라 모니터 속 진풍경, 혼자 알기는 아까워?
입 방정 때문에 생긴 일
승강기 내 감시카메라가 설치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확인과 방지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초창기, 감시카메라를 통해 찍힌 승강기 내 승객들의 행동에 대해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하는 원칙을 깨고 입 방정을 떨었다가 큰 코 다친 이들이 있었다.
■ 글 / 장현식 (현 공동주택관리사/ 「머리철새의 울음소리」, 「머리철새 둥지를 틀다」 저자)
하룻밤 사이 카메라 렌즈가 사라졌다?!
지금은 모든 공동주택이 승강기 내에 카메라를 부착해 한 곳에 모니터를 모아 관리하는 방식으로 시설이 되어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것도 어설픈 시설로 시작되었다. 필자도 처음에는 다루어 보지 않은 시설들이라 꽤나 당황했다. 그런데 더 문제는 각 경비초소에 설치한 승강기 내 감시 모니터 관리였다. 특히 경비원들은 이 모니터 사용에 대해 아주 생소해 하며 심한 부담감을 내비치기에 전기주임을 시켜 사용법을 교육시켰다. 그런데다 각 세대 비디오폰과 경비초소 인터폰까지 다루어야 하니 실력 있는 경비가 아니면 잘 소화하지 못할 형편이었는데 이때 웃기지 못할 사고가 발생했다.
입주한지 약 4개월이 흐른 후라 경비원들도 새로운 시설에 대해 하나 둘 파악해 갈 무렵이었다. 관리소에 출근하니 경리가 한 경비초소에서 교대 근무자가 전기주임과 나를 찾는다고 알려 주어 근무복으로 갈아입을 사이도 없이 경비초소에 당도하니 이미 전기주임이 와 있었다. 전기주임이 초소 안으로 안내하여 손으로 승강기 천장 코너 쪽을 가리키는데 ‘아뿔싸!’ 렌즈가 없는 것이다-초창기에는 일자형 카메라로 렌즈를 분리할 수 있었다. 경비원의 말인즉 그저께 자기가 근무할 때도 모니터 화면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고 했다. 밤사이 이 카메라 렌즈를 누가 빼버렸을까?
밖으로 나온 전기주임이 나에게 귓속말로 어느 세대 입주자의 소행인 것이 아닌가 알려주었다. 살짝 의심
이 되었는데 그것이 사실이었다.
범인 잡기 위해 녹화된 영상 작동했더니…
밤 11시경 승강기 내 출입자를 검색하기 위해 모니터를 작동시켰다. 그런데 모니터 속에서는 젊은 두 남녀
가 승강기 안에서 너무 진하게 부둥켜 안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몇 호에 사는 누구라는 것까지 알 정도로 너무나 생생한 녹화장면이었다. 당시는 지금같이 애정표현 스킨십이 유행하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것은 굉장한 뉴스거리였다.
그렇다면 평소에 관리소장이 교육 시킨 대로 입을 꽉 다물고 있었어야 하는데 그만 그 줄에 사는 친한 주민에게 이 사실을 발설해 버리고 말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하고서는 ‘몇 호 사는 남녀 누구랑 누가 이러쿵저러쿵 하더라’고 한 말은 발 없는 말이 되어 온 동네에 쫙 퍼졌다. 이후 이 두 남녀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힐끔힐끔 쳐다보고 지나가니 그만 이 남녀는 자기들이 승강기 안에서 했던 애정행각이 동네 화젯거리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모욕감에 잔뜩 성질이 난 남자는 심야에 공구를 가져와서는 초소 안의 의자를 딛고 올라가 렌즈를 빼 내버렸다.
관리자들이여, ‘무거운 입’을 갖춰라!
참 고마운 것은 이 남자가 관리소에 와서 경비근무자의 「입 방정」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어떻게 처리해야 했을까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아버지뻘 되는 경비 아저씨라 참았을까? 다행히도(?) 그는 카메라 렌즈에만 손을 댄 것이다.
경비반장을 시켜 교대 근무자 두 사람을 불러 놓고 「입 방정」 발설자를 추궁하니 내가 확인한 날 비번자인 것이 들통이 나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모니터가 없는 후문 초소로 근무지를 이동시켰다. 또한 관리소 직원들을 소집하여 주민들께 그리고 직원 사이에 말 조심에 대해 교육을 시켰다. 그리고 승강기 내 카메라는 다
른 것으로 교체해 부착했다.
선량한 관리자라면 승강기 안에 술에 취해 소변을 보거나 또는 아이들이 급해 대변을 보아도 나만 누구인지 알고서 일체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 무거운 입이 되어야 입주자들에게서도 인정받고 그 분야에서 오래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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