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삶에 위로가 되는 방송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영석 PD 인터뷰
촬영 중에도 그곳 풍경에 피로가 풀려요
_ 지난 5월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정선편’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가을•겨울 편을 마무리하고 다시 돌아온 봄·여름 편이 경쟁작의 공습에도 지난 시즌 못지 않은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시청자들의 힘들고 팍팍한 삶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고 싶었어요. 이번 편은 특히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모습들이 많이 나오는데 보고만 있어도 싱그러운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좋아해주는 듯해요. 실제로 보면 더 좋아요. 촬영 하다가 짬짬이 그곳의 풍경을 보면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들어요.”
시골 감성은 워낙 내 영역이지요
_ 무엇보다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모든 호평과 성공의 이유를 운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트렌드를 예측해서 선보이는 작품이 잘 되면 우쭐거릴 수 있다. 그러나 시골적인 감성이나 여행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영역”이라며 “‘1박 2일’때부터 쭉 해왔고, 앞으로도 이 감성은 놓지 않고 싶다. 운이 좋게 내가 잘하는 영역이 지금의 트렌드가 된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저 운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나영석 PD는 지난 5월 26일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로서 대상을 수상한 것은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역시 나영석다웠다.
“기쁘고 영광이었죠. 그런데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제가 연예인도 아닌데 굳이 그런 상 안 받아도 되거든요. 뭐가 됐든 기뻤어요. (웃음) 이런 상을 언제 받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케이블 피디에 대상을 주는 건 정말 백상예술대상이 처음이잖아요. 감사하죠.”
프로그램 만들며 우리가 행복하면 되지 않나요?
_ 너무 들뜨거나 기분 좋음을 드러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을지 궁금했다. 그는 “내가 ‘1박2일’을 5년 정도 하면서 많은 관심을 얻고 또 논란으로 욕도 먹었다. 그런 과정을 지나면서 덤덤해졌다. 우리끼리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행복하면 되지 않나”고 말했다.
그는 ‘우리’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바로 함께 작업하는 제작진들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은 여러 명이 움직이는 협업 체제라는 것. 그만큼 그의 어깨도 무거워보였다.
“예능은 드라마와는 달라요. 드라마는 대체로 메인피디 한 명이 모든 걸 총괄하는데 예능에는 피디가 여러 명 있어요. 작가도 많죠. 그러다 보니까 꼭 대가족 같아요. 그만큼 예능을 만드는 것이 힘든 작업이에요.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노력해야 돼요. 스케줄도 빡빡하고 높은 기량을 요구할 때도 많아요. 그래서 제가 후배들한테 스트레스를 많이 주기도 해요. 고생 시킨 만큼 후배들이 금방금방 테크닉을 습득하고 성장하는 걸 보면 뿌듯하고 책임감도 많이 느끼죠.”
우리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자고 했어요
_ 때문에 그는 실패의 두려움도 크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 역시 프로그램이 망하고 실패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 그러나 “혼자서는 감내할 자신이 없지만 내가 망하면 다 같이 망하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서로 도와가면서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얻는다”고 고백했다.
그 중 이우정 작가와 지금은 tvN 본부장인 이명한 PD와는 인연이 깊다. 그 역사는 2003년 방송됐던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까지 올라간다.
“사회 초년기에 저는 ‘개찐따’였어요. (웃음) 존재감도 별로 없었죠. 낯도 가리고 소심한 편이거든요. 변방의 말 없는 조연출로 통했죠. 어떻게 하다 이우정 작가와 이명한 PD를 만났어요. 셋 다 ‘아웃사이더’였죠.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서로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일을 하는 방식도 비슷했어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프로그램을 하자고 했고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부터 ‘1박2일’ ‘꽃보다’ 시리즈까지 오게 된 거죠.”
사람 사는 얘기는 놓지 않고 싶어요
_ 봄·여름 편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삼시세끼’ 이후 그는 또 어떤 감성을 지닌 프로그램을 선보일까?
“가능하면 사람 사는 얘기는 놓지 않고 싶어요. 특정 소재에 열광하는 시기가 있어요. 지금은 제가 고수하는 스타일이 각광을 받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들이 지루해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후배들한테도 자주 얘기하지만 PD는 대중 예술이고 시청자가 봐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만약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저 역시 바뀌어야죠. 난 변하지 않고, 내 감성을 요구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유연하게 맞춰 나가야죠.”
세상은 나영석 PD를 실패를 모르는 남자 혹은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남자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선보이는 작품마다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서 만난 그에게서 트렌드를 읽는 방법이나 성공의 비결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매 작품마다 좋은 성과를 얻는 소감을 물어보자 그는 그저 “운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글 조현주(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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