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위에도, 우리의 삶에도
스포츠정신은 살아있다
■ 글 / 한지숙 (자유기고가)
드디어 전 세계인의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월드컵이 열린다.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스포츠에 특별히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까지도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를 경험한다. 밤잠을 설치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일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꼼꼼히 체크한다.
국가 대 국가의 경기이니만큼 자존심을 건 승패의 문제가 우리 최대의 관심사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의 심리적인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골프의 경우 ‘입스’(yips:선수들이 심한 압박감으로 인해 근육이 굳어져 퍼팅할 때 컨트롤이 되지 않는 고질적인 병)라는 것이 있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로 퍼트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다.
선수는 경기의 결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극심한 긴장감으로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승부에만 집착하게 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지난 소치올림픽 때 느꼈던 심판의 편파판정이나 쇼트트랙에서 중국 선수가 결승을 눈앞에 둔 우리 선수를 손으로 잡으려는 어이없는 행동은 스포츠정신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축구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심판의 눈을 속이는 이른바 헐리웃 액션으로 패널티박스 내에서 상대의 가벼운 접촉에도 쉽게 넘어지거나 오버한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패널티킥이 득점으로 연결돼 승리만 할 수 있다면 한 장의 경고카드쯤이야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기도 한다.
스포츠맨십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요즘 같은 때 지난 3월 초 분데스리가에서 열린 축구경기에서 한 선수의 양심선언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 선수는 후반 20분경 돌파를 하다가 패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패널티킥을 선언했다. 상대편 선수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주심의 선언은 단호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넘어졌던 선수가 주심에게 자신이 넘어진 건 상대편 선수가 걸어서 넘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발에 걸려 넘어진 것뿐이라고 양심선언을 한 것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이런 스포츠정신은 전 세계의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이런 일로 전세계가 놀랐다는 것은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헐리웃 액션이라든지 아랍의 침대축구와 같이 공공연한 속임수가 그 동안 축구계에서도 있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승부의 유혹은 선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각종 이권과 결탁에 의해 좌지우지 되기 쉬운 모든 스포츠 관계자들에게도 유혹은 도사리고 있고 경기를 관람하는 우리들에게도 유혹은 있다.
조금의 실수에도 마구잡이로 선수를 비하하는 네티즌들의 패러디와 댓글들은 선수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그래서 스포츠정신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운동선수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정신이다.
월드컵의 태극전사들,
승리하면 좋겠다. 그러나 비겁한 승부가 아닌 살아있는 스포츠정신으로 일군 영광의 승리이길 바란다.
그 동안의 고된 훈련과 땀방울이 헛되지 않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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