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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움과 마주하는 일

날마다
새로움과 마주하는 일

■ 글 / 한지숙 (자유기고가)

 

내일을 살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모두의 하루하루는 새로움을 창조하는 예술가의 작업과도 닮았다.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생소한 내일을 살아가며 때로는 영감이 떠오른 예술가처럼 열정에 불타오르고 자신감이 넘치지만,
때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눈앞은 깜깜하다.
새로움과 마주하는 일이란 그것이 예술이건, 먹고 사는 인생사건 간에 모두가 쉽지 않은 일.
이 호락호락 하지 않은 작업들을 조금은 가뿐하게 해결해 나갈 수는 없을까?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일,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일에 조금 더 능숙해질 수는 없을까?
새로움을 향해 자발적 정면 승부를 펼치는 예술가들의 작업 과정을 살짝 엿보도록 하자. 
「땡땡의 모험」의 작가 조르쥬 레미(Georges Remi, 필명 에르제)는 자신의 작품에 늘 완벽주의를
추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만화 한 컷 한 컷은 집요하다 싶을 만큼 엄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세밀한 묘사가 이루어졌는데 레미는 이런 집요함에 스스로를 몰아넣으며 지금까지 80개 이상의
언어, 3억5,000만 권이 판매된 대작을 만들었다.
매 주 두 개의 주간지에 ‘땡땡’란을 채우는 일에 대해
‘인쇄기가 입을 크게 벌리고 인쇄할 종이들을 갈망하면서 저쪽에 앉아 있다’고
표현할 만큼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말이다.

 

앉은 자리에서 즉흥곡을 척척 연주했다던 모차르트 같은 희대의 천재가 아니고서야
하늘 아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노력 없이는 힘든 일이다.
자신의 작업장에서 자신의 작업을 채찍질하는 땡땡의 일러스트를 통해,
“예술가 자신 말고는 누구도 그림 이야기를 위해 소요되는 수많은 작업, 리서치, 독창성 등을 상상할 수 없다.”
라고 전한 조르쥬 레미의 어느 글을 통해 그의 창작의 고통과 노력을 가늠해본다.
서울 시립미술관에는 창작의 고통을 설치미술로 표현한 작품이 전시된 적이 있다.
예술가들에게 진행한 설문의 결과를 도식화한 것으로 설문에는 다양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중 ‘작업을 포기하고 싶을 때’를 묻는 항목에서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목적 상실’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예술가들에게도 새로움을 능숙하게 다루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채찍질 하게 하는 힘은 바로 이 ‘목적’이 아닐까?
목적, 그것이 막연한 내일에 명확한 방향성이 되어 주는 것이다.
날마다 새로움과 마주하는 당신의 하루하루,
우리 모두의 하루하루를 격려하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