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고 웃긴 아주 특별한 승강기 이야기
하루에도 수 차례 이용하며 우리에게 이미 너무나 익숙한 승강기지만 가끔은 승강기로 인해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아찔했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 때로는 가슴 찡한 감동의 스토리가 연출되는 승강기, 아주 특별했던 승강기에서의 순간은 언제였는지 독자들에게 물어보았다.
구성 편집부
이사 오는 이웃에게 메모, ‘이사 잘 하셨어요?’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서 살다 보니 일반주택에 살 때와는 다르게 이웃과 마주칠 기회가 별로 없다. 바쁜 아침 시간에 엘리베이터에서나 몇몇 분과 눈 인사 나누는 정도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이웃이 이사를 온 모양인지 승강기 안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내가 이사할 때는 승강기 사용을 관리실에만 통보하면 됐는데 얼마 전부터는 이사하는 날짜와 승강기 사용을 승강기 내에 미리 게시하고 양해를 구하도록 되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이런 메모 하나로 어느 집이 이사 가고 또 어느 집이 그날 들어오는구나 알 수도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됐다. 또한 미리 양해를 구하는 모습도 공공주택에 사는 예절 같아 보기 좋고 흐뭇했다. 게다가 그 메모 밑에는 어느 분이 “이사 잘 오셨어요” 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니 마음이 훈훈해졌다.
_이소영
3살짜리 꼬마도 승강기 매너 알아요!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3살짜리 딸내미가 열림버튼을 누른 채로 계속 서있길래 손을 떼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한 할머니께서 급하게 달려오셨다.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기특하다며 웃으셨다. 어려도 알건 다 아는 모양인가보다.
_신화연
인도에서 경험한 꼬마 벨보이
인도 남부지방을 배낭여행 하다가 어느 작은 도시의 3층 건물 로지에 묵게 되었다. 그런데 그 건물에는 아주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숙박비는 우리 돈으로 2천원 정도였는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꼬마 아이가 동승을 하길래 보니까 그 아이가 안내원 역할을 했다. 팁을 기대하는 눈치길래 ‘2층을 올라가는데 무슨 팁을 바라나’ 싶었지만 1루피를 꺼내 주니 아주 좋아했다. 그 아이의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_한승훈
사랑의 메신저 된 승강기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일명 ‘엘리베이터 커플’이 있다. 그 두 명은 지난 해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시간 정도 함께 갇히게 되었는데 사랑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공포가 아닌 사랑을 얻게 된 것이다. 그 둘은 모두의 바람대로 짝이 되었고 아마 곧 결혼 소식도 들려올 듯하다.
_박종필
승강기, 우리의 추억이 깃드는 곳
독일 여행 중 150년 된 승강기를 본적이 있다. 참 부러웠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승강기 역사도 길지만 오랜 세월을 그토록 잘 관리하여 지금까지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마도 그 승강기는 대를 이어가며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추억을 간직하며 오래도록 함께한 승강기가 있다면 좋겠다. 비록 오래되어 빠른 속도도, 현대적인 모습도 갖추지 못했을 지라도, 우리의 추억이 간직되어 있다면, 그리고 언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추억의 장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도 승강기를 오래도록 잘 사용하여 이런 추억의 장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_김용일
층 버튼 안 누르고 오래 함께 있고팠던 그 때
연애시절, 데이트를 마치고 남자친구가 집까지 데려다 주고는 했는데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워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층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마냥 그 안에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타려고 버튼을 눌러서 서로 놀라기도 했다. 지금은 타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버튼을 누르지만 그 때의 기억은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_나경희
아이가 사라졌어요!
첫째 아이가 3살 때 둘째가 태어났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둘째 아기를 씻기고 나와보니 큰 애가 없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을 것으로 추측한 나는 작은 아이를 업고 아파트를 여기저기 뒤지며 거의 혼이 나가려고 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경비원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내리는 우리 큰 아이를 보고 이상하게 여겨 관리소에 데려다 놓으셨다. 나는 아파트 방송을 듣고 아이를 찾으러 갔다. 승강기가 참 고맙지만 때론 아이들이 혼자 타고 가버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_이은진
승강기가 되찾아준 작은 미소
내가 가는 인천의 한 병원에는 승강기의 문이 양쪽으로 열리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그 날도 병원에 왔다가 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내려가는데 어느 중년의 아주머니가 울기 일보직전의 얼굴로 승강기에 탑승하셨다. 아마도 입원실 면회를 하고 오는 모양인데 환자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듯 했다. 곧 승강기는 다시 움직여 이번에는 반대편 문이 열렸다. 그런데 타고 계신 할머니 한 분이 승강기가 한 쪽으로만 열리는 줄 알고 반대편 문이 열린 것을 모른 채 아무 생각 없이 닫힌 문 쪽으로 내리려다 문에 부딪혀 콰당 넘어졌다. 옆에 있던 어두운 얼굴의 중년 아주머니는 얼른 할머니를 부축하며 괜찮으시냐고 물어보다 할머니 이마가 살짝 부풀어 오른 것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중년 부인은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는지 계속 웃었고 할머니는 안 그래도 아프고 민망한데 옆에서 계속 웃으니 역정이 나셨는지 ‘뭐가 그리 웃기냐’며 볼멘소리를 하셨다. 아주머니는 할머니 덕에 웃었다며 웃는 얼굴로 할머니를 부축하고 연신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이는데 왠지 그 장면이 재미있기도 하고 따뜻해 보였다. 승강기는 우리 주변에서 뜻밖의 작은 행복도 가져다 주는 것 같다.
_강종수
아이들이 본 받을 수 있는 모습이 되어요!
얼마 전,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내 앞에 어떤 꼬마와 아주머니가 같이 타고 있었다. 아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엄마의 손을 꼭 잡으며 “엄마! 어린이는 엄마 손을 꼭 잡고 타야 된대. 엄마는 옆에 손잡이 꼭 잡았어?”라고 말했다. 아이가 이 말을 하는 순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거의 모든 어른들이 손잡이에 손을 ‘턱!’ 올리며 잡았다. 그 광경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어린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승강기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하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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