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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여, 젊은 나이에 스타가 되라! - 현빈

후배들이여, 젊은 나이에 스타가 되라!

현빈

 

지난 2011년 3월 현빈은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영화 「만추」로 배우 인생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 해병대에 자진 입대했다. 톱스타가 해병대를 스스로 택했다는 것은 당시 최고의 이슈였다. 대중과 언론은 그를 잊지 않았고 다시 돌아온 그는 역시 뜨거운 이슈였다.
■ 글 / 모신정 (한국아이닷컴 기자)

 

 

정조 역과 함께 정재영, 조정석 역도 탐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대부분의 스타들이 군 입대와 동시에 대중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갔지만 현빈은 달랐다. 여전한 대중과 언론의 끊임없는 관심 속에 21개월의 군생활을 마친 그는 2012년 12월 6일 제대일 그 동안의 연기에 대한 목마름 탓에 급기야 눈물을 쏟아냈고 그렇게도 목말라했던
연기에 대한 갈증을 쏟아낸 작품이 바로 「역린」이다.


「역린」의 흥행이 300만 관객을 넘어설 무렵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현빈을 만났다. 무려 9일 동안 무대인사 강행군을 펼친 터라 다소의 피곤함도 엿보였지만 중저음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역린의 촬영 기간의 후일담과 군 복무 기간 연기에 대해 목말랐던 심정을 털어 놓았다. 사생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손톱만큼도 틈
을 내보이지 않으며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 모습은 3년 전 영화 「만추」로 인터뷰 했을 당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대 직후 중국 팬미팅을 하던 중 「역린」의 시나리오를 만났어요. 숙소에서 쉬는 시간에 읽기 시작했는데 정조 역할로 제안을 받았지만 정재영 선배나 조정석 씨의 역할도 모두 탐이 났어요.

그만큼 캐릭터와 스토리가 재미있었죠. 서울로 돌아와 이재규 감독님을 만나 뵙고 바로 촬영 준비에 들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성난 등근육’ 어떻게 만들었나


「역린」이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살아야 하는 정조와 그를 죽여야 하는 자와 살려야 하는 자들의 24시간을 그린 만큼 현빈은 왕위에 오른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으나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겪고 자라 안에는 슬픔을 감췄지만 끊임없는 암살 위협 속에서 왕위를 지켜야만 하는 강인한 정조를 연기해내야 했다.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의 끊임없는 협박과 노론 대신들의 도발에도 분노를 속으로 삼키며 결전의 그날 포효하기 위해 무예와 학문을 갈고 닦는 젊은 정조를, 현빈은 애수와 카리스마의 절묘한 조합으로 영화 속 그 어느 군주보다도 이상적이고 매력적인 왕으로 탄생시켰다.


“정조라는 인물에 가까워지기 위해 기존 작품속 캐릭터는 전혀 참고하지 않았어요, 왕으로써의 정조보다 인간 이산의 모습에 더 가깝게 다가가려고 했습니다. 정조에 대한 역사서나 다큐멘터리물를 보며 실존 인물에 대해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전화번호 책만큼이나 두꺼운 콘티 북을 준비하며 엄청난 노력을 하신 이재규 감독님이나 의상팀, 분장 팀의 도움도 많이 받았죠. 성난 등근육에 대해 가장 궁금해들 하시던데 실제 당시 했을 법한 운동을 하며 근육을 만들었어요. 한 달 반이 넘게 양념이 안 들어간 음식을 먹고 하루 3시간씩 자며 운동과 촬영을 하려니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연기를 너무 갈구하던 상황이다 보니 그 시간도 모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이병헌, 장동건 선배처럼 좋은 배우 되고파


MBC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우수에 찬 경호원 강국 역으로 여심을 붙들었던 23살의 배우 현빈은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 2세지만 내면에 간직한 아픔 때문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청년(「내 이름은 김삼순」(2005), 「시크릿 가든」(2011))이거나, 정의롭고 인간미 넘치지만 사랑에는 서툰 드라마 PD 「그들이 사는 세상」 등 로맨틱 멜로 장르에서 강점을 발휘해 왔다. 2년여의 군 복무 기간의 연기 휴지기 후 내놓은 「역린」으로 그는 180도 변모했다. 모든 욕망을 가둔 채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기다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포효하는 젊은 군주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역린」의 개봉 이후 충무로와 방송사들의 캐스팅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은 그의 복귀작에 대한 업계의 평가를 입증한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송강호, 류승룡, 이병헌, 하정우 등 충무로 1순위 캐스팅 배우들에 이어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를 것 같다는 예상을 전해봤다. 큰 산 하나를 넘어 이제 새로운 연기 인생을 시작한 그가 앞으로 가진 지향은 무엇일까.


“어릴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스타가 되고 싶으냐. 배우가 되고 싶으냐’ 하는 거였어요. 모순이 있는 질문이지만 굳이 답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가 제 답입니다. 아무리 연기적인 재능이 뛰어나도 경험은 따라잡을 수가 없어요. 제가 아무리 연기에서 날고 긴다고 해도 절대 선배들의 연기를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후배들에게도 젊은 나이에 스타가 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스타가 되면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따릅니다. 저 또한 저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작품들에 최선을 다한다면 이병헌, 장동건 선배님처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죠. 아직도 많이 목마릅니다. 어떤 장르의 어떤 작품이라도 다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