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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승강기 미래

철도 승객들의 승강기 안전, 우리가 책임집니다

철도 승객들의 승강기 안전, 우리가 책임집니다
한국철도공사 기술본부 시설기술단
김광모 건축시설처장

글. 위성은(자유기고가) 사진. 고인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 시설의 유지관리와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공기업으로 본사는 대전광역시에 위치하고 있다. 전국의 국유 철도와 수도권 일부 전철 노선을 관장하며 12개 지역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김광모 건축시설처장은 전임 처장의 퇴임으로 두 번째로 동일한 보직을 맡고 있다. 공단과 마찬가지로 업무의 최우선 순위를 안전에 두고 있으며 철저한 대비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고발생률을 줄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일 기관으로 가장 많은 승강기 관리

철도 시설이 전국에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시설처에서 관리하는 승강기(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포함)는 총 3,839대에 달한다. 김광모 처장과 허일성 차장을 비롯한 15인의 부서원이 651개 역사의 5,179동에 달하는 건물과 부대설비를 유지·관리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국에서 47명이 승강기를 담당하고 있는데 인당 관리대수가 80대로 업무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 수준이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습니다. 속보가 없던 시절에는 기차가 한 시간을 멈춰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제는 선로 장애로 30분이 지연되면 항의전화와 민원이 빗발칩니다. 역사는 정적인 구조물이기 때문에 구조상 안전만 확보되면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는 역사를 연결하는 열차처럼 동적인 구조물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기계를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사명이자 목표입니다.
상시적인 점검과 교체 등을 통한 사고 예방과 빠른 대처가 중요하지요.”
신분당선 등 수도권 전철 노선이 확충되면서 승강기 관리대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역사의 경우 일반 건물 승강기보다 이용 빈도와 이용객 수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서울역은 전철까지 포함하면 하루 200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전철역사 중에서도 신도림역은 유동인구가 50만 명에 달한다. 승객이 타고 내릴 때는 역사에 천 명 정도의 인원이 동시에 몰리는데 매 십분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사고가 아닌 갇힘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지난 여름은 폭염 때문에 작업자도 유지관리 업체도 모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서울도시철도의 승강기가 2,600대 수준이니 단일 기관으로는 저희가 가장 많은 승강기를 관리하고 있을 겁니다. 지난 10년간 승강기가 4배 정도 늘었고 특히 신규 역사가 증가하면서 에스컬레이터가 많이 늘었습니다. 사고 확률도 높아졌지만 실제 사고발생률은 낮아지고 있어요. 매월 통계를 내는데 100대 당 사고건수가 한 달 1.65건입니다. 2년 전의 1.9건에 비해 더 줄었습니다. 철저한 교육과 유지관리 매뉴얼 제작, 부품 교체주기 관리에 연간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비결입니다. 12개 권역별로 유지관리업체를 선정해 126명의 인원이 상시적인 유지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승강기 담당자는 365일이 비상근무

“역사가 서울 경기권에 약 70% 정도가 분포해 있는데 지방 같은 경우는 유지보수인원도 적은 편입니다. 일부 본부는 거점지역에서 먼 경우 30분 이내에 출동해 대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긴급출동은 가까운 업체에 맡기기도 합니다. 1차적으로 역무원이 상황을 접수하고 대처하기 때문에 매월 역무원들을 대상으로 승객 구출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구출방법이 기종별로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케이스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지도에 나온 해당 승강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지 4~5년 됐습니다.” (허일성 건축시설처 차장)
“저도 갇혀본 적이 있는데 아는 만큼 남보다 차분히 대처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동영상 매뉴얼 시행 이후로 갇혀 있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어요. 해마다 전년 대비 고장율을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늘 긴장을 놓지 않고 점검과 대처를 거듭하는 수밖에 없지요. 평소 각 지역본부에서 분기별로 안전 캠페인을 하는데 올 6월에 공단과 컨소시엄 협약을 맺고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승강기 담당자들은 “365일이 늘 비상근무”라는 ‘웃(기고 슬)픈’ 농담을 하면서도 민족대이동을 앞두고 가족과 친지의 발이 되어줄 승강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수송기간을 맞아 명절 2주를 앞둔 9월 10일부터 사전 점검을 시행했다. 또한 노선 신설로 역사와 부속물이 커지는 경우에는 집중적으로 인력을 투입한다.
신설된 강릉선의 경우에는 운영이 안정될 때까지 집중적으로 관리기간을 설정해서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이나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처장은 승강기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부품의 교체주기를 명시하도록 되어 있지만, 철도공사의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조금 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치 연도로 기준을 정하면 이용객이 많은 역사와 간이역 등의 경우에는 형평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별로 적정 교체주기를 명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품질 기준 가이드라인이 보다 명확해지면 좋겠습니다. 저희처럼 이용객이 많은 경우 가동 시간으로 교체시기가 특정되면 더 좋겠습니다. 운행기록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면 구동 시간을 알 수 있어서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수고가 많으신 줄은 알지만 관련 법령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잘 정리되길 바랍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노력

한국철도공사에서는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매주 수요일을 정시퇴근하는 ‘해피데이’로 운영하는 한편, 교통량이 많은 금요일에는 조기출퇴근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김 처장도 비상사태를 제외하면 업무상 지시나 검토를 근무시간에만 하고 있다. 사고나 고장에 대비한 시스템과 승강기 내 CCTV가 구축되어 있고, 승강기점검의 경우에도 자동화가 도입되면서 늘 현장에 나가야 하는 수고도 덜게 되었다.
김 처장은 딱히 인포멀 그룹에 가입한 것은 아니지만 주말부부인지라 주말에는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딸 둘이 수험생이어서 주로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거나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것도 즐긴다. 떨어져 지내는 덕에 ‘집밥’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혼자서 끼니를 챙기는 스킬도 꽤 늘었다. 향후 삶의 계획에도 가족과 안전은 최우선 순위에 있다.
“입시 문제도 그렇고 가족들이 편안하고 단란했으면 좋겠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사고가 없는 코레일’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고 국민들이 빠르고 편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정년까지 8년 정도 남았는데 승강기나 스크린 안전도어 컨설팅 업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스크린 안전도어에 대한 기준이 아직 없어서 기술 기준이나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운영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