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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에티켓을 말하다! - 개그콘서트 '말해 Yes or No'

 

엘리베이터 에티켓을 말하다!

개그콘서트 '말해 Yes or No'

 

 

1평 남짓한 공간에 일면식도 없는 타인들이 혹은 안면 정도 있는 이웃끼리 겸연쩍게 만나는 곳이엘리베이터이다. 하지만 좁디 좁은 공간에서의 찰나의 시간은 인연을 만들기도 한다. 설렘과 두려움이 상존하는 오묘한 공간, 엘리베이터. 이번 호에선 지난 7월 5일에 방영되었던 개그콘서트(803회)의 「말해 Yes or No」 코너를 소재로 엘리베이터 내에서 일어나는 관계와 에티켓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글 이동희(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동부지원장)

 

 

 

엘리베이터에서 한 번쯤 해봤던 행동에 웃음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상황을 재연해 공감을 얻는 코너’(KBS 프로그램 소개 인용)로 김기리, 서태훈, 송필근, 김성원 등이 열연하며 매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규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주에는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몇 가지 선보이며 큰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 냈다.

 

 

첫 번째,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본 적 있어, 없어?

두 번째, 혼자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을 때 멀리 낯선 사람이 걸어오면 닫기버튼(닫힘버튼이 맞는 표현)을 누른 적 있어, 없어? 같이 타면 어색하잖아~
세 번째, 유모차를 가지고 탄 아주머니와 있을 때의 상황. 갓난아이와 “‘안녕하세요’ 해봐”하며 인사를 시키는 아주머니와 어쩔 줄 몰라 하는 김기리의 리얼 연기, 좀 큰 아이들을 데리고 탄 아주머니와의 조우, “뛰지 마, 삼촌이 이놈 한다.” “내가 뭘 어쨌다고?” “무서운 삼촌이라 말해서 억울한 적 있어, 없어?”
네 번째, 여럿이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어색함에 서로 휴대폰만 만지작만지작 한 적 있어, 없어? 중요한 것은 엘리베이터에는 휴대폰도 잘 안 터져!

 

 

하나 같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에피소드에 자연스레 엄지를 척 치켜들게 된다.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가볍게 풍자해 주며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 좋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엘리베이터의 올바른 에티켓이라면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때, 또 다른 이용자를 위해 버튼을 눌러 기다려 주는 것이 예의다. 그런데, 정말 낯선 사람이, 그것도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다가온다면 TV처럼 닫힘버튼을 계속 누르고 싶어질 것이다. 간간이 엘리베이터 내의 범죄가 보도되곤 하니 탑승자가 여자인 경우는 어색해서가 아니라, 범죄 예방을 위해서 말이다. 또한, 네 번째 에피소드와 같이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용기 내어 한 간단한 인사는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을 더욱 훈훈하게 해주며 관계를 이어준다

 

 

나의 이미지가 타인에게 각인되는 공간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은 짧은 시간에 ‘나’라는 이미지를 타인에게 각인시키는 공간이다. 마치, CF 한 편처럼 말이다. 엘리베이터에서의 내 행동은 나의 얼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에티켓에 대한 의미심장한 글이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Hanwha day's)’에 실려 있는 내용인데, 여기서는 얼마 전 개봉해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의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문장을 단초로 엘리베이터와 매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머리에 속속 들어오는 에피소드들은 잠시나마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나의 말과 행동들을 돌아보게 한다.

 

 

출처_한화그룹 공식블로그 한화데이즈(Hanwha day's)(링크주소 : http://blog.hanwhadays.com/3079)

 

 

에피소드 1 같은 회사 인사팀 직원과 결혼한 K양,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던진 한마디 “언니, 다른 팀 가고 싶으세요? 오빠한테 말해 줄까요?” 대리 남편을 둔 K양은 마치 임원이랑 결혼한 듯한 착각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버렸습니다.

 

에피소드 2 교육을 담당하는 만큼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어 인기가 많은 CS교육팀의 L과장. 성격도 밝아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식사하셨어요?”, “넥타이가 아주 잘 어울리시네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출장은 잘 다녀오셨어요?” 등 짧은 인사를 자주 건네는 편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엘리베이터에서의 1~2분 남짓한 시간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짧은 순간 만나서 엘리베이터에서 나누는 가벼운 인사나 예의 바른 태도는 타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데요, 평상 시 좋아하던 사람, 존경하는 상사와 단둘이 탔을 경우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입을 꽉 다물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거나, 바닥만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도 좋은 인상을 주지 않습니다.

 

에피소드 3 어느 날, 노부부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는데 예상으로는 7층 고객센터에 방문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7층에 볼일이 있어 가는 길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는 3-4명의 여직원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로 누군가를 흉보면서 깔깔거렸습니다. 7층에서 모두가 내렸고, 노부부는 사무실로 들어가는 여직원들의 뒷모습을 씁쓸한 표정으로 쳐다봤습니다.

 

에피소드 4 점심시간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는데, 여직원 한 명이 포장도 안 된 햄버거를 종이 접시에 들고 탔습니다. 그리고 바로 식사를 마치고 오시는 사장님께서 타셨습니다. 좁은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햄버거 냄새로 가득 찼습니다. 여직원을 보고 사장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그게 점심이야? 그걸로 되겠어?”라고 하셨지만… 그 미소의 의미는 아무도 모릅니다.

 

 

 

승강기 이용 에티켓, ‘예절이 안전을 만든다’

 

아래는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홍보팀 재직시절 만들었던 승강기 이용 에티켓이다. 승강기 이용 에티켓이 뭐 그리 중요하냐 반문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지만, 단언컨대 엘리베이터 에티켓이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고 또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승강기 이용 에티켓

 

1. 승강장에서 호출버튼을 누른 뒤 한쪽으로 비켜서서 기다립니다.
2. 내리는 사람이 많을 경우, 쉽게 내리도록 비켜서서 문이 닫히지 않도록 호출버튼을 눌러줍니다.
3. 어린이, 임산부 등 노약자를 먼저 태웁니다.
4. 물건을 들고 있는 사람의 행선 층을 물어 해당 층의 버튼을 눌러줍니다.
5. 타다가 눈이 마주친 사람과 가벼운 인사나 목례를 합니다.
6. 바로 내리지 않는 경우에는 될 수 있는 한 엘리베이터 안쪽에 섭니다.
7. 내릴 때 열림 버튼을 눌러 어린이, 여성 등 노약자를 안전하게 내리게 합니다.
8. 에스컬레이터에 오를 때는 한발 늦춰 같이 진입하는 사람이 먼저 오르도록양보합니다.
9.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 신속히 이동하여 뒤따라 내리기 쉽도록 배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