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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엘리베이터

스포츠카의 스피드 과학이 적용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날렵한 유선형의 맵시 있는 스포츠카는 보기에도 멋스러운 실루엣이지만 그 안에는 최고의 스피드를 내기 위한 다양한 공기역학의 기술이 숨어있다. 이런 기술은 300m 이상의 고속운행을 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에도 적용된다.

 

■ 글 / 김영수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초고속으로 주행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보면 카 문틈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 천장부에서 스쳐 지나가는 듯한 바람소리, 바닥에서 올라오는 듯한 바람소리 등 여러 가지 유형의 바람소리를 듣게 된다.


이것은 엘리베이터가 승강로 내에서 바람을 가르면서 상하로 수직운행하면서 발생하는 소리들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엘리베이터가 분속 300m 이상 고속주행을 하면 마지막 층에 공기가 압축되면서 승강기 내부로 압력이 전달된다. 이때 기압 차이로 인해 승객들은 귀가 멍하거나 진동과 소음에 노출되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엘리베이터 고속 운행에 의한 피스톤 효과는 엘리베이터 속도, 엘리베이터 카의 단면적, 엘리베이터 승강로와 카 사이의 유출면적, 건물 내 누설 틈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초고층 건물에서의 피스톤 효과는 화재 시 화재실 내의 화염 및 연기를 건물 상부로 전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있다.

 

 

공기역학이란?

 

 

사진1

공기역학(Aerodynamics, 空氣力學)이란 유체역학의 한 부문으로 기류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 비행기의 운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음속과 기류의 속도의 비율에 따라 공기의 압축성을 고려하여 연구한다. 항공기의 응용이 특히 중요하므로 항공역학이라고도 한다. 기류의 속도가 음속의 1/2 이하일 때 공기의 압축성은 무시해도 되므로 연구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음속의 1/2 이상일 때 압축할 수 있고, 점성을 가진 연속체로서 공기를 다루며, 그 속도범위에 따라 아음속(亞音速)·천음속(遷音速)·초음속 및 극초음속의 공기역학으로 나눈다. 한편, 다루는 대상에 따라 날개의 성질을 다루는 날개이론, 프로펠러나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를 다루는 회전날개이론, 진동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공기력을 논하는 비정상(非定常) 공기역학, 점성과 그 결과로서 발생하는 난류(亂流)를 다루는 경계층이론 및 난류이론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유체역학이란?

 

유체역학(Hydrodynamics, 流體力學)이란 요약기체와 액체 등 유체의 운동을 다루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공학의 여러 부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다양한 방정식을 통해 기술한다. 힘과 가속도는 나비에-스토크스방정식, 유체가 연속체임을 나타내는 연속방정식, 열역학에서 에너지 보존에 관한 식과 유체의 온도, 압력, 밀
도 사이의 관계는 상태방정식을 통해 기술 한다. 유체가 정지하고 있거나 운동하고 있을 때의 상태, 또는 유체가 그 안에 있는 물체에 미치는 힘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흐름의 문제를 역학적으로 다루는 유체 정역학과 유체 동역학이 있으며, 좁은 뜻의 유체 역학은 흐름의 문제를 순수학적 함수론을 사용하여 다루는 것으로서 2차원적인 흐름을 다루는 것이다. 공기역학과 유체역학에 따른 피스톤효과를 알아보고 역학을 이용한 디자인을 알아보자.

 

 

피스톤 효과

 

 

[그림 2] 환풍구 유무에 따른 압력변화와 비교

어릴 적 과학실험에서 주사기의 앞부분을 막고 손잡이 실린더 부분을 앞으로 밀면 어느 정도 닫히다가 주사기 내의 밀폐된 공기의 압력으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는 실험이 있었다. 처음에는 힘으로 밀다가 힘에 못 이겨 손가락이 밀리는데 이것이 바로 피스톤 효과와 연관이 있다.

 

엘리베이터의 피스톤 효과(Piston Effect)는 엘리베이터가 고속주행으로 승강로 내의 공기를 밀고 최상층으로 도착하기 직전 승강로 부피(공간)의 저감으로 승강로 단면적의 압력이 최대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엘리베이터 주위에는 압력변동에 의한 유동 소음과 풍음이 발생한다.

