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다짐
승강기 안전점검의 날 모의훈련’ 현장
평상 시 사소한 부주의와 무관심, ‘설마’ 하는 안일함이 대형사고를 불러오는 단초가 되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승강기 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승강기 안전사고 대비 특별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엘에스터 시민기자로서 찾아가 보았다.
■ 글 / 김연희 (시민기자)
승강기 안에 승객이 갇혔다!
119 대원들은 바로 도착했다. 정지된 엘리베이터의 층수를 확인하더니 일사분란하게 두팀으로 나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팀은 아파트 제일 꼭대기 층에 있는 기계실로, 다른 한 팀은 승강기가 멈춘 곳으로 향했다. 7층에 도착한 119 대원은 우선 “안에 있는 문을 이제 금방 열어서 구출할 것이니까 걱정 말라.”며 시민을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무전기로 기계실과 연락을 취하며 차근차근 구출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기계실로 간 대원들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발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구조를 위한 수동조작 시 오동작으로 인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기계실의 주 전원스위치를 차단하고 브레이크 개방레버와 수동핸들을 장착 후 대기했다. 그리고 준비가 완료되자 무전기로 상황을 교환하며 본격적으로 구출작업이 시작됐다.
위에 있는 승강기를 내리는데 행여 안에 있는 시민이 ‘놀라지 않을지, 다치지는 않을지’를 배려하면 천천히 움직였다. 드디어 7층 바닥과 일치한 승강기. 119대원은 안에 닫힌 문을 다시 열고 안전하게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
모의훈련 전, 사전교육 먼저
이 상황은 지난 6월 3일 SK북한산시티 아파트에서 진행된 특별훈련으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강북소방서, SK북한산시티아파트관리사무소가 참여했다. 모의훈련 전 119대원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었다. 기계 작동 방법과 유의할 점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은 진행됐는데, 진지한 질문들이 오가기도 하고 실제 사고 상황 시 119대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당황스러운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승강기에 갇힌 시민 역할을 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정선주 씨는 “훈련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했지만 좁은 공간에 혼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지 체험할 수 있었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정기적인 승강기 안전 교육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하게 됐다.”고 모의훈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강북소방서 홍승덕 119 대원은 “보통 빌라나 상가인 경우 사고가 나면 승강기 천장 문을 통해 사다리를 내려 보내 시민을 구출하는데, 오늘 훈련은 다른 방법이어서 유익했다.”며 “비록 모의상황이었지만 안전에 중요성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고, 사고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정확하게 다시 점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이날 훈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안전교육의 필요성 모두 공감
이날 훈련이 진행된 SK북한산시티아파트의 주민들은 모의훈련으로 엘리베이터 한 대를 사용할 수 없는 불편을 겪었지만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안전교육에 대한 생각이 달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의훈련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연습을 해봐야 만약의 사고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SK북한시시티아파트관리소의 최재송 씨는 “수동으로 상하레벨을 맞추는 것, 사람들이 갇혀 있을 때 안에서 문을 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관리소 직원이 구조현장에 직접 투입되지 않더라도 이런 정보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이런 훈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발생 49일이 되던 날 훈련을 진행하게 되어 마음도 무겁고 그 어느 때보다 큰 책임감을 느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서울동부지원 이상훈 팀장은 “고층 건물이 많아지면 승강기 구조에 대한 질문이 늘어나고 있지만 많은 구조대원들에게 전파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며 “그래서 자세하면서 쉽게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볼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모의 훈련이었지만 사뭇 진지했고 때로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던 훈련 현장의 분위기. 안전사고 발생 시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잊지 않고 침착하게 해나가는 구조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새삼 막중한 그들의 역할을 깨달았다. ‘안전’은 백번, 천 번 강조해도 과함이 없다. 안전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해 이제 다시 심기일전하며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당신’이 아닌 ‘나’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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