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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승강기, 이제는 혁신, 혁신 또 혁신해야 할 때

2015년 한국 승강기업계를 위한 희망보고서

한국승강기, 이제는 혁신, 혁신 또 혁신해야 할 때

 

 

어느덧 시작된 2015년 새해, 우리 승강기업계는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올 한 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업계 리더들은 적극 나서 문제를 찾고 힘 모아 대안 찾아야 한다. 또한 정부조직과 학술기반을 마련하는 등 견고한 인프라가 활용돼야 할 것이다.

 

■ 글 / 엄용기 (한국승강기학회 부회장)

 

 

❖ 승강기 보유 세계 8위의 강국, 내실은?

우리나라의 승강기 산업은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내실이 취약한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국민안전처(전 안전행정부)에선 세계 8위의 승강기 보유 강국이라고 말하지만, 산업 측면에서 접근하면 ‘속빈 강정’이라고 할 정도로 내세울 만하게 없다. 이 같은 사실은 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승강기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단편적으로 에스컬레이터는 100%가 중국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엘리베이터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당수의 부품들이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가격경쟁력이다. 세계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라 해도 값싼 노동시장에서 나오는 가격경쟁력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3분의1 수준의 싼 인건비는 중국 경제가 갖는 최대 장점이자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풍부한 노동시장을 활용한 인건비 절감과 슈퍼시장으로 대변되는 승강기 설치대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2월 우리나라는 승강기 50만대 증가를 자축하는 행사를 가졌다. 100년만에 50만대가 증가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하지만 중국과 비교하면 할아버지와 유치원생을 비교할 만큼 초라한 규모다.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설치대수인 50만대를 뛰어넘는 60만대 이상이 단 1년 동안 설치될 만큼 거대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엘리베이터협회 장러샹 부회장은 “이 같은 성장세는 앞으로 3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 가량이 신규로 설치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60%가 중국시장이 차지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중국의 시장주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 한류 여세 몰아 승강기업계도 힘내자!

그렇다면 우리나라 승강기업계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까? 쪼그라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지금이라도 해외에 눈을 돌려야 한다. 과거 중동시장에서 건설 붐을 일으켰고, 동남아시아는 물론 러시아 등 전세계 시장에 한국제품을 유통시키고 키웠던 저력을 기반 삼아 기업인들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맨땅에서 시작하던 때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그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 제품을 ‘싸구려’ 취급하지 않는다. K팝과 한국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로 국가브랜드가 높아졌고, 올림픽과 월드컵,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까지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나라로 발돋움했다. 더구나 G20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진행하면서 한국은 개발도상국이 벤치마킹하고 부러워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승강기 분야에서도 이 같은 점을 충분히 살리고 승강기 성장세가 빠른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를 적극 공략하고 현재 잘 조성된 산업인프라를 살려 나간다면 불안한 내수를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해외 문 두드리는 기업들

 

얼마 전 개최된 ‘무역의 날’ 행사에서 실버엘리베이터코리아와 영진엘리베이터,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등 승강기업체가 제51회 수출의 탑 부문에서 산업통산부 장관상을 받은 것은 고무적이다. 이들 기업처럼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을 두들긴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많은 승강기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성굿쓰리를 비롯해 누리엔지엔지니어링, 다지트, 대성아이디에스, 문앤썬, 삼일엘텍, 한독엘리베이터 등은 러시아와 중동국가, 중앙아시아 국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제 하청에 의존하는 국내시장 구조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한몫을 했다.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 유일의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7년 연속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발판으로 지난해 매출 1조 662억원을 기록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제조업 분야에선 드물게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월 중국 현지법인인 ‘상해현대전제제조유한공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연 생산 3000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완공해 남미 시장의 진출 거점을 마련했다. 공장 완공에 앞서 브라질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승강기 159대를 전량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외국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국내인물로 전격 교체했다. 이는 계속 가라앉는 점유율과 무관하지 않다. 오티스는 최근 신규 시장점유율에서 2위 자리도 티센크루프에 밀리면서 3위까지 추락했다. 이를 극복하고 종전에 아성을 되찾기 위해 중국으로 철수한 공장을 다시 설립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의 약진도 눈 여겨 볼만 한다. 최근에는 독일본사에서 케이블 없는 엘리베이터가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케이블 없는 엘리베이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독일의 티센크루프는 “자기 부상 열차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수직 이동과 수평 이동이 가능한 엘리베이터 운동 시스템인 ‘멀티(Mult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티센크루프의 기술은 세계 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할 만큼 미래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작지만 미쓰비시엘리베이터도 초고층 건물에 설치되는 더블데크 등 차세대 승강기를 기반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는 국내 처음으로 잠실 제2롯데월드에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운행할 예정이다. 내년에 완공 예정인 중국의 121층짜리 상하이타워(632m)에 초속 18m의 미쓰비시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정도로 초고층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 국내시장 움직임과 전망

 

2015년은 국내 승강기 시장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안전행정부(현 국민안전처)에 정부출범 이후 처음으로 승강기안전과 산업진흥을 전담하는 ‘승강기안전과’가 신설됐다. 정부조직 내에 승강기를 전담하는 부서가 꾸려졌다는 것 자체로만 놓고 봤을 때 정부도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한 조치다. 정부에서는 승강기안전과 산업진흥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제도변화가 후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전반적으로 국민안전이 부각되면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장치라든지, 엘리베이터 직접통화장치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14년 국제승강기 엑스포에서 언론에 주목을 받은 제품 대부분이 이용자 안전을 기반으로 한 기술들이라는 것만 봐도 제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학술단체인 한국승강기학회(회장 김찬오)가 지난해 4월 공식 출범했다. 승강기 안전과 산업진흥에 대한 학술적 정비를 주도하게 될 학회는 최근 학술발표 및 승강기안전 로드맵 등을 통해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승강기안전대책 및 발전방안연구용역을 의뢰 받아 학계, 협·단체, 업계, 소비자단체 등으로 전문가 및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승강기 사고예방 및 대응방안, 승강기 이용홍보 및 교육훈련 추진방안, 승강기 안전관리 제도의 개선방안, 승강기안전과 산업 진흥을 연계한 발전방안을 마련하였다. 금년에도 승강기학회는 전년도 제시한 승강기안전대책 및 발전방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정기적인 학술발표는 물론 분과별 전문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승강기안전과 산업발전방안 등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를 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