 

 

골프공 구멍, 딤플의 비밀

 

 

[그림3]골프공 구멍, 딤플

골프공은 마치 현무암처럼 표면에 수 많은 구멍이 나 있다. 이 작은 구멍을 ‘딤플(Dimple)’이라고 한다. 딤플은 평범한 무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놀라운 기능을 갖고 있다. 딤플은 공기의 저항을 줄여 공의 속도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골프공에 딤플이 없을 때는 100야드(91.44m) 정도를 날아가지만 딤플이 있을 때는 2.5배인 250야드(228.6m) 이상 날아간다. 딤플의 깊이에 따라서도 공이 날아가는 거리가 최대 50야드(45.72m)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딤플의 깊이뿐 아니라 딤플의 수, 딤플의 배열도 유체역학적으로 가장 적합하도록 바꾸면 공은 빠른 속도를 내 더 멀리 날아 갈 수 있다.

 

 

공기역학적(Aerodynamics)인 디자인의 시도

 

 

[그림4]

바람을 이겨보려는 이러한 시도는 자동차 분야에서 시작되었다. 1970년대 이후로 자동차 디자인이 급격하게 변화되었는데, 그것은 1971년과 1973년 두 차례의 오일쇼크에 의해 보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차량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물론 자동차 디자인에 공기역학적 이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고, 이미 1930년대부터 항공기의 영향을 받은 유선형(流線型) 디자인이 등장하였다. 그 이후 950년대에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던 날개 형태의 장식을 붙인 테일 핀(tail fin) 스타일은 그 자체로서의 물리적 기능이 없이 단순한 외형 스타일만을 위한 것으로 기능적 역할은 전혀 없었다. 공기역학은 오일쇼크 이후에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의 하나로서, 실제적인 실험에 의해 디자인 기준의 하나로 정착되었고, 오늘날에는 공기역학을 고려하지 않는 자동차 디자인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대체로 유선형이란 날씬한 형태를 생각하지만, 물방울 형상이 공기의 저항을 가장 덜 받고, 길이가 길수록 역시 공기저항이 낮다. 주요 형태들의 공기저항계수(CD Co-efficient Drag)는 [그림 5]와 같다.

 

 

[그림 5] 주요 형태들의 공기저항계수

자동차가 주행 중에 받게 되는 힘은 복잡하지만, 차체의 각 방향의 중심축에 작용하는 힘과 모멘트(Moment;움직임)로써 표현된다, 이 축은 차체의 방향에 대하여 [그림 4]와 같이 X, Y, Z로 나누는데, 중심에 작용하는 힘은 항력(Dragforce: 진행 반대의 방형으로 작용하는 힘, 그림의 X방향), 양력(Lift Force: 차체의 위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그림의 Y방향), 횡력(Side Force: 옆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그림의 Z방향), 모멘트에는 종적 모멘트(Pitching Moment: 중심을 지나는 좌우 축 옆으로 회전하는 모멘트, 그림의 Z축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 횡적 모멘트(Rolling Moment: 중심으로 통하는 전후 축을 중심으로 회전 작용을 하는 모멘트, 그림의 X축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 수평 모멘트(Yawing Moment: 중심으로 통하는 상하 축을 중심으로 회전 작용을 하는 모멘트, 그림의 Y축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 등 모두 여섯 개가 있다. 그런데 이들 힘과 모멘트는 개별적으로 작
용하지 않고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들을 공기역학의 6분력(分力)이라고 한다.

 

 

자동차 제5의 본질, 공기역학

[그림 6], [그림 7], [그림 8] 자동차의 공기저항계수와 성능

 

오늘날 자동차가 가진 여러 숫자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공기저항계수(Cd)로, 정확한 표현은 ‘항력 계수(Drag Coefficient)’다. 특히 신차 출시 때마다 강조되곤 하는데, 공기저항계수가 낮으면 성능이 높다는 말과 일맥상통해서이다. 그러나 최근 공기저항계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효율 향상’이 가장 크다. 연료 효율이 자동차 선택의 최우선 순위로 등장하면서 어떻게 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은 뛰어난 효율을 위한 여러 시도를 지속하고 있는데,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일은 동력효율을 높이는 일만큼 중요하다.

 

 

[그림9]자동차와 공기역학

효율 높이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경량화 역시 공기역학성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Cd값 0.01을 줄이면 차 무게 40㎏를 덜어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비해 0.02Cd를 낮춘 차가 있다면 거의 100㎏의 중량 감소를 볼 수 있다. 때문에 효율의 50%는 공기역학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공기역학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앞쪽 휠 아치다. 휠 아치는 공기역학에 있어 가장 난맥상으로 꼽히는데, 여러 곳으로부터 휠 아치 안으로 공기가 흘러 들어오고, 앞바퀴에서 생성된 거대한 난기류가 측면으로 빠져 나가서다. 그 다음은 사이드 미러다. 탑승자가 체감하는 소음의 대부분이 여기서 생기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후미로, 자동차 전체의 공기 흐름을 마무리 짓는 부분이다. 때문에 후미는 자동차의 지붕을 따라 흐르는 공기와 측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 차체 아래로 흐르는 공기는 가능한 동일 속도로 만나도록 설계한다.

