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미자 기자
2012 현재 대한민국 건물을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는 대략 46만여 대. 이들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하는 승강기 안전사고는 매년 118건(2007년~2011년 평균), 매달 10건 내외의 크고 작은 승강기 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 중 64%는 이용자 과실이지만 36%는 작업관리자의 부실, 관리부실, 보수부실 등에서 기인하고 있다. 즉 평상시 안전관리만 잘해도 승강기 사고의 30%는 줄일 수 있다는 것.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설립목적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승강기 안전검사업무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지원의 안전검사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이틀 전 내려 쌓인 눈이 채 녹기도 전에 하늘에선 다시 펑펑 흰 눈이 쏟아졌다. 종종걸음으로 조심을 하던 아주머니는 순간의 부주의로 엉덩방아를 찧었고, 차들은 일제히 속도를 낮추었다.
쌀쌀한 눈바람을 맞으며 서울 양재동에 소재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지원에 들어서자 힘찬 구령 소리가 기자를 맞았다.
‘승강기안전점검 24시’ 동행취재를 기꺼이 수락한 오늘의 주인공은 서울지원 김원태 팀장과 이기호 사원. 김 팀장은 올해로 입사한 지 만 18년째를 맞이한 베테랑이고, 그의 짝 이기호 사원은 지난 2012년 8월에 입사한 새내기다. 안전검사 준비를 완벽하게 마친 김원태 팀장은 이기호 사원을 태우고 역삼동 소재 쌍용플래티넘밸류로 차를 몰았다. 지하 5층, 지상 15층의 주상복합건물엔 모두 10대의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김원태, 이기호 팀이 7대의 엘리베이터를, 그리고 다른 한 팀(김성일, 홍운표)이 3대의 엘리베이터를 검사하기로 했다. 검사팀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건물 지하에 있는 방재실.
김원태 팀장은 방재실에서 건물 승강기 관리주체를 만나 검사과정과 시간을 설명했다. 검사팀은 엘리베이터 점검일지를 꼼꼼히 확인하며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결과는 이상 무. 그때야 김 팀장은 2012년 1월부터 제작하여 부착하고 있는 승강기 관리번호 스티커와 국가승강기정보센터로 바로 연결되는 큐알(QR)코드 스티커를 내보이며 새롭게 바뀐 안전관리수칙을 알려주었다.
각각의 엘리베이터에 고유번호를 달아 승강기 위치와 정보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한 승강기 관리번호 제도는 승강기 이용자들이 직접 승강기 제원과 검사합격유무, 검사유효기간, 검사일정 등의 안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드디어 쌍용플래티넘밸류 제1호기 엘리베이터의 점검이 시작되었다. 상가동에 있는 1호기는 1분당 105m의 속도로 18개 층을 오가는 로프식 엘리베이터였다.
검사팀은 1층 엘리베이터 입구에 ‘안전검사중’이라는 노란 안내팻말을 세워두고, 능숙하게 안전검사를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도어와 카(Car)사이의 간격, 스위치 작동, 조도 등을 꼼꼼히 점검하면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이어 곧바로 건물 꼭대기의 기계실로 이동.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기계실에는 거대한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 비밀이 숨어있는 곳이다. 김원태 팀장은 이기호 사원을 엘리베이터 카(Car)안으로 내려보냈다. 두 사람은 인터폰을 통해 승강기의 안전점검 사항을 점검해나가기 시작했다. 기계실에서 ‘업(Up)’, ‘다운(Down)’, ‘대기’를 외치면 엘리베이터 카에서도 반응이 왔다.
조속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브레이크는 문제가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고 기록했다. 조금 뒤 이기호 사원이 점검을 마치고 다시 기계실로 올라왔다.
다시 15층으로 이동, 이번엔 김팀장이 엘리베이터 카 윗부분으로 올라섰다. 도어 개폐장치와 로프를 꼼꼼하게 검사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식으로 층층이 점검을 한 다음은 반대편으로 가서 무게 추를 점검하고, 피트 내부의 완충기를 확인한다.
완충기와 무게 추, 엘리베이터 카와의 안전거리를 확인하면 한 대의 승강기 검사가 끝난다.
작업은 오후 4시 30분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현장에서 결과 브리핑을 마치고 귀원한 시간은 오후 5시. 결과는 이상무, 10대 모두 합격!
그래도 검사팀의 업무는 남아있다. 결과에 대한 전산 작업과 성적서 작성, 그리고 검사합격증명서 발송까지 끝내야 마무리가 된다고 했다. 김 팀장은 검사업무 외에도 다른 업무를 맡고 있어 오후 9시에나 퇴근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 때문에 오히려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난 18년간 제가 검사한 엘리베이터에서 아직 단 한 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이 기록을 유지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검사원의 하루는 이렇게 끝이 났다.
서울지원은 또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빼놓지 않고 있다. 매주 목요일, 직원들은 6~7명씩 짝을 지어 율현동의 성모자애복지원을 방문한다. 청소도 하고, 장애인들의 말벗도 되어준다. 일손이 필요하면 땅을 파는 일도 마다치 않는단다. 승강기 안전은 물론 우리사회 안전을 위해서도 그들의 하루는 가득 차 있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지원(지원장 조관배)은 31명의 직원 중 26명이 안전검사원으로, 서울시내 강남·서초·송파·강동구 일대의 승강기 안전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소위 강남 3구가 포함된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건물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이 많다. 하루 평균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지원이 검사하는 엘리베이터 수는 90여 대. 승강기 안전과 편의를 위해 검사원들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승강기 의사가 되어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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