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는 어떻게 움직일까?
기계실 없이 로프식의 장점을 갖는
MRL 엘리베이터
굴뚝처럼 솟아 있는 거대한 구조물이 엘리베이터의 기계실이며 이는 엘리베이트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설비
들이 들어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러한 기계실이 없이도 엘리베이터 설치가 가능한 혁신적인
엘리베이터가등장했다. 이름하여‘MRL 엘리베이터’. 과연어떤원리를가지고있는지함께알아본다.
글 고임호(영진엘리베이터㈜설계파트)
코네, 기계실 없는 엘리베어터를 개발하다
19세기, 엘리베이터가 실용화 된 이래 엘리베이터에 일어난‘혁신’이란 어떤 것이 있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티스의 안전장치를 꼽을 것이다. 초기의 엘리베이터는 로프 절단에 의한 추락 사고에 대책이없었다. 그러던 것을 쐬기 모양의 걸림 장치를 발명해 로프 절단 시에도 케이지가 승강로 중간에 멈추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발명해 엘리베이터의 발전과 건물의 고층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그 이후로 엘리베이터는 이렇다 할 혁신 없이 평탄하게 발전해 나가며 90년대 중반에 이르게된다. 9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의 승객용 엘리베이터는 로프식 엘리베이터였다. 이 시기를 넘어 엘리베이터는 산업적으로 변화를 겪게 된다.
1995년 엘리베이터 업계에 다시 한 번 혁신을 몰고 온 것은 핀란드에 본사를 둔 코네KONE였다. 코네에서는 최초로 소형 권상기를 승강로 내부에 설치하는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하였다. 기계실을 없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미 엘리베이터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기존의 로프식 엘리베이터에서 기계실이란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인 반면, 건축의 미관을 해치고, 비용의 증가는 물론 건물의 고도 제한 등 법적인 사항까지 검토해야만 하는 필요악 같은 존재였다. 당시 코네에서 개발하여 출시한 모노 스페이스는 기계실 없는 엘
리베이터로서 저층용으로 개발되었지만 기계실 없이 설치되면서 로프식의 장점을 갖는 엘리베이터로 시장을 석권해 갔다. 때문에 많은 경쟁업체들도 너나 없이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를기점으로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MRL:Machin Room Less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부품 소형화와 공간활용으로 만들어낸 MRL
MRL 엘리베이터의 탄생이 엘리베이터 업계에 혁신이라 하는 이유는 기존의 로프식 엘리베이터의 상식을 뒤엎었기 때문이다. 기계실이 있음으로 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을 고민함으로써 탄생한 것이 MRL 엘리베이터이다. 특히, 구동장치의 소형화 및 경량화와 고효율화, 제어장치의 소형화는 MRL 엘리베이터 없이는 이루지 못했을 과업이다.
기계실을 없애기 위해 모든 부품의 소형화가 필요했고 기술 개발의 초점은 거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승강로에 기계실속 기기들을 설치함으로써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였다. 이는 건축에 있어서 기계실을 만들지 않는데 대한 건축 및 설비 공사비를 절감함은 물론이고 그 만큼의 공사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어 여러 모로 이점이 많았다. 굴뚝처럼 솟아나온 기계실을 없애니 건축물의 디자인에 있어서도 좀 더 미려하게 꾸밀 수 있게 됐다. 여러 모로 MRL 방식은 엘리베이터 업계에 혁신적 사건이었다.
MRL, 기계실 없는 만큼 복잡한 구조
MRL 엘리베이터는 기계실이 없기 때문에 권상기의 설치가 제한적이다.
권상기가 클수록 필요한 승강로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권상기의 크기는 작을수록 유리하다. MRL 엘리베이터에서 동기 모터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로프식 엘리베이터는 기어드 모터를 사용한다. 앞서 기어드 모터는 도르래를 회전시키는 축과 동력을 전달하는 모터가 기어로 연결되는 모터로크기가 제법 크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반면 동기 모터는 모터의 회전이바로 도르래를 회전시키는데 이용되기 때문에 기어가 빠진 만큼 권상기를 소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동기 모터를 기어리스GEARLESS 모터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런 소형의 권상기에 로프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이중 브레이크까지 장착되어 있어 설치면적을 더욱 간소화 하고 있다.