 

 

엘리베이터 에어로 커버의 풍음저감 설계 시뮬레이션

 

❖ 지배방정식과 경계조건

 

에어로 커브 주변 유통에 대한 지배 방정식은 비압축성 점성유체의 연속방정식과 운동량 방정식을 적용하였으며, 난류모델은 ‘Standard k-e model’을 적용하여 플루언트 상용코드를 이용하여 해석하였다. 소음해석은 ‘Williams and Hawkings Model’식을 이용하였다. 경계조건으로는 모든 벽면에 노우슬립(No-slip) 조건이며, 카가 상승할 경우 상부입구에서 3.Sm/s의 공기가 유입되며, 하강할 경우 이와 반대로 하부 입구에 동일한 속도의 유체가 유입되도록 하였다.

 

엘리베이터에 적용되는 에어로 커버(Aero Cover)의 풍음 저감 및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최적형상을 도출하기 위하여 그 유동저항에 의한 보다 더 합리적 구조의 설계를 도모하기 위해 진행하였으며, 상용 코드를 사용하여 계산하였다. 본 연구의 유통해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유체가 한군데의 슬롯으로 집중해서 토출할 경우 커버의 형상은 유선형이 가장 이상적이다.

 

2. 좁은 슬롯을 통해 한 군데로 집중해서 토출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양쪽 슬롯으로 분배하는 형상이 보다 더 효과적이며, 이 경우 커버의 경사각은 45°에 가까울수록 효과적이다.


3. 카가 상승할 때는 유체가 슬롯을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카의 하단부에서는 유선형 형상이 오히려 압력강하의 요인이 된다.

 

❖ 공기역학적인 유선형 커버의 적용

 

[그림 10], [그림 11] 유선형 커버가 적용된 엘리베이터

최근 고속용 엘리베이터를 제조하는 엘리베이터회사에서도 피스톤 효과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자 카의 상하부에 유동해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된 공기역학 유선형 커버(Aero Cab)를 적용하여 엘리베이터의 고속주행에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감소시켜서 피스톤 현상을 줄이고 있다. 전체를 캡슐 모양으로 만들어 공기의 저항을 낮춰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방지한다. 유선형 공기역학적 차량 커버가 설치되어 공기저항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공기 흡입부와 방출부 사이에 에어 블로어(Air Blower), 덕트 그리고 스위칭 박스로 구성된 공기압 제어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대기압의 급속한 변화가 방지되고 귀에서 발생하는 승객들의 불만족스러운 느낌을 감소시키게 될 것이다.

 

엘리베이터 고속화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승객의 편의성을 위해 주행 중 승강로 내에서의 공기유통으로 인한 소음차단에까지 이르렀으며, 각 엘리베이터 업체는 자체의 분석과 기술로 승강로 내 유체 유동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에어로 커버 형상을 고려하여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에어로 커버 형상은 고속엘리베이터 시장이 활성화 되기 훨씬 이전에 결정된 디자인으로 생산성보다는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최근의 경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층건물 고속엘리베이터(속도3.5m/s 이상)의 수요는 가히 대중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성장한 상태이나, 이에 수반되어져야 할 에어로 커버는 디자인에서 기인한 문제점에 의해 제반 여건을 고려한 재디자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제조사인 O사는 고속엘리베이터 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공기역학 분석 및 미국 NASA의 슈퍼컴퓨터 모델 시스템을 적용해 첨단 유선형 카를 개발해 냈다. 유선형 카는 전산유체 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이란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기 역학을 분석, 고속 주행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실제로 O사는 모그룹인 UTC 산하 ‘UTC Research Center’에 위치한 풍동(Wind Tunnel) 실험센터에서 실제와 최대한 근접한 상황의 실험을 수행하기도 했다.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여 초고속 엘리베이터 이용객들에게 승차감과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카 천장에 방음용 타일을 적용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수많은 테스트와 연구개발을 진행하였다.

 

한편,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경우 압력 차를 극복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비행기의 상태와 비슷하게 유지해주는 카 내부 압력 조절장치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