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안전, 동료들을 지키는 것이 제 사명입니다
Peter Kloepping
피터 클래핑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안전팀장
9년 전, 승강기와 처음 인연을 맺으며 한국과도 인연을 맺게 된 이 남자.
낯설고 물 설은 이국의 땅에서 이제는 청국장, 묵은지를 좋아하는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그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안전팀장 피터 클래핑(Peter Kloepping)이다. 그가 한국에 정착하며 느끼고 경험한 승강기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글 / 편집부
눈빛으로 통하는 현장에서의 교감이 큰 힘
국가 경제력 세계 4위,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든든하게 유럽 경제를 이끌고 있는 유럽국가들의 맏형 독일. 이것은 경쟁력 있는 챔피언 기업들이 든든히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어주고 있기도 하지만 경제 선진국에 걸맞게 국민들의 경제·안전의식 수준 역시 높기에 가능하다. 피터 클래핑은 독일에서 태어나 대학원까지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왔다. 티센크루프(ThyssenKrupp)와 동양엘리베이터가 합작 회사를 경영하던 2005년 입사하여 처음 승강기와 인연을 맺었다. 연고도 없는 낯선 한국에서의 삶을 선택한다는 것은 본인의 인생을 통틀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한 가지 그를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겠다” 그 일념 하나로 한국에 정착을 결심했다.
그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의 안전팀장이다. 인사, 기획 등 조직을 두루 거쳐 5년 전부터 안전팀장으로서 안전경영시스템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전반적인 업무와 정책, 감사 등 공법개선, 장비 개선 등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일년의 절반 가까이 전국 구석구석 현장을 매의 눈으로 살피고 있다. 그가 안전 팀장을 맡을 당시 안전사고가 빈번했고 한번 발생하면 큰 인명사고로 이어졌기에 사고율 줄이기는 큰 이슈였다.
“설치작업자 동료가 작업 중 3m 아래로 추락했지만 라이프 라인을 하고 안전 수칙을 지켰기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죠. 현장에 다니다 보면 참 힘든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현장에서 고생하는 엔지니어들의 진심이 담긴 그 솔직한 눈빛, 그것을 보면서 매번 힘을 얻지요.”
일하기 좋은 환경이 품질도 높이는 것
동료들이 다치고 힘들어 하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팠기에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안전현장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었다. 그리고 그의 땀은 사고율과 중대재해 발생률 감소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안전팀이 기여상을 수상하면서 그 성과를 당당히 인정받았다. 현재 사고율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그에겐 할 일이 많다, 기본적으로 안전에 대한 시스템 구축은 됐으나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서 작업자에게 위험부담이 있어요. 안전은 기본이라는 원칙 하에 작업해야 합니다. 안전이 좋은 환경에서는 작업 품질 역시 높아진다고 확신해요.”
몇 해 전 지방의 소규모 보수업체를 방문했을 때 그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작업 현장 안전관리 의식, 기술 수준이 티센크루프코리아의 직영점 보다 높았고, 무엇보다 경영자의 안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 후부터 그는 지방의 협력업체들에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전파하는데 더 열과 성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안전관리가 잘 안 되는 회사는 고객관리가 잘 안 될뿐더러 경영이 잘 될 리 없다. 안전관리는 그 회사의 전체적인 경영의 수준 품질을 보여준다고 그는 믿는다.
한국인 아내의 속성 과외 덕에 한국 말을 매우 유창하게 하는 그이지만 다른 생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기에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한국에서의 생활이 더 잘 맞는다며 손을 내젓는다. 묵은지와 청국장을 가장 좋아하고, 반찬이 많이 나오는 백반집을 사랑한다는 그에게서 외모는 다르지만 정많은 한국인의 냄새가 뭍어난다. 엘에스터도 창간호부터 매월 챙겨보고 있다고.
피터 클래핑 팀장과의 5문 5답
한국의 승강기 안전제도와 승강기산업 종사자, 이용자들의 안전의식에 대해 평가한다면?
과거와 비교해 빠른 시간에 상당한 수준에 올라 왔다. 안전제도가 제 역할을 하고 있고, 설치나 보수 작업자의 안전의식이 많이 좋아졌다. 다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아직은 설치와 보수의 작업환경과 안전의식이 만족스러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의 승강기 안전정책과 제도를 비교한다면?
엘리베이터 안전을 관리하는 기관은 유럽은 주로 민영화되어 있는데 반해 한국은 대부분 공공기관이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이나 시스템 운영에서 미묘한 차이 있지만 큰 격차는 없다. 다만 관계법령을 개정할 때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하는데, 관료주의 권위주의가 존재하는 듯하다.
한국의 승강기 안전제도와 정책 중 소홀한 부분이나 강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
우선, 검사기관의 이원화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를 극복해야 한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검사 분야에서 품질이나 안전을 배제한 채 서로 경쟁하는 구조와 관행이 있는 것 같다. 가령 불합격 판정을 해야 하는 경우 고객이 상대 기관으로 떠날까봐 못할 수 있다.
둘째, EN-81 코드가 전체적으로 적용되었지만 업체들의 요구사항을 해석하는 데는 허점이 있는 것 같다. 안전을 위해 미국 code 처럼 각 항목 별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셋째, 보수업체의 시장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 ‘Poor maintenance=poor Safety’ 원칙에 따라 업체 규모, 기술력, 품질/프로세스 인증, 각종 보험가입, 안전 연혁 등과 같은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마련해야 된다고 본다.
승강기 사고예방과 산업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첫째, 보수시장은 기술저하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적절한 보수료가 형성될 수 있는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보수시장의 악순환이 개선돼야 업체들은 인프라, 기술, 장비, 서비스, 품질, 사람, 교육에 대한 투자를 실천할 수 있고 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
둘째, 설치현장의 안전관리비 문제이다. 안전관리비를 쓰지 않고 개인 보호구에만 의존하는 현장이 많이 있다.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안전관리비가 제대로 쓰여야 하는 게 기본이다.
셋째, 산학협력이다. 한국에서는 엘리베이터 종사자가 현장 기술을 어깨 너머로 배운다. 엘리베이터는 고급기술력 요하는 전문 직업이다. 국가인증 직업훈련 표준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국가와 업계, 대학이 연계해 전문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국가와 업계, 대학이 연계돼야 한다. 승안원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승강기인재개발원’이 이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의 승강기 제조업체 중 대기업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면 전부 외국계 기업들이다. 이들이 한국 승강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우선 각 외국계 기업의 사업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국내생산을 중단하고 중국산화 하는 전략은 고용 및 사회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 미친다. 반대로 생산 확장과 수출 증가 전략은 고용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 미친다. 국내와 외국계 기업의 경쟁 속에서 디자인, 기술, 관리 시스템의 혁신을 가속화해야 승강기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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