동기 모터의 회전을 멈추는 제동장치 외에 또 하나의 브레이크를 설치함으로써 케이지의 이상 상승을 감지하여 케이지의과속과 충돌을 막는 것이다.하지만 단순히 로프식과 MRL을 비교했을 때 MRL은 구조적으로 복잡하다. 그도 그럴 것이 로프식에 비하여 공간 집약적으로 설치되기 때문에여유롭게 떨어져 있어야 할 부분들이 케이지와 최소의 거리만을 유지한채 설치되기 때문이다. 또한 로프식 엘리베이터와는 달리 로프의 경로에맞춰 도르래가 추가적으로 더 설치되어야 한다.로프식 엘리베이터라면 케이지 상부에 로프를 연결하고 기계실에서 권상기 도르래를 통하여 추가적인 도르래 하나만으로 균형추에 연결된다.로프는 단순하게‘∩’자 모양으로 설치된다.
반면 MRL의 경우라면 기본적으로 케이지 하부에 도르래가 설치되고 승강로 상부에도 방향 전환을 위해 여러 개의 도르래가 설치되어 로프의 연결은 복잡한 구조를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 권상기에 쓰인 도르래를 제외하고도 사용되는 도르래 수만 3~5개에 이른다. 지하철 등에 승강로가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살펴본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또한 이러한도르래를 고정하기 위해 승강로 상부에 길게 빔을 설치하게 되는데 로프식 엘리베이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조이다.
MRL에서 이러한 로프 연결 패턴을 규정짓기란 매우 어렵다. 그것은 각각의 제조회사마다 적용되는 동기모터가 다르고 설치 모델별로 각각의다른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회사라 하더라도 승강로의 구조, 혹은 엘리베이터의 사용 용도나 건물의 여건 등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이루어진다. 큰 관점에서 본다면 권상기가 승강로 상부에 설치되는 상부 구동형, 하부에 설치되는 하부 구동형 등으로 규정할 수는 있겠지만같은 상부 구동형이라 할지라도 도르래의 설치 개수, 방향, 빔의 설치방향 등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MRL, 다양한 독특한 구조로의 진화
MRL이 개발되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쟁쟁한 업체에서는 다들 독자적인 모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시장은 활성화되어있다. 각각의 회사마다 독특한 특징의 MRL 모델을 개발하여 시장 점유율을 다투고 있는 것이다. 로프식의 경우 기계실에 권상기를 설치하고 균형추를 케이지의 4면 중 뒤로 떨어뜨리는지 옆으로 떨어뜨리는지가 가장큰 변형일 정도로 설치가 획일화 되어 있는 반면, MRL은 권상기를 최하층, 혹은 최상층에 설치하는 등 권상기의 위치만으로도 전혀 다른 엘리베이터가 되어 버린다. 또한 케이지를 견인하는 와이어로프를 벨트 타입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엘리베이터가 존재한다.
그 중 독특한 구조의 MRL 엘리베이터를 살펴보자면 대표적인 모델이 오티스의 GEN2일 것이다. GEN2는 와이어로프 대신 플랫 벨트를 견인장치로 사용하는 특이한 구조이다. 플랫 벨트는 12개의 가는 와이어를 1열로 배열하여 우레탄으로 벨트 피복을 입힌 구조로서 일반 와이어로프에비해 도르래와 닫는 면적이 크므로 마찰력이 크게 작용하여 권상력이 좋다. 또한 수명도 20년 정도로 길고 오랜 사용에도 늘어남이 적어 유지 관리에 유리하다.후지테크의 MRL 모델도 벨트를 사용하는 타입이지만 오티스의 GEN2와는 다르다. 텔런 드라이브talon drive라 하는 이 엘리베이터는 구조가 다소 복잡하다. 엘리베이터의 견인은 로프로 하는 반면 로프를 끌어 올리는도르래는 벨트로 누르듯이 감아서 케이지를 움직이는 독특한 구조이다.로프를 감은 큰 도르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의 작은 도르래와 상부의권상기 도르래를 하나의 삼각형 모양으로 벨트를 설치하고 이 때 생기는삼각형의 밑변이 중앙의 큰 도르래를 감싸며 누르는 구조인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견인로프는 도르래의 홈에 의한 마찰력과 더불어 이 로프를위에서 벨트가 감싸주니 슬립도르래는 회전 하나 로프는 제자리를 겉도는 현상에 강한 특징을 갖는다.
로프식 엘리베이터와 비교하자면 MRL은 신기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기술인 로프식 엘리베이터는 아직도 많이 설치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사社의 엘리베이터 중에 분속 750m에 달하는 엘리베이터도 있긴하지만 아직까지 MRL 엘리베이터는 초고속 엘리베이터에 적합하지 않다. 동기 모터의 구조 상 고속에는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승강로 내부에설치되므로 권상기의 진동이 건물에 직접 전달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프식 엘리베이터는 구조가 간단하고 고속이 된다 하더라도 기계실에 큰 용량의 권상기를 설치하면 그만이라 아직까지 MRL에 앞서 있다. 이처럼 고속의 동기 모터 개발, 구조의 단순화 등은 앞으로 MRL 개발